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며 사랑하며

예당 한가람의 Musei Vaticani

eunbee~ 2013. 2. 3. 08:02

 

 

안개비가 마치 봄비처럼 내리던 지난 금요일, 예술의 전당엘 갔다.

오페라 하우스 뒤편의 산자락에는 숲에서 머물던 안개구름이 몽환처럼 피어오르고 있었다.

로마까지 가서 보고는 왔지만, 그래도 놓쳐버린 것을 볼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와

다시 보고 싶은 작품을 만난다는 설렘으로 빗속을 마다않고 갔다.

 

인터넷 기사에서 빌려온 사진

 

한가람 미술관에서는 오는 3월 31일까지 바티칸 박물관전 열리고 있다.

바티칸 박물관의 회화,장식미술, 조각 등 르네상스 초기부터 전성기(14~16세기)까지의

다양한 작품 73점이 전시되었다.

 

'서양 미술의 정수라고 할 수 있는 르네상스 예술의 메시지를 처음으로 한국 대중에게 전한다는 점이

이 전시의 상징적 의미'라고 한가람 미술관 측에서는 말했다는데

가서 보니 너무도 빈약한 규모에 회화작품은 대략 20×40cm, 30×50정도 크기의 작은 작품이 주로 전시되어있어

매우 실망스러웠다. 그러나 직접  로마에 가서 만나지 못했던 작품들이 있으니

그것으로 전시회장을 찾은 것에 대해 위안을 삼았다.

로마 바티칸시티국에 가서 MUSEI VATICANI에 들어가기 위해 긴긴 줄을 서서

오랜 시간 동안 추위나 더위 속에서 얼마나 고생을 해야 했던가.

 

 

한가람 미술관 1층 전시장은 8개의 전시공간으로 나뉘어졌고, 그 중

레오나르도 다 빈치의 그림 <광야의 성 히에로니무스>, 라파엘로의 목판 그림 <사랑>,

멜로초 다 포를리의 <비올라를 연주하는 천사>, 그리고

'천사같은 화가'라 불리는 프라 안젤리코의 <성모와 아기예수>의 회화가 특별히 눈에 들어온다.

 

 

레오나르도 다 빈치(1452-1519)

 <광야의 성 히에로니무스>

 

참회하는 수행자의 모습을 그림.

 

 

라파엘로 산치오(1483-1520)의 목판에 그린 <사랑>

 

 

 

멜로초 다 포를리의 <비올라를 연주하는 천사>

 

 

프라 안젤리코의 <성모와 아기예수>

 

** 내가 찍은 사진들은 팜플릿의 그림을 찍은 것이라 영~ 엉성..ㅠ**

 

 

조각작품은

 

미켈란젤로의 <피에타>, 

시스티나 경당 '최후의 심판'의 모델이 되었다는 <벨베데르의 아폴론>

<라오콘 군상>,

로뎅의 '생각하는 사람'에게 결정적인 영감을 주었다는 <벨베데레의 토르소> 같은 조각품이 가슴 설레게 한다.

 

그중 <벨베데레의 토르소>와 <헤라클레스와 아기 텔레포스>는 압권이다.

물론 <피에타>는 언급이 필요치 않고...ㅎ

 

 

 

<벨베데레의 토르소>

헬레니즘 시대의 조각, 남자 누드像의 파편. 대리석, 높이 1.59m

 

사진에서 보다 실물이 얼마나 근사한지.. 근육에서 뿜어져 나오는 역동성까지 느낄 수 있었다.

사진은 영~~ 그나마 주워온 것이니.ㅋㅋ

 

 

 

<벨베데레의 아폴론>

고대 그리스에서 제작된 아폴론 조각상 중 백미로 손꼽히는 걸작, 대리석, 높이 2.24m

 

* Belvedere-좋은 경치를 내려다볼 수 있도록 높은 곳에 세운 건축구조물을 말하나,

언덕처럼 된 높지막한 장소자체를 말하기도 한다.

 

 

<헤라크레스와 아기 텔레포스>

 

로마여행을 두 차례 했으니 <피에타>는 바티칸 성베드로성당에서 진품을 직접 봤다고

이번 전시장 모조품 앞에선 잠시 머물렀을 뿐이다.ㅋㅋ

 

그런데 헤라크레스가 자기 아들을 안고 있는 <헤라크레스와 아기 텔레포스> 앞에서는

 균형잡힌 몸이며 섬세하고 곱게 생긴 얼굴모습이 얼마나 귀족적이던지 한참을 보고 또 보고...그랬었었다눈.ㅎ~

그렇게 로맨틱하게 생긴 헤라크레스는 처음이야.ㅋ 그런데 아기를 너무 소홀히 안고 계셔~ㅋ

 

그리고 Parc de Sceaux에도 저 조각상이 있다. 볼 때마다 누굴까,,궁금했는데 이렇게 알게 되어 무척 반가웠다.

