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 예순을 넘기니, 한 해 한 해가 초속 60km로 달리고 있습니다.
친구들은 나이듦에 대한 한탄들을 이메일로... 전화로...
긴긴 한숨처럼 토해내고들 있습니다.
삶의 무게에 눌려 이젠 척추가 다 휘었다고 엄살들입니다.
왜 그렇게 생각하니?
왜 그런 쪽으로 맘을 갖니?
그의 어깨에 얹힌 세월을 아무리 변명해 주어도
친구들은 철없이 겅중대며 사는 저에게 몰라서 하는 소리라고 핀잔합니다.
즈네들만 세월 산 것처럼, 엄살들이 꽤나 심합니다그려. 하핫
나이가...
이쯤 되고 보니
세상 모든것이 가벼워지며
세상 모든것들이 보드랍게 느껴지며
세상 모든것들이 귀히 여겨지며
내 세월들이 너무나 고맙게 생각된답니다.
앞세월 뒷세월 모두가....
역시 나이라는 건
그냥 먹는 게 아니었습니다.
어려운 것들이 쉬워지고
무거운 것들이 가벼워지고
미운것들이 고와지며
슬픈기억 조차 아름다워지게 만들어 주는 게 나이먹은 탓입니다.
이제 예순 중반을 넘어섰습니다.
아직도 아름다운 나이에 서 있는 우리들...
나는
내 친구들에게
예쁜 엽서위에
예쁜 글씨로 적어 보내렵니다.
우리 나이는
무거운 짐도 즐겁게 지고 살 줄 아는 나이라구요.
그래서, 맛보여 지는 모든 것들의 농도가 더 짙고,
그래서, 늘 행복한 거... 라구요.
그 짐을 내려놓으면, 누가 와서 빼앗아 갈지 모르니
가벼운 맘으로 가볍게 지고 즐겁게 살아 가자구요.
세월의 무게
그것은 곧 살아 온 날들이 쌓아 올려 준
내 삶의 전부입니다.
다가오는 내 삶속엔, 항상
동구밖 큰나무에 노란리본을 매달아 두고
날 기다리는 그 누군가가 있다는 환영으로 채워져있습니다.
노란리본은 여기서도 저기서도 늘 나를 향해 손짓합니다.
그 리본들을
한숨 짓는 내 친구들에게도 나누어 주고 싶습니다.
우리 나이 예순 여섯.
무거운 짐도 즐겁게 지고 살아지는, 살아야 하는 나이입니다.
그래서,
맛보여 지는 모든 것들의 농도가 더 짙고,
그래서... 늘 행복할 수 있는 거랍니다.
안토니의 겨울나무
탐스럽게 맺힌 열매들은
눈 속에서도 꿋꿋하고 아름답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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