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 나들이 몇해만이던가요. 여섯 남매가 한자리에 모여 함께 밥을 먹고 잠을 자고 지난 이야기를 풀어놓으며 어린시절을 추억한 것이. 아마도 부모님 돌아가신 후 처음인 것 같아요. 부모님 유택으로 모인 6남매는 부모님 누우신 무덤가에 가을꽃 한아름 꽂아 드리고 각자 준비해온 음식 상석에 차.. 맹그로브숲 2015.10.22
고향에서 다섯 살배기 아장걸음으로 피난길 넘던 문경새재에서 일흔 살 희끗머리칼을 갈바람결에 흐트리네 . . 한국전쟁 겨울 피난 때, 꼬맹이는 문경새재 눈길을 걸어 넘었답니다. 후퇴하는 국군의 손을 잡고, 새재 어느 마을 어귀 바위 위에 오두마니 앉아, 뒤에 오는 가족들을 기다렸더.. 맹그로브숲 2015.10.19
고향의 봄 형부께서 떠나신 후 내 오빠는 잡동사니 잔병으로 한바탕 고생을 하셨나 보다. "상경한 후 소식이 뜸해 궁금하네.건강 잘 지켜라. 나는 설사, 감기몸살, 관절.. 한목에 한씨름 했단다.십년은 더 늙었단다. 늙은 모습 한 번 보러 오려무나. 오라버니를~" 카톡으로 보낸 내오빠의 엄살섞인 그.. 맹그로브숲 2015.04.10
'잘 가~ 형부'라고 인사 했어요. 눈이 내렸어요. 고인이 마지막 가시는 길, 눈덮인 산자락엔 안개가 덮여 슬픈 유족들의 마음을 감싸 안았습니다. 생전에 살던 집에서 멀지않은 곳, 강물 휘도는 아름다운 산자락에 한줌 재로 담긴 고인은 당신의 유택을 새로 장만했답니다. 고인이 마지막으로 즐긴 아들과의 게임은 팔씨.. 맹그로브숲 2015.03.15
엄마, 엄마 생일이네~ 올해는 윤구월이 들어서 울엄마 생신이 이렇게 늦었어요. 어제는 울엄니 생신(음력시월초엿새), 오늘은 울언니 생신, 내일은 그언니의 아들 생일. 나란히 나란히 三代가 위계질서 준수하고 태어났대요.ㅎ 내 오라버님 아들.ㅎ(지난번 고향길에 담아온 사진) 이제 마흔서넛이 된 우리 조카.. 맹그로브숲 2014.11.29
은비, 감기와 공부와 씨름 중 은비엄마에게서 방금 전 카카오톡이 왔어요. 은비가 감기로 앓고 있어서, 체육수업을 받지 않게 조처했다고 해요. 은비네 동네에는 비가 내린답니다. 이제 은비는 우리나라 학제로는 고등학교 2학년, 프랑스에서는 premier. Bac(바깔로레아)을 준비하기 위해 전공과목을 선택하고 아울러 공.. 맹그로브숲 2014.10.13
ᆢᆞᆢ "헤이~ 짱!" 아침부터 다림질 하던 은비엄니, 방금 침대에서 빠져나온 낭군을 부른다. "모든 천은 평면이라메? 그런가 한 번 다려 보셔" 아무말없이 다림판 앞으로 온 낭군, 다리미 건내받고 아내의 스커트를 다린다. "옷들이 모두 입체디자인이라서 다리기 힘들걸? 평면이 아니란걸 체험해.. 맹그로브숲 2014.08.19
까비를 런던으로 까비가 보고싶은 은비는 까비 사진 찍어 보내라고 보챈다. 요렇게 잘 노는 까비를 은비에게 보낸다. 어제는 하품하는 까비가 카카오톡 특급을 타고 런던으로 갔다.ㅎㅎ "언니, 내 발바닥 냄새 나~" "개발바닥이야?" "그렇게 더러워~" "속상해~" "언니가 없어서 그래~" 언니방에서 거울보며 한.. 맹그로브숲 2014.07.20
어버이날에 오늘 아들에게서 이메일로 '어버이날에' 엄마에게 보내 온 선물이에요. 세상 모든 엄마들과 함께 듣고 싶어요. * Maman la plus belle du monde * Maman, Maman jolie Maman tu es la plus belle du monde Aucune autre à la ronde n'est plus jolie Tu as pour moi, avoue que c'est étrange Le visage d'un ange du paradis 엄마, 예쁜 엄마 .. 맹그로브숲 2014.05.07
며느님 생일에 세상에 하나 뿐인 내 며느님 생일날. 먼땅에서 생일 축하하는 마음이 쓸쓸하네요^^ 어느해 부터인지 이렇게 다른 하늘아래에서 마음과 기도만으로 축하 하고 있으니 미안코 서운코. 성모님께 기도 드립니다. 건강하고 안전하게 평온하고 즐거웁게 지금처럼 서로 사랑하고 귀히여기며 한.. 맹그로브숲 2014.04.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