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가위 날 오후비가 내렸다.비 듣기 전에 아드님네가 속리로 갈 수 있어 다행이었다.비 내리는 탄천변엔 혼자 노니는 것들이 많았다.토독 떨어지는 도토리가 데굴데굴~투둑 떨어지는 밤송이 속엔 오롱조롱 밤톨 삼 형제저만치 떨어져 비 맞으며 묵상에 잠긴 검은 새 둘이를 한 컷에 넣어주기홀로이 외로운 새에겐오래 기다려 작은 오리 두 녀석친구 맺어주기모두 초라해 보이는 서 있는 새들 속으로우아한 비행 기술 뽐내며 찾아든 커단 새와혼자 외롭기를 선언하듯 풀숲 곁에 자리한 하얀 새는그들의 뜻을 존중해 주기그리고 받쳐든 우산에 듣는 빗소리가 너무너무 좋아 외로울 새 없는내게도 그냥친구 만들어 줘 보기아들네가 친정집으로 떠난한가위 오후 세 시부터 다섯 시 무렵까지이렇게 놀았다.즐거운 빗방울 놀이에 빠져 즐거웠던 저녁나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