소리 그림자 햇빛 소리 들어 보셨나요? 권태로운 한여름 햇빛에는 소리가 있답니다. 잉잉대는 그 소리는 그림자처럼 와요. 햇빛 그림자처럼... 그러면 햇빛 그림자를 보셨나요? 눈이 뱅글뱅글 돌고 아지랭이처럼 아른대는 한참 바라보고 있으면 기절할 것같은... 그것이 햇빛 그림자예요. 한여름 한낮에 신기루 같.. 내마음의 편린들 2008.08.04
땡볕 고추밭에서 붉은 고추가 단맛을 모으는 한 낮. 잠자리는 빈 하늘을 빙빙 돌고 쓰르라미 소리 그칠 새 없어 숲은 수선스럽다. 탱탱하게 알찬 젊은이들은 다들 어디로 갔을까.. 권태로운 여름 햇살에 눈살 찌푸리며 허리굽혀 길 걷는 사람은 모두 늙은이... 꽃같은 삼사월, 세월 다 보내고 칠팔월 한더위.. 내마음의 편린들 2008.08.04
렌즈 lens에... 언제부터인가 렌즈에 이상한 물질들이 달라 붙어서 이리저리 날아 다닌다. 자세히 보려고 하면, 좀처럼 살펴지지 않는 이상한 현상이다. 마치 꼬리가 달린 精子 몇마리가 날아 다니는 듯도 하고 굵은 먼지, 가는 먼지들이 날아 다니는 듯도 하다. 어느때는 그 먼지들이 활개를 치며 돌아 다니고, 어느.. 내마음의 편린들 2008.08.02
'비를 내리는 나무' 소리 성하盛夏 8월 첫째 날 아침 잠에서 깨자마자 눈을 부비며 강을 만나러 갔습니다. 강가에는 안개 자욱하고, 안개에 휘둘리는 강 풍경들은 일분 일초마다 모습을 바꾸며, 사진기를 둘러 메고 바쁜 걸음으로 뷰포인트Viewpoint를 찾는 작가들의 마음을 희롱하고 있습니다. 제행무상諸行無常... 더구나 새벽 .. 내마음의 편린들 2008.08.01
비어 있기 이 가족들에게는 행복한 삶, 고달픈 삶, 뭐 그런거 없을테지? 어느날 오리구이가 되어 잔인한 인간들의 창자속으로 녹아 든다해도 둥둥 동동... 물놀이하는 오늘로만 사는.... 아닐까? 오리를 잘게 씹어 삼키는 행위보다 그렇게 오해하는 인식의 오류가 더 잔인한 걸까? 꽃은 꽃으로 물은 물인채로 오리.. 내마음의 편린들 2008.07.29
새들... 한 여름 뙤약볕 강기슭 휘어진 나무 위 졸음 쫓는 참새 떼 숲으로 낯선 새 한 마리 날아 들었다. 첫음은 이분음표 하나 둘째음은 팔분음표 두개 그리고 사분쉼표 한개. 호~~~ 후이후이 ...... 네박자 노래. 손녀와 할머니는 눈이 바쁘다. 청아하고 명랑한 새 소리의 행방을 찾아... 우거진 단풍나뭇잎 사이.. 내마음의 편린들 2008.07.17
달빛...마루... 은비가 오던 날부터 우리는 거실에다가 이부자리를 펴고 은비랑 나랑 두마리의 강아지랑 모두 함께 모여 잔다. 누워서 도란도란 얘기를 나누다 보면, 겨울이 여름이는 부지런히 먹이를 물어다가 뽀드닥 뽀드닥 먹느라 바쁘다. 한낮엔 늘어지게 자고, 밤이 되고, 사람들이 자려고 하면, 부지런히 오가며.. 내마음의 편린들 2008.07.11
새벽 산책 강물을 가로 지르는 다리 위에는 열여섯개의 노랑불빛 가로등이 있습니다. 지금은 새벽 다섯시를 막 넘긴 시각. 그 가로등불이 아직은 주황빛으로 웃고 있는 아름다운 새벽 어스름속입니다. 열 여섯개의 가로등은 때로는 안개에 휩싸여 아련한 빛을 던지며 더욱 고혹적인 모습을 보여 주기도 합니다. .. 내마음의 편린들 2008.06.30
어디 쯤 가고 있을까 검색어에서 찾아냈다. 갑자기 다시 한번 되짚어 보고 싶은 말들이라서... 연령(年齡)을 나타내는 漢字語(한자어); 志學(지학)-15, 弱冠(약관)-20, 而立(이립)-30, 不惑(불혹)-40, 知命(지명)-50, 耳順(이순)-60, 華甲(화갑)-61, 進甲(진갑)-62, 古稀(고희)-70, 從心(종심)-70, 喜壽(희수)-77, 八旬(팔순)-80, 傘壽(산수)-88, .. 내마음의 편린들 2008.06.18
선인장 꽃 다섯 해 동안 우리와 함께 지내온 선인장이 이틀 전에 꽃을 피웠습니다. 우리에게 온 이후 처음으로 피어 난 꽃입니다. 살뜰한 보살핌도 받지 못하고, 베란다 구석에서 이리저리 뒹굴며 죽지 못해 살아 오더니 보란 듯이 붉은 꽃 한 송이를 피워 올렸습니다. 귀할 것도 없고, 예쁠 것도 없어서 잦은 눈.. 내마음의 편린들 2008.06.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