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복이래요. 아침에 일찍 눈을 떴어요. 강아지들이 큰소리로 짖어대어 잠에서 깼답니다. 간 밤에도 시끄럽도록 짖더니, 오늘 아침엔 첫새벽부터 우렁차네요. 해가 맑게 빛납니다. 과일나무들의 잎새 위에는 영롱한 반짝임이 싱그럽습니다. 바람도 적당히 불고, 중복날 아침이라는데 싱그러움이 넘칩니다. 눅눅한 .. 오두막 편지 2009.07.24
기억 어느 나이 때는 來日에 살고 어느 나이가 되면 과거에 산다고 하더니... 나는 무언가를 보면, 기억의 저편에서 빙긋이 미소짓고 있는 과거들이 하늘하늘 바람타고 내려온다. 어떤 음식을 대할 때, 어느 음악을 들을 때, 어느 장소에 가면... 잠자던 내 기억이 자꾸만 나래를 펼친다. 어제는 .. 오두막 편지 2009.07.21
오두막 편지 덥죠? 칠월 염천인데요, 뭐. 더워야 여름이잖아요. 오늘은 오두막도 무척 더워요. 오두막 가족들이 편지를 쓰고 싶다네요. 이네들도 그리움이 한가득인가 봐요.^^ 봄부터 기다렸어요. 이런날들을... 이제 내가 나의 꽃을 피울 날이 온거예요. 벌개미취 난 기다림에 익숙해요. 더불어 산다는.. 오두막 편지 2009.07.20
라디오의 재발견 오두막에서 지내는 날들이 늘어나면서 라디오와 친구가 되는 시간들도 불어납니다. 어제밤에는 천둥 번개가 한차례 우주쇼를 벌이더니 소낙비가 줄기차게 내렸습니다. 라디오를 머리맡에 두고, 마루에 누워 빗줄기를 바라보았습니다. 바람까지 세차게 불어대니 소나기맞는 나무들이 정신줄을 놓고 .. 오두막 편지 2009.07.19
첫날밤 뭔 영화제목이냐구요? 아님, 뭔 3류 소설 제목이냐구요? 천만에만만에 콩떡~ 우리 은비가 자기 이름의 오두막에서 잠을 잔 첫날이라는 뜻입니다요. 헤헤 어제 서울 막내할아버지네서 이곳 오두막으로 왔습니다. 은비는 이모할머니네집에 내려가서 자자고 해도, 막무가내로 이 오두막에서 자고 싶다네.. 오두막 편지 2009.07.16
나! 이런 사람이야!!! 나! 이런 사람이야!! -박명수 버전으로- 푸하하하 농담이구요. 저는 참 한심한 구석이 많은 이런 사람이랍니다. 휴대폰이 유행의 물결을 마구마구 타기 시작할 무렵. 며느님이 예쁜 휴대폰을 장만해서 선물했습죠. 그런데 그 휴대폰이란 걸 도무지 왜 들고 다니는지.. 귀찮기 한이 없고 거추장스럽기 그.. 오두막 편지 2009.07.05
蓮이 있는 풍경 간밤엔 번개가 번쩍, 천둥이 우루루쾅쾅. 신났습니다. 어릴적엔 무섭던 현상들이 나이드니 재밌습니다. 나이들면 철듦도 있겠지만, 질기고 억세고 뱃장이 두둑해지나봅니다. 히히히 비결 하나 가르쳐 줄까요? 마음을 고요롭게 가라앉히고, 세상 모든것에 대해 무념무상無念無想의 눈으.. 오두막 편지 2009.07.04
이런 아침 팔베개를 하고 마루에 누웠다. 먼뎃 하늘을 보며 세월을 헤아린다. 오늘이...벌써...6월 25일. 6. 25 ! 생각만 해도 뜨겁다. 권태롭게 내리쬐는 햇볕속에서 행군을 하던 시절이 지워지지않는 문신처럼 내 기억속에 잠겨있다가 여름 땡볕이 윙윙거리면, 한바탕 어지럼증으로 왔다가 간다. 육이오 한국전쟁.. 오두막 편지 2009.06.25
살구익는 계절 은비오두막 살구는 점점 노을빛을 닮아간다. 햇살을 모으고 바람들의 이야기를 모으고 강아지들이 올려다 보며 짖어대는 입김을 모아 매일매일 탱글탱글 익어간다. 우리 가을이는 살구가 먹고 싶은 걸까? 처마밑, 50년 쯤 묵은 살구나무에서는 살구가 매일매일 노을빛을 닮아가며 탱글거린다. 6월 17일.. 오두막 편지 2009.06.18
꽃편지 파란 하늘 한자락 접어 꽃편지 쓰자. 먼 하늘에 계실 낭만파 내엄마께 하롱하롱 꽃편지 날리자. 편지받아 사연읽고 하마 울까..웃으실까.. 내엄마 살아생전 함께 가던 수안보 길. 그 길가에 붉은 양귀비 긴긴 사연으로 웃고있다. 어제 핀 붉은 꽃 내 편지. 오늘 핀 붉은 꽃 울 엄마 답장. 수.. 오두막 편지 2009.06.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