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날엔 - 詩 염명순 사진 - 4월 16일 해질녘, Sceaux 어느 거리를 걷다가 봄날엔 염 명 순 봄날엔 모두 하늘로 오른다 땅속 깊은 곳에서 쭈욱 물 빨아올리고 새싹 틔우는 나무들 그 나무들 위로 아지랑이 비행기 새들이 가뿐하게 두 팔을 들고 비상하고 거친 바람 따라 밀려온 세상의 온갖 휴지쪼가리나 쓰레기들.. 살며 사랑하며 2013.04.19
올봄은 게으름뱅이로다 봄이 오는가 했더니.... 어디메쯤 오다가 움츠리고 있는지. 봄은 고양이로다 -이장희- 꽃가루와 같이 부드러운 고양이의 털에 고운 봄의 향기(香氣)가 어리우도다. 금방울과 같이 호동그란 고양이의 눈에 미친 봄의 불길이 흐르도다. 고요히 다물은 고양이의 입술에 포근한 봄졸음이 떠돌.. 살며 사랑하며 2013.04.06
염명순 님의 詩 읽기 사진 - 어느해 parc de sceaux 동쪽 작은 분수에서는 연꽃이 웃고 있었지. 올봄 가보니 연꽃은 흔적없고 빨간색 물고기들이... 심학규 1 염 명 순 인당수엔 물안개만 자욱하다더라 청아, 울며 불며 네가 가고 그 매섭던 겨울이 가고 죽은 여인의 무덤이 둥글고 보드라운 젖가슴마냥 솟아오르는 .. 살며 사랑하며 2013.04.03
나무처럼 나무처럼 염 명 순 두고 온 고향은 아름답지 않았다 그리움도 지나면 한 줄기 강으로나 흐를 것을 갸론강 가에 발 담그고 머리 푼 버드나무 가지 휘늘어지도록 때로는 살아온 날들이 힘겹게 아래로만 처지고 서둘러 소실점으로 사라지기 위해 길은 황금색으로 물든다 그러나 한때는 얼마.. 살며 사랑하며 2013.03.28
조난기 詩-염명순 조난기 염 명 순 나는 이 도시에서 조난당했다 안전이란 얼마나 좋은 것이냐 그렇게 조심을 했건만 끝내 도시는 나를 버린 게다 대열을 따라 목묵히 걸어왔건만 그 흔한 보험 하나 들지 못한 나를 도시는 분명 비웃은 게다 도시는 제게 이르는 모든 길을 차단한 채 단호한 옆모습으로 돌.. 살며 사랑하며 2013.03.26
사랑의 자세.... 詩 염명순 사랑의 자세 염 명 순 우리 시대에 사랑의 자세만큼 어설픈 자세가 또 있을까, 메아리 없는 산을 알고 있다는 그대의 편지를 받습니다 그대의 사랑은 깊은 산 어디에 또아리 틀고 있다 봄이면 일제히 핏빛 꽃무더기로 피어오릅니까 꽃이 졌다 피는 일 처럼 그대의 사랑 담담해지면 그대 .. 살며 사랑하며 2013.03.23
시인을 만났어요 은비엄마 친구 중 시인이 있어요. 며칠 전, 파리 시내에 나갔다가 들어오는 메트로역 부근에서, 아름답고 얌전하고 수줍은 모습의 시인을 만나서 첫 인사를 나눴다우. 은비엄마는 시인의 시집을 선물받아 둔 것을 내게 보여주었지요. 읽고 읽고 또 읽으며, 내 무디어가는 감성에 한소끔 .. 살며 사랑하며 2013.03.10
마음이란 눔이... 이방 저방 블방에서 모락모락 우울의 아지랭이가 아롱아롱 모두들 웬일이래. 나두 기분 저래. ㅠㅠㅠ 로뎀님도 구래? 겨울이여,어여어여 가거라~ 울적이여, 훨훨 날아가삐라~ 꽃가라 분홍 치마 입고 초록 들판으로 뛰어 나갈테니 . . 근데.. 나두 맘이 저래. ㅠㅠㅠ 홍굴레 님두 구래? 웃자 .. 살며 사랑하며 2013.02.03
예당 한가람의 Musei Vaticani 안개비가 마치 봄비처럼 내리던 지난 금요일, 예술의 전당엘 갔다. 오페라 하우스 뒤편의 산자락에는 숲에서 머물던 안개구름이 몽환처럼 피어오르고 있었다. 로마까지 가서 보고는 왔지만, 그래도 놓쳐버린 것을 볼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와 다시 보고 싶은 작품을 만난다는 설렘으로 .. 살며 사랑하며 2013.02.03
옥류금을 처음 만나다 우울에 빠진 쇠백로 ㅋㅋ 파리에서 한국으로 돌아와 프랑스에서 못 본 영화를 실컷 보느라 얼마나 눈을 혹사했는지, 요즘 왼쪽눈이 불편함을 느껴서 오늘 아침엔 용기를 내어(난 병원가는 것이 참으로 무섭다 ㅋ) 안과엘 갔다. 눈이 피로하지 않도록 쉬엄쉬엄 영화를 보고, 컴퓨터 모니터.. 살며 사랑하며 2013.01.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