아기를 안고 있는 근육질 남자의 얼굴이나 신체비율이 저 작품과 똑같지는 않지만

분명 유명한 <헤라크레스와 아기 텔레포스>를 본뜬 것임에 틀림이 없다.

 

 

 

미켈란젤로 <피에타>

 

미켈란젤로의 서명이 남아있는 유일한 작품이란다.

이번 예당에 전시된 것은 진품이 아니라지.ㅎㅎㅎ

성베드로 성당에 있는 것을 처음보았을 때의 감격을 잊을 수 없다. 어언 29년전 이야기.ㅠ

 

 

2009년 2월 파리 우리가족 로마여행 때 찍은 사진.

 

바티칸 뮤지엄에서~

라오콘  LAOCOON

Hagesandros와 그의 두 아들이 조각.

 

그러나 예당 한가람 미술관에 전시된 <라오콘 군상>은 사진속의 것과 달랐다.

오른쪽 팔이 치켜 올라가 있다. 라오콘 군상의 맨오른쪽의 작은 남자도 이 전시회 작품에는

오른팔이 전체비율과 불균형하게, 우람한 두께와 근육으로 치켜올린 자세로 붙여져 있다. 

그러니 바티칸 박물관에 있는 것을 이곳에 가져오지 않았나 보다.

어차피 <라오콘>의 오른팔은 떨어져 나간 것을 발굴해서 검증한 후에 붙였다는데

처음 붙였던 팔과 두 번째에 붙인 팔이 다르다고 한다.

그러니 진위를 따질 일이 아니고, 감상에 열중하자.ㅎㅎ

 

 

 

 

* 팸플릿에 있는 것을 옮겨본다 *

 

바티칸 시국의 바티칸 박물관

세계에서 가장 작은 국가 바티칸이 낳은 세계에서 가장 큰 박물관,Musei Vaticani

 

바티칸 시국은 지리적으로 세계에서 가장 작은 나라이지만(0.44㎢)

이탈리아인들이 '문화 환경 유산'이라고 부르는 유물들로 온통 뒤덮여 있다.

교황이 살고 있는 이 나라는 전 세계 가톨릭 중심이며, 바티칸 박물관Musei Vaticani는

프랑스 루브르 박물관, 영국의 대영 박물관과 더불어 세계3대 박물관으로 손꼽힌다.

그러나 그 규모나 예술적 깊이에서 단일 박물관과는 도무지 비교할 수 없는 까닭에

바티칸 박물관은 언제나 복수형 Musei로 일컬어진다.

온갖 형태의 예술들과 인류 문명의 모든 면모가 전 시대에 걸쳐 갖은 형태로

총 24개의 미술관과 시스티나 경당에 전시되어 있기 때문이다.

 

창조주 하느님과 비길 수 있는 유일한 인간의 모습인 "노동하는 인간"homo faber의

손을 거쳐 제작된 작품들, 신성한 예술가라 불렸던 미켈란젤로의 작품부터

아시리아 부조들과 이집트 미라들, 라오콘 군상에서 프라 안젤리코의 작품,

고대 이탈리아 에트루리아 유골함과 오스트레일리아 원주민들의 공예품은 물론,

라파엘로의 타피스트리에서 고대 후기의 도금 유리에 이르는 작품과

비잔틴 성화에서 바콘과 무어에 이르는 걸작들이 빼곡히 들어차 있다.

.

.

 

맨끝 여덟 번째 방에 가면 DVD 영상으로  

최후의 심판, 천지창조를 그려놓은 시스티나 경당의 천정화 내용을 설명한다. 

미켈란젤로는 4년에 걸쳐 그 엄청난 프레스코화를 그렸단다. 조수 한 사람 없이... 그럴 수가 있다니..

 

로마 여행 중에 긴긴 줄을 서서 천지창조를 보러 시스티나 성당엘 들어가면 고개가 아프도록

천정을 올려다 본다. 그 누구라도...고개가 너무 아파 오면 가장자리 의자에 잠시 앉아 바라보다가

다시 일어나서 인파에 밀려가며 또 보고 다시 보고, 고개가 부러져라 올려다 본다. 그런 감격이 또 있을까.

 

보는 것만으로도 고개가 아픈데, 그것을 4년동안이나 그리다니....그것도 프레스코화를.

신의 권능과 인간의 영적 깨우침을 보여주고자 했던 미켈란젤로의 의지와 상상력의 결정이라지.

 

 

'살며 사랑하며' 카테고리의 다른 글

시인을 만났어요  (0) 2013.03.10
마음이란 눔이...  (0) 2013.02.03
옥류금을 처음 만나다  (0) 2013.01.24
바람은 그대 쪽으로 -기형도   (0) 2013.01.23
내 수첩 속의 마에스트로 정  (0) 2013.01.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