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후 5주 은비야, 가을이가 낳은 애기들이야, 어제는 오두막 마당에 강아지 놀이터를 만들어 줬어 예쁘게 뛰어노는 모습을 은비에게 보여주려구... 애기들이 은비랑 놀고 싶어 할거야. 은비도 그렇지? 오두막 편지 2009.10.23
안개속 풍경 강과 산으로 둘러싸여있고 분지盆地인 이 고장엔 봄 가을로 짙은 안개가 자주 낀답니다. 안개 자욱한 날 오두막 대문 옆에 서 있는 한그루 소나무가 부시시 안개를 걷어내고 있습니다. 안개속에서 테오 앙겔로풀로스의 영화들을 생각합니다. '율리시즈의 시선' '안개속의 풍경' 섬세한 영.. 오두막 편지 2009.10.22
여뀌를 보며 오두막 언덕에 여뀌가 꽃을 피워 작은 소리로 재잘거리고 있습니다. 여뀌를 볼 때마다 하늘의 별들이 밤새 넓고 넓은 하늘을 떠돌다 지쳐 땅에 내려앉아 쉬고 있는 것이라고 생각한답니다. 작은 풀꽃들은 별들이 내려와서 잠을 자는 것인지도 모릅니다. 커다란 꽃송이를 피우는 것들보다 작고 작은 꽃.. 오두막 편지 2009.10.18
박꽃을 만났어요. 엄마는 살아생전 담장 넘어 하얗게 박꽃피워 올렸어요 혼자 놀던 소녀가 대문안에 들어서면 잉잉대는 한마리 작은벌 그도 혼자 놀고 있어요 세상은 차암 쓸쓸한가보다 갈바람속에 곱게 웃는 박꽃은 그렇게 말했어요 혼자노는 벌도.. 소녀도.. 쓸쓸하다는 걸 모르는데 새하얀 웃음을 바스러뜨리는 저 .. 오두막 편지 2009.10.13
몇마리일까? ~잘자라, 우리 아가. 앞뜰과 뒷동산에, 새들도 아가양도, 다 들 자는데~ 가을이가 부르는 자장가였습니다. 눼~ 그림자가 보이지요? 가을이가 자장가 부르는... 그런데 애기들은 뭐라고 속닥거리는지 아세요? ~ 배고파 죽겠는데, 뭔 자장가래? 개 멱따는 소리로 ~~ 자식새끼 맬짱 소용없당께요. 저거 봐요. .. 오두막 편지 2009.10.08
기차소리 초이레 달이 예쁘기에 오두막 언덕에 서서 하늘을 봅니다. 뽀얀 저녁 어스름이 분주했던 하루를 덮습니다. 아랫마을 불빛들이 정겹습니다. 모두들 고단한 하루를 끝내고 집으로 돌아와 도란도란 사랑 나누고 있겠지요. 멀리서 기차 달리는 소리가 들립니다. 레일위를 터거덕 터거덕 달리는 기차소리.. 오두막 편지 2009.09.25
대추 말려요~ 은비오두막에서 사는 재미를 올 가을에 만끽하고 있습니다. 아침에 일어나 밤을 줍게 되더니 밤이 사라져버리자 대추가 주렁주렁 손짓하고... 나뭇가지가 휘도록 영근 사과나무에서 붉은 사과 한 알 따다가 지하수 맑은 물에 씻어서 껍질 채 우걱우걱 먹고 복숭아 나무 밑에 떨어진 복숭아를 주우면 .. 오두막 편지 2009.09.22
라클렛 그릴 주문서 요즘 날씨가 정말 꾸리꾸리하다. 이런 날씨엔 따님들네 집에서 먹던 라클렛이 생각난다. 하클렛치즈를 전용그릴에 녹여 삶은 감자위에 얹어 먹는 따끈하고 고소한 맛. 와인을 한잔 곁들이면, 이렇게 꿀꿀한 기분이 화~악 사라져 버릴텐데... 나 요런거 하나 사 줘. 너희들이 쓰는 그 둥그런거 말구... 성.. 오두막 편지 2009.09.15
사랑이 그립다면 강아지를 키워보세요 아침 라디오에서 이문세님은 이렇게 오프닝맨트를 하더군요. "사랑이 그립다면 강아지를 키워 보세요." 그래요. 강아지만큼 사랑을 듬뿍 주는 상대도 없을거예요. 나는 사랑이 그리워서 강아지를 키우고 있는 건 아니지만 오두막에 와서 이네들과 만난 것을 행운이며 축복이라 여기며 지낸답니다. 多.. 오두막 편지 2009.09.08
고향 고향에 돌아올 때의 설레임 고향에서의 열 달. 엄마 아부지 생각. 그리고 깊은 밤의 상념.... 그리워 그리워 찾아 와도 그리운 옛님은 아니 뵈네 들국화 애처롭고 갈꽃만 바람에 날리고 마음은 어디에 붙일 곳 없어 먼 하늘만 바라본다네 눈물도 웃음도 흘러간 세월 부질없이 헤아리지 말.. 오두막 편지 2009.09.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