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자라, 우리 아가. 앞뜰과 뒷동산에, 새들도 아가양도, 다 들 자는데~
가을이가 부르는 자장가였습니다. 눼~
그림자가 보이지요? 가을이가 자장가 부르는...
그런데 애기들은 뭐라고 속닥거리는지 아세요?
~ 배고파 죽겠는데, 뭔 자장가래? 개 멱따는 소리로 ~~
자식새끼 맬짱 소용없당께요.
저거 봐요. 머리 맞대고 지네들 살 궁리 하는 거...ㅎㅎㅎ
만삭이 된 가을이가 포근하고 산뜻한 자리에서 새끼를 낳으라고
오래된 분홍이불을 꺼내어 누마루 한쪽켠에 깔아 보금자리를 마련해주고
사흘동안 나들이를 다녀왔습니다.
돌아오니 생각한대로 가을이는 새끼를 낳았더군요.
내가 가을이 귀에 대고 그토록 염불외듯 洗腦시킨 덕분에,
지저분한 다른곳이 아닌 내가 마련해준 그 보금자리에서.... 아휴~착한 것!
"가을아, 여기서 애기 낳아야해. 꼭 여기서 낳아야 해."
이렇게, 정성을 기우리면 통하나 봅니다.
나들이에서 돌아 온 날
과수원지기 남동생이 가을이가 새끼를 네마리나 낳았다고 했습니다.
며칠이 지나서 가을이 보금자리를 들여다 보았는데
네마리가 아니고 다섯마리지 뭐예요.
직장에서 돌아 온 동생에게, 다섯마리라고 했더니 허허 웃으며
"우리 아파트에 강아지 달라는 사람 많아~" ㅋㅋ
그리고 또다시 며칠 후
출산으로 더러워졌을 이불을 다른 것으로 바꿔주느라 보금자리 대청소를 했다우.
그런데?
이불속에서 아주 자그마한 새끼 한마리를 죽은채 발견 !
어머~~ 네마리도 다섯마리도 아니고, 여섯마리였네.
한마리는 엄마 엉덩이에 깔렸는지, 엄마 젖을 못먹었는지...불행하게도 죽어 있었습니다.
그래서 통통한 다섯마리의 깜둥이들이
현재 스코어~생후 18일 째, 조렇게 고물고물 자라고 있습니다요.
이름을 지어줄 생각을 하니, 참으로 난감하네요.
큰사위에게 특별 주문해볼까?
지난해 가을 뉴질랜드 여행 때, 큰따님네에게 뼈에 사무쳐오는 파리의 겨울추위에 따스하게 지내라고
열여섯마리의 붉은여우로 된 카펫트(이불)를 선물했더니
그 많은 여우에게 하나하나 이름을 모두 붙여준 큰사위였습니다.
그러니 그에게 작명을 부탁해 볼깡? ㅋㅋ
그 많은 이름을 어떻게 다 외우기나 할라나몰라~
열여섯마리의 레드폭스로 된 전체 이불이름은 '폭시'랍니다.
우리 큰사위, 정말 재밌고 다정하고 멋진 남자입니다. -이름을 붙였대서가 아니라.ㅋㅋ-
그 작명가에게 저 껌둥이들 이름도 부탁해볼 일이네요. ㅎ~
그리하야~ 은비오두막엔
갈색머리 가을이 한마리에, 모오옹땅 깜둥이 여덟마리다아아아~ 에구구구 켁!
잡종 코카스페니얼이여유~
입양신청 하세유~ 하하하하
어쨌든 식구가 늘어나니까 좋기만하네용~^*^
Tip :
강아지들 사진을 한참 동안 들여다 보고 있으면 살며시 행복해져요.
통통한 엉덩이, 앙증맞은 꼬리, 소곤소곤 뭐라하는 듯한 모습들... 바라보느라면 웃음이 피어올라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