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두막 편지 344

나의 빨간 印章

'80년 봄, 나는 다시 교단으로... 같은 연구실을 쓰게 되었다는 기념이라며 부장선생님이 빨간색 인조뿔에 새긴 길고 날씬한 양면도장을 선물해 주셨다. (나는 복직을 하면서도 도장도 없이 맨손으로 갔었나 보다. 어쩜 그리도 맹초인지..ㅠㅠ) 예쁜 그도장은 학교 공적인 사무용으로, 개인 은행통장용으로 두루두루 바쁘게 쓰였다. 몇년후 어느날 퇴근길에 날치기를 당했다. 저녁에 교육청 장학사에게서 시외전화가 왔다. "무슨일 있었어요? 경찰서에서 선생님 가방을 가져왔네요." 날치기 도둑께서 자기가 가져가야할 것만 거두어가고 나머지는 어느 골목 담벼락 아래 던져 둔것을 순찰하던 경찰관이 주워서 빨간 도장을 단서로 나를 찾아내었더란다. 대한민국 경찰, 참으로 용해. 80년대 중반 어둑하던 시절, 인심좋은 소도시라서 ..

오두막 편지 2016.12.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