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여름 속 가을 예감 초복을 지나 며칠 후엔 중복, 한여름의 절정에 이르렀어요. 서녘에 누운 황금빛 햇살이 저녁 10시가 지난 후에도 한참동안이나 마음 설레게 하더니 어제 그제는 어느새 아홉시 반이면 이미 해는 서산을 넘어버리더랍니다. 세월이 너무나도 숨가쁩니다. 한여름 속에 가을은 이미 스며들어 .. 살며 사랑하며 2014.07.27
내 나무 아래서 다시 느티나무가 신 경 림 고향집 느티나무가 터무니없이 작아 보이기 시작한 때가 있다. 그때까지는 보이거나 들리던 것들이 문득 보이지도 들리지도 않는다는 것을 알면서 나는 잠시 의아해하기는 했으나 내가 다 커서거니 여기면서, 이게 다 세상 사는 이치라고 생각했다. 오랜 세월.. 살며 사랑하며 2014.07.18
<나의 어머니> 詩- 브레히트 나의 어머니 - 브레히트- 그녀가 죽었을 때, 사람들은 그녀를 땅속에 묻었다. 꽃이 자라고 나비가 그 위로 날아간다. 체중이 가벼운 그녀는 땅을 거의 누르지도 않았다. 그녀가 이처럼 가볍게 되기까지, 얼마나 많은 고통을 겪었을까. ** 엄마 기일이 지나갔다. 얼마전에. 울엄마, 하마나 나.. 살며 사랑하며 2014.07.16
사랑스런 마리아가 또 해냈어 2014년 6월 7일 오후 여섯시 무렵 사라포바는 롤랑가로스 필립 샤뜰리에 붉은 클레이코트 위에 무릎을 꿇고 감격에 겨워 얼굴을 감쌌다. 두 검지를 하늘로 향하며 기쁨을 감추지 못하고 환호작약하기도. 내가 왜 눈시울이 뜨끈해지는 걸까. 사랑하는 사라포바, 10년 전 서울 올림픽 공원 테.. 살며 사랑하며 2014.06.08
추운 산 <추운 산> -신대철-춥다. 눈사람이 되려면 얼마나 걸어야 할까? 잡념과 머리카락이 희어지도록 걷고 밤의 끝에서 또 얼마를 걸어야 될까? 너무 넓은 밤, 사람들은 밤보다 더 넓다.사물에 이름을 붙이고 즐거워하는 사람들이름을 붙여야 마음이 놓이는 사람들이름으로 말하고 이름으로.. 살며 사랑하며 2014.05.22
단호한 것들 詩-정병근 몽생미셸에서 단호한 것들 정 병 근 나무는 서 있는 한 모습으로 나의 눈을 푸르게 길들이고 물은 흐르는 한 천성으로 내 귀를 바다에까지 열어 놓는다 발에 밟히면서 잘 움직거리지 않는 돌들 간혹, 천길 낭떠러지로 내 걸음을 막는다 부디 거스르지 마라, 하찮은 맹세에도 입술 베이는 .. 살며 사랑하며 2014.05.22
여지餘地 -이병률- 모르는 사람을 따라 숲에 갔었지요 모르는 사람과 남쪽 큰 숲에 있었어요 집에 돌아와 저녁을 먹으려다 술병을 열었다고 적었습니다 겉옷이라도 벗으려다 눈을 감고는 한참을 있었지요 바람 많은 날들은 바람이 많이 불겠다는 예정 속에 닥치고 적요가 바닥나는 날들은 마음이 갈라질 .. 살며 사랑하며 2014.05.13
불가능한 것들 詩 이병률 불가능한 것들 이 병 률 모든 열쇠의 방향은 오른쪽 열리지 않으면 반대쪽 우리가 인생을 조금 더 받아먹어야 한다면 불가능한 것을 믿자 우리는 인생이 하나가 아니라고 믿는다 마음의 마음이여 내가 나로 망하는 것 모두로 인해서가 아닌 오로지 나 하나로 침몰하는 것 그리하여 죽은 .. 살며 사랑하며 2014.05.04
에릭 사티의 더보기Erik(-Alfred-Leslie) Satie1866. 5. 17 프랑스 칼바도스 옹플뢰르~ 1925. 7. 1 파리.프랑스의 작곡가.파격적인 동시에 때로는 재기가 엿보이는 그의 양식은 20세기 프랑스 음악에 중요한 영향을 미쳤다. 파리 음악원에서 공부했으나 낙제하여 카페 피아니스트로 일했다. 1890년경 장미 십자 교단과 관계를 가지면서 그 영향으로 〈빈자(貧者)의 미사 Messe des pauvres〉(1895)를 비롯한 여러 작품을 썼다. 1893년 27세 때 화가 쉬잔 발라동과 열애에 빠졌으며, 1898년부터 파리 근교 아르쾨유에서 혼자 비정상적으로 살면서 누구도 자신의 아파트에 오지 못하도록 했다. 40세에 스콜라 칸토룸에 입학하여 3년간 뱅상 댕디와 알베르 루셀에게 배웠다. 1917년경.. 살며 사랑하며 2014.05.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