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 4월 16일 해질녘, Sceaux 어느 거리를 걷다가
봄날엔
염 명 순
봄날엔 모두
하늘로 오른다
땅속 깊은 곳에서 쭈욱 물 빨아올리고
새싹 틔우는 나무들
그 나무들 위로 아지랑이 비행기 새들이
가뿐하게 두 팔을 들고 비상하고
거친 바람 따라 밀려온
세상의 온갖 휴지쪼가리나 쓰레기들이
구겨진 채 흙 묻은 채 밟혀 동강난 채
빙그르르 돌고는 겨드랑이에 날개를 달고
승천한다
살아 처음으로 높이 올라간다 어지럽게
우러러보이는 하늘 높은 곳
닿을 수 없는 푸른 속까지
**
시인 염명순 님은 현재 파리에 거주.
1986년 조선일보 신춘문예에 시 '아침의 노래'로 등단.
'피카소' ' 프랑스 현대미술' 등의 번역서가 있다.
어제는 아메리카 대륙으로 부터 대서양을 건너 날아온
블로고스피어에서의 친구를 만났다.
만나 반가웠고, 헤어질 때 서운했다.
인연이란 이렇게 이역만리의 만남도 만든다.
오늘 파리 날씨 찌뿌등.
기온은 봄날의 포근함.
며칠새 꽃들이 한꺼번에 갑작스레 피어나니
한꺼번에 후르르르 떨어질까봐 조바심난다.
2013년 4월 19일 일기 끝.
'살며 사랑하며' 카테고리의 다른 글
낯선 곳에서 - 詩 염명순 (0) | 2013.05.25 |
---|---|
낑깡 酒, 마리 앙트와네뜨 茶 (0) | 2013.05.22 |
올봄은 게으름뱅이로다 (0) | 2013.04.06 |
염명순 님의 詩 읽기 (0) | 2013.04.03 |
나무처럼 (0) | 2013.03.28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