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 풀꽃들 이른 봄부터 찬땅에 붙어앉아 세상을 곱게 채색하는 꽃. 살그머니 왔다가 기척없이 떠나버려 나를 덜 서럽게 하는 꽃 한꺼번에 화르르르 웃어도 번잡스럽지않아 사랑스런 꽃 잘난체 하지않고 이웃과 잘 어울리는 겸손하고 소박한 꽃 나서지 않고 뽐내지않아도 빛나는 꽃 한아름 꿈으로 피어나는 꽃 .. 내마음의 편린들 2010.04.15
'다리로 하는 생각' 파리엔 바람이 쉴새없이 불어댑니다. 어제도 그제도....오늘도 바람속에서 봄내음과 봄빛깔들이 흩어지고 있습니다. 걷기를 먹는 것만큼이나 좋아하는 나는 매일 여기저기 걷습니다. 동네한바퀴가 아니라 온 동네를 두 차례 세 차례... 틈만 나면 떠돕니다. 내가 바람이 되어 떠돌고 있다.. 내마음의 편린들 2010.04.08
기다림 4월2일, 엷은비가 내리는 저녁에 저남자는 무얼 기다리는 걸까 기다릴 그 무엇인가가 있다는 건 축복이다. 무언가를 기다림은 살아있다는 증표니까. 내가.. 기다린다. 작은 성당 종탑으로 새어나올 종소리에 젖은 불빛들을. 저녁 여덟시 삼십분이 지났다 아직 종탑불은 소식이없다. 옅은 어둠은 내리고.. 내마음의 편린들 2010.04.03
나무 작은 창문넘어 보이는 초승달을 걸어 둔 나무 달빛속에서 잔잔히 하품하고 서 있는 한밤중의 나무 비 오는 날 후두둑 빗소리 내는 나무 바람속에서 속절없이 흔들리는 나무 언덕위에 아련히 서 있는 한 그루 나무 빼꼼히 하늘 한 자락 트여놓은 울창한 숲을 이룬 나무들.... 나무가 너무너.. 내마음의 편린들 2010.03.31
천연색 꿈을 꾸다. 간 밤에 꿈을 꾸었지요. 참으로 오랜만에 꾸어보는 꿈. 총천연색 컬러풀한 황홀한 색깔의 꿈. 일년에 두어번씩은 꾸던 시절도 있었다우. 아침에 눈을 뜨니 기분은 상쾌하고 몸은 가벼웠습니다. 귓가엔 아직도 꿈속에서의 음악소리가 흘러넘치는 듯. 오전 내내 낯익은 그 음악을 흥얼댔습니다. 꿈은 이.. 내마음의 편린들 2010.02.17
호밀밭을 생각하며 운하를 거닐다. 쏘공원을 한참 동안 거닐었습니다. 오후 네 시의 비낀 햇살은 곱고 순했습니다. 운하를 둘러싸고 길게 하늘로 오르는 미류나무들이 물속에 모두 잠겼습니다. 물속 세상 나무들이 나와함께 걷습니다. 사흘 전에 이세상을 떠나신, 제롬 데이빗 샐린저 할아버지도 물그림자 나무 꼭대기를 걷고 있는 것 .. 내마음의 편린들 2010.02.02
산책 바람을 마주하고 걸었다. 바람은 나를 비껴간다. 오래된 골목길을 돌아 아주 작은 공원에 들어서면, 그곳 벤치에 앉아있는 바람들. 겨운 한숨을 베고 누운 나뭇잎들. 고여있던 공기를 흔드는 작은새의 날개짓. ........ 내속을 흘러가는 강물소리. 바람을 손잡고 다시 걷는다. 헐벗은 나무 잔가지끝에서 .. 내마음의 편린들 2010.01.26
세월의 무게 나이 예순을 넘기니, 한 해 한 해가 초속 60km로 달리고 있습니다. 친구들은 나이듦에 대한 한탄들을 이메일로... 전화로... 긴긴 한숨처럼 토해내고들 있습니다. 삶의 무게에 눌려 이젠 척추가 다 휘었다고 엄살들입니다. 왜 그렇게 생각하니? 왜 그런 쪽으로 맘을 갖니? 그의 어깨에 얹힌 .. 내마음의 편린들 2010.01.08
999 오늘이 블로그를 만든지 999일 째. 그동안 블로그는 내 좋은 친구였다. 여기쯤에서 문을 닫을까...하는 생각도 여러번했는데. 아직 모르겠다. 그냥 쓸쓸하다 오늘이... 구백아흔아홉날, 좋은 친구였던 블로그 혼자서도 잘 놀았던 이 공간 아들내외가 선물해 준 노트북을 친구한지 1000-1 내일이 '1000일의 블.. 내마음의 편린들 2009.11.04
안녕~ september 9월이 가 버렸다. 왠지 서운하다. 내년에도 9월은 오련만... 달은 투명하게 맑고.. 달빛은 나무그림자로 무늬를 놓고.. 잠은 안온다. 기다리던 9월을 어떻게 보냈지? 늘 무언가를 기다리고 늘 무언가를 놓쳐버린다. 그렇게... 9월은 갔다. 기다림은 아름다움이다. 기다림은 미련未練이다. 기다림은 희망이.. 내마음의 편린들 2009.10.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