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며 사랑하며

봄날엔 - 詩 염명순

eunbee~ 2013. 4. 19. 22:54



                                                                                                              사진 -  4월 16일 해질녘, Sceaux 어느 거리를 걷다가




봄날엔


                                염 명 순


봄날엔 모두 

하늘로 오른다

땅속 깊은 곳에서 쭈욱 물 빨아올리고

새싹 틔우는 나무들

그 나무들 위로 아지랑이 비행기 새들이

가뿐하게 두 팔을 들고 비상하고

거친 바람 따라 밀려온

세상의 온갖 휴지쪼가리나 쓰레기들이

구겨진 채 흙 묻은 채 밟혀 동강난 채

빙그르르 돌고는 겨드랑이에 날개를 달고

승천한다

살아 처음으로 높이 올라간다 어지럽게

우러러보이는 하늘 높은 곳

닿을 수 없는 푸른 속까지



**

시인 염명순 님은 현재 파리에 거주.

1986년 조선일보 신춘문예에 시 '아침의 노래'로 등단.

'피카소' ' 프랑스 현대미술' 등의 번역서가 있다.







어제는 아메리카 대륙으로 부터 대서양을 건너 날아온

블로고스피어에서의 친구를 만났다.

만나 반가웠고, 헤어질 때 서운했다.

인연이란 이렇게 이역만리의 만남도 만든다.


오늘 파리 날씨 찌뿌등.

기온은 봄날의 포근함.

며칠새 꽃들이 한꺼번에 갑작스레 피어나니

한꺼번에 후르르르 떨어질까봐 조바심난다.




2013년 4월 19일 일기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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