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 136

쏘니, 고마웠어요. 생일 선물

지난 12월 3일 새벽 아들과 나는 우리나라가 월드컵 16강에 진출하게 된 것이 기뻐서 소파에서 벌떡 일어나 서로 얼싸안고 폴짝거렸다. (며느님 깰까 봐 소리는 살금살금) 경기가 시작될 때 내 말은 "경기에 저도 좋아. 내가 쏘니의 엄마라면 경기에 참여하는 거 반대야." 그러더니... 어려운 경기에 이기고 16강행 티켓이 눈앞에 놓이니, 기쁨은 어이해 그리도 크던지. 12월 3일 토요일이 생일이라고 목요일부터 아들네로 가서 2박 3일 생일파티를 하던 우리들은 3일 첫새벽에 받아 내 생일 선물이 된, 2022년 월드컵 16강 진출! 의 기쁨으로 정점을 찍었다. 쏘니의 검은 마스크와 불편했던 주장 완장, 잊지 않을 거야. 8강 진출은 그만두게 되어 다행이야. 몸도 쉬어야지. 선수 모두들, 마음들도 편히 쉬기..

일상 2022.12.06

2022. 11. 16

가을 무르익어 깊고 깊어지니 저토록 고운 선물 지천에 펼쳐두네요. 너무도 고맙고, 감격해 두고두고 보렵니다. 먼 데 있는 가족들에게도 보여 주고 싶어요. 옛날 옛날 한 옛날 은비랑 놀던 공원을 감싸주던 나무들이 20년 후 올가을 되니 저만큼 자랐네요. 은비도 곱고 고운 여인 되고 친구 루이즈는 두 주전에 신부가 됐다지요. 아름다운 계절. 한국 정치인 대부분만 아름답지 못하네요. 슬픈 일. 참혹하기까지 하지요.

일상 2022.11.16

영국 여왕 엘리자베스 2세 서거

그제였던가 어제였던가 영국 여왕께서 건강에 문제가 있다는 뉴스가 잠시 비추더니, 오늘(09.08)오후에 서거하셨단다. 1926년 출생, 96세로 서거. 그간 한없이 늙어가던 찰스 황태자가 즉각 왕위계승. 이곳 TV 채널 1에서는, 빠르기도 하지. 나는 저녁 8시부터 지금까지 1 시간 30여 분 동안 여왕 이야기를 보고 있는 거다. 은비 친할아버지께서도 갑자기 중태에 빠지신 후 돌아가셔서 우리 모두 황망함에 멍한 상태다. 92세에도 채마밭도 손보시고 마당의 잡초 뽑으시는 일이 취미셨다는데.. 저녁마다 막내아들과 바둑을 두시던 분. 남의 일이 아니고, 먼 이야기도 아닐테다. 남은 시간 잘 살고, 잘 떠나자. *** 어눌한 사진은 TV화면에서

일상 2022.09.09

앞에서 이어...

이것은 공항들의 '허브'에서 더욱 폭넓게 확장된 개념이다. 도시국가의 특별한 형태라고나 할까. 위치는 고정되어 있지 만 거주자들은 끊임없이 유동적이다. 공항 공화국, 세계 공항 연합의 회원들, 아직 국제 연합에 대표단을 파견하지 못했지 만, 머지않아 그렇게 될 것이다. 내부의 정치적인 문제보다는 세계 공항 연합의 구성체인 다른 공항들과의 관계를 긴밀하게 다지기 위한 새로운 체제가 등장한 것인데, 그 체제는 오직 다른 공항들과의 관계를 통해서만 존재 의미를 획득하게 될 것이다. 외향적이고 열려있는 체제의 대표 사례다. 이곳에서 통용되는 헌법은 비행기표에 상세히 적혀 있고 보딩 페스가 거주민의 신원을 확인하게 된다. 거주민의 수는 일정치 않으며 수시로 바뀐다. 흥미로운 것은 안개가 끼거나 폭우가 쏟아질 때,..

