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운 산>
-신대철-
춥다. 눈사람이 되려면 얼마나 걸어야 할까?
잡념과 머리카락이 희어지도록 걷고 밤의 끝에서 또 얼마를 걸어야 될까?
너무 넓은 밤, 사람들은 밤보다 더 넓다.
사물에 이름을 붙이고 즐거워하는 사람들
이름을 붙여야 마음이 놓이는 사람들
이름으로 말하고 이름으로 듣는 사람들
이름을 두세 개씩 갖고 이름에 매여 사는 사람들
깊은 산(山)에 가고 싶다.
사람들은 산(山)을 다 어디에 두고 다닐까?
혹은 산(山)을 깎아 대체 무엇을 메웠을까?
생각을 돌리자, 눈발이 날린다.
눈꽃, 은방울꽃, 안개꽃, 메밀꽃, 배꽃, 찔레꽃, 박꽃
나는 하루를 하루종일 돌았어도
분침 하나 약자의 침묵 하나 움직이지 못했다.
들어가자, 추위 속으로.
때까치, 바람새, 까투리, 오소리, 너구리, 도토리, 다람쥐, 물추운 산.
-동우님 방에서 가져온 시
글줄(행)은 내가 바꾸었슴을 밝힘-
우리는 때때로 춥다.
추웁고 시린 마음은 육신의 추위보다 더 크고 짙다.
따숩게 살자 하는 이 세상, 어이하여 자주자주 추워야만 하는지.
누가 만져주지 못하는 그 누가 덥혀주지 못하는 저만의 추위.
사람들은 밤보다 더 춥고 어둡다.
때때로.
***
아침에 일어나 정비석님의 산정무한山情無限을 읽고 또 다시 읽었습니다.
너무도 아름다운 글.
내 블방을 찾으신 분께 꼭 권해 드리고 싶습니다.
누군들 한 번 쯤 읽지 않았겠습니까만.
세월 지나 읽게 되니 또 다른 감회, 더 짙은 여운에 마음이 흔들립니다.
울고 싶어지는.... 아름다움.
내가 항상 나의 리액션은 과한 것이 아닌가 되돌아 생각해 보지만,
역시 내 감동은 그냥 순수한 감동입니다.ㅎㅎㅎ
그 글 강추합니다. 정비석의 산정무한 찾아 읽어 보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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