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는 살아생전
담장 넘어 하얗게
박꽃피워 올렸어요
혼자 놀던 소녀가 대문안에 들어서면
잉잉대는 한마리 작은벌
그도 혼자 놀고 있어요
세상은 차암 쓸쓸한가보다
갈바람속에 곱게 웃는 박꽃은
그렇게 말했어요
혼자노는 벌도.. 소녀도..
쓸쓸하다는 걸 모르는데
새하얀 웃음을 바스러뜨리는 저 혼자
외로움 타는가봐요
달밤이 더 고운 素服입은 꽃
울엄마 생전에 좋아하던 꽃
이만치
세월에 밀려 와 홀로앉은 소녀는
이제
쓸쓸하단 말이 뭔지 알아요
꽃도 쓸쓸해서 웃고
벌도 쓸쓸해서 날고
울엄마도 삶이 쓸쓸해서
박꽃을 심었던 게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