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며 사랑하며

올봄은 게으름뱅이로다

eunbee~ 2013. 4. 6. 19:05

 

봄이 오는가 했더니.... 어디메쯤 오다가 움츠리고 있는지.



봄은 고양이로다


 -이장희-


꽃가루와 같이 부드러운 고양이의 털에
고운 봄의 향기(香氣)가 어리우도다.

금방울과 같이 호동그란 고양이의 눈에
미친 봄의 불길이 흐르도다.

고요히 다물은 고양이의 입술에
포근한 봄졸음이 떠돌아라.

날카롭게 쭉 뻗은 고양이의 수염에
푸른 봄의 생기(生氣)가 뛰놀아라.







올봄은 너무도 더디게 온다. 우리 까비를 닮았는가,

게으르기가 이를 데 없다.

제언니 이불에 누워 잠들면 온밤을 꼼짝않고 자고

아침 늦도록까지 저렇게 누워있다.

올봄이랑 까비랑 아예 게으름 내기를 하거라.

봄도 까비처럼 늙었는가.



오늘은 2013. 4월 6일.

지금 시각은 정오.

하늘엔 구름, 바람은 싸늘, 나는 미열이 나며 오실거린다.

은비네 모녀가 앵발리드 옆 미용실에 간 사이

나는 Chet Baker의 나른한 재즈에 빠져 헤롱거리고 있다.ㅋㅋ


프랑스의 봄은 3월 20일부터 시작이라 한다는데

지구가 망녕이 들었는가, 아직 봄은 늦잠에 빠져있다.

봄다운 봄은 언제 오려나. 에혀~

늘어지게 자고 있는 까비나 깨우자. 

봄 잡아 오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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