맹그로브숲

'잘 가~ 형부'라고 인사 했어요.

eunbee~ 2015. 3. 15. 20:34

 

 

 

 

눈이 내렸어요.

고인이 마지막 가시는 길,

눈덮인 산자락엔 안개가 덮여

슬픈 유족들의 마음을 감싸 안았습니다.

 

생전에 살던 집에서 멀지않은 곳,

강물 휘도는 아름다운 산자락에

한줌 재로 담긴 고인은 당신의 유택을 새로 장만했답니다.

 

고인이 마지막으로 즐긴 아들과의 게임은 팔씨름,

고인이 마지막으로 아내의 손길을 즐긴 일은 머리감기와 면도하기를 서비스 받은 일.

이승과 저승으로 갈라서기 불과 대여섯 시간전.

그 가족들의 이별은 그랬답니다.

 

한세상 살다가 가는 마지막 모습,

담담하고 깔끔하고 아름다운 마지막이었습니다.

다만 남아있는 사람들 마음속이 영이별의 슬픔으로 어지럽습니다.

 

오늘

삼오제

이제 우리형부, 그리도 정많고 부지런하시던 분은

그분을 사랑하던 가족들의 마음에 묻혔습니다.

 

***

 

유택에서 내려다 본..

 

 

고향의 봄볕이 유난스레 따스했습니다.

마치 우리형부가 뿌려주는 햇살인양 고맙고 서러웠습니다.

 

이제 늙은 내고향은

억만겁의 인연을 이렇게 다해가고,

점점 이별의 시간 가까이로 가고 있군요.

우리 代의 맏인 형부께서 첫테이프를 끊었습니다.

떠나는 일, 떠나 보내는 일, 의외로 담담하네요.

.

.

 

'고마운 인생'

남은 나날들..

아름답게 살아야지요.

 

***

 

무제

 

-에쿠니 가오리-

어차피
백 년이 지나면
아무도 없어
너도 나도
그 사람도

-- 김난주 옮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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