일상 2022.07.19

Olga Tokarczuk의 [Bieguni]에서

2018년 노벨 문학상 수상자의 책 [방랑자들]을 다시 뒤적인다. 마음에 드는 제목을 골라 읽는 두번 째의 독서. 그중 '공항들'p.85~88 을 옮겨 둔다. ***** ㅡ 공항들 ㅡ 여기 거대한 공항들이 있다. 환승 항공편을 제공해 주며 우리를 끌어모으는 곳. 이동을 도와주는 연결편과 시간표가 일목요연하게 정리된 곳. 비록 향후 얼마 동안은 여행 겨획이 없다 해도 각각의 공항에 대해서는 상세히 알아 둘 필요가 있다. 과거에 공항은 기차역과 마찬가지로 도시의 보조 시설로 변두리에 지어졌다. 하지만 오늘날에는 고유한 정체성이 확립될 정도로 위상이 커졌다. 얼마 안 있으면, 일터나 숙소의 명목으로 도시가 공항에 병합되었다고 말하게 될지도 모른다. 진정한 삶은 움직임 속에서 구현되니까. 오늘날 공항이 도시보다..

일상 2022.07.16

옮겨 온 글

한겨례신문의 참으로 마음에 드는 칼럼이다 여기 옮긴다 상식 밖의 전직 대통령 예우 ㅡ 안경환 서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ㅡ 대한민국은 참으로 이상한 나라다. 어딜 가도 이순신 장군과 세종대왕뿐, 근현대 정치지도자의 동상 하나 제대로 보이질 않으니 말이다. 이 땅에 오래 산 한 외국인의 관찰이다. 무수한 외침을 지켜낸 역사가 긴 문화국가라는 자부심은 큰 자산이다. 그런데 세계가 주목하는 한국은 옛날이 아니라 오늘이다. 최단시일에 민주화와 산업화를 함께 이루고 선진 대열에 동참한 ‘경이로운 나라’이기 때문이다. 이런 나라를 만드는 데 정치지도자들의 공로가 없었을까? 민주공화국 60여년 동안 아홉 사람의 전직 대통령을 배출했다. 경중의 차이가 있을 뿐, 저마다 공과가 없을 수 없다. 시류와 정권 따라 민심도 ..

일상 2022.07.07

가시난닷 도셔오쇼서

매주 금요일 저녁 알릴레오 북's의 책 이야기 듣는 재미는 1주일을 짧게 해준다. 지난 두 주는 [앤드 오브 타임], 작은딸의 요청으로 일찌기 구매하여 아들이랑 나는 이미 일독한, 브라이언 그린의 'UNTIL THE END OF TIME'으로 김상욱 교수와 유시민 작가가 즐겁게 즐겁게 북톡을 나눴다. 언제나 그렇듯 두분의 케미는 내겐 최고의 즐거움이다. 그런데! 어쩌나, 이걸 어쩌나. 시즌2를 마치고 한동안의 휴지기간으로 들어간단다. 기다리면 돌아오지만 그래도 서운코 벌써부터 허전타. 이것도 병이야. 배냇병. 쓸쓸해지는 마음에 문득 뱉은 말, "가시난닷 도셔오쇼서" 차암~ 이상타. 오래도록 잊었던 싯구들... '가시리 가시리잇고 바리고 가시리잇고~~' 노래도 마구 불렀다. 시즌3가 너무 늦지않게 시작되기..

일상 2022.03.05

'오리 2字'가 많은 날에

작은 딸이 유치원 가기전 익힌 글자는 오로지 한 글자, 아라비아 숫자 2.^^ 연년생 자매를 같은 해에 유치원에 입학시키니 한살터울 큰애는 서너살 위 언니처럼 동생을 돌보고 챙겼다. 그리기, 쓰기는 물론 동생의 신발 안의 모래까지 털어주며 유치원을 함께 다녔다. 큰애는 네댓살 때 TV자막을 눈으로 익히며 혼자서 한글 마스터. 숫자는 피아노책에서...신통방통. 어느날 큰애 손잡고 길을 걷는데, 가게들의 간판을 줄줄이 읽어내려가서 엄마는 얼마나 놀랐는지. 아마도?, 어쩌면?, 혹시?? 나는 천재를 낳았는지도 몰라. 피아노를 3년쯤 배우더니 예닐곱 살 땐, 눈감고도 여든여덟 건반의 음을 다 아는거야. 옳거니 천재를 낳았구나! 내가! ㅋㅋㅋㅋ 오리 2字로 스스로 '만족해'^^ 하던 작은 딸은 커가며 세상살이 적..

일상 2022.02.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