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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월, 그 무덥던 날들에

갔다. 모두들 썰물처럼 빠져나가니 빈자리가 허전타. 40여 일 남짓, 우린 작렬하는 태양과 맞서야겠다는 듯 맹렬한 날들을 보냈다. 좁은 집에서 복닥복닥 뜨거운 포도 위에서 우왕좌왕 승용차로 비행기로 내 나라 남의 나라 헤매기. 그러다 보니 땡볕도 지치고 애들도 지쳐, 이젠 매미의 마지막 연주를 고별곡으로 두 딸은 이 땅을 떠났다. 법적 자기 나라로, 이역만리타국으로. 각각 유학길에 오른지 30,32 년 만에 두 자매가 함께 온 올해, 2024 년 한여름. 역대급 더위에 놀라, 엄마를 프랑스로 장기체류를 권한다. 혹한을 걱정했더니 혹서는 더 무섭다며..ㅎ 그렇게 자매는 동반 외출을 마치고 다시 자기네 둥지로 돌아가 깨똑소리 요란하게 안부 묻는다. 빗소리 담긴 영상 보내며 "엄마~ 여긴 추워서 수면양말 신고..

일상 2024.08.31

그리고... 7월은 윔블던

# '미끈유월'이라 했던가? 스리슬쩍 봄인 척 여름인척 지나쳐 간 유월. - 만기 됐다고 문자 왔기에, 시청 가서 여권 재발급받고 - 시립도서관 이용권은 스마트폰에 갈무리 - 인근 서울대병원 가서 사전연명의향서 써두고... - 내성발톱 치료하러 잠실 나들이 두어 번 - 세상 굴러가는 소리 잘 들으려 보청기 체험... - 기타 등등 그러고 보니 제법 바빴던가? ㅎㅎ # 뙤약볕 작열하는 날엔 흘러간 영화 무작위로 찾아보기. 가까운 도서관에서 빌려 온 책 쉬엄쉬엄 읽고 tvN스포츠 채널에서 중계하는 EURO 2024 축구 보며, 프리미어 리그에 비해 너무 심심,시시해서 실망하다가 며칠 전부터는 16강전이니 조금 볼만하고.. 그러다 보니 윔블던!!! 오호호~^^ # 조코비치가 롤랑가로스 때 다친 무릎을 수술했다..

일상 2024.07.02

2024 롤랑가로스, 많이 허전했던

끝났다. 2024년도 롤랑가로스가. 페더러의, 나달의, 조코비치의 앙투카 흙먼지를 날리는 모습이 그립던 그래서 많이 허전하던 올해의 붉은 코트. "엄마, 새별을 찾아~" 큰딸이 내게 한 충고다. 새별 아니라 세상 큰 별이 있다 해도 20여 년의 情과 歲月이 담겼을까. 나달은 일찌감치 본선1R에서, 조코비치는 8강 기권으로... 그들이 없는 경기장은 허전했다. 머리카락이 동그랗게 탈모된 조코비치는 힘들어 숨을 몰아쉬며 허리를 숙이고 있는 모습을 자주 보여서, 짠하고 안쓰러운 맘에 나는 눈을 감고 가슴을 쓸어내렸다. 그들도 떠날 때가 됐나 보다. 2년 전엔 페더러가 나를 눈물짓게 하더니. 조코비치는 그 와중에도 기록을 세웠다. 메이저대회 최다승, 390승. 그랜드 슬램 우승 24승 기록이라지. 지난해 스물세..

살며 사랑하며 2024.06.11

꽃철

5월 11일 탄천엔 클로버 향기 가득 내겐 꽃숲을 걷는 행복함이 가득 13일 탄천변 비탈 산책로. 이렇게 아기자기 재밌는 길은 아마도 수지까지 이어졌을 듯 15일 흐린 오전 가마우지는 날개를 펴고 깃 건조 타임에 드셨군. 클로버는 더 예뻐지는 시간. 공기 맑은 휴일 오전엔 탄천을 즐기는 사람들로, 더 명랑해 이제 아카시아꽃과 쥐똥나무 꽃향기로 온~ 마을이 흔들흔들할 때. 튤립나무엔 또 얼마나 귀티 나는 꽃이... 오호~ 벌써 맘설레네! *** 봄 한철 지천에 피어난 꽃들 올핸 너무 순식간에 사라져 버렸지. *** 꽃이 피는 건 힘들어도 지는 건 잠깐이더군 ㆍ ㆍ 멀리서 웃는 그대여 산 넘어가는 그대여 ㆍ ㆍ 꽃이 피는 건 힘들어도 지는 건 잠깐이더군 골고루 쳐다볼 틈 없이 아주 잠깐이더군 - 최영미 < ..

일상 2024.05.19

2024. 05. 07. 비 오락가락

비 오는 날엔 산책의 즐거움이... 나의 낙원, 내 집 주변 탄천. 아카시아 흰꽃 하얀 찔레꽃 노랑붓꽃 소리쟁이 초록꽃 애기똥풀의 노오랑 꽃잎 소박해 청순한 마아가렛 클로버 자운영 엉겅퀴 그리고 이름 모를 풀꽃들... 젖은 대기는 향기를 더 짙게 해 비 오는 날 탄천변은 꿈길. 빛과 색으로 소리와 내음으로 촉촉하고 부드럽게 살갗에 닿는 간지러운 봄비의 감촉까지 이보다 더 감미로울 수는 쉽게 없을. 두 시간여를 평온과 기쁨에 잠겨~^^ 나는 인근 서울대병원으로 '사전연명의료의향서'를 작성하기 위해 상담받으러 다녀오는 길. 자연은 참으로 아름답고 지구별을 살고 있는 건 기적이지만 이제 웰다잉을 위해 하나 둘 준비해야 하는 때. 마음, 참으로 평온하고 산다는 게 살아온 시간들이 내 앞에 놓여지는 오늘들이 얼마..

일상 2024.05.07

일러두기

4월 22일 월요일(위) 분당 도서관 진입로에서 도서관 앞에서 산으로 오르는 계단, 그리고 옆 건물 시니어타운 (위, 아래) 도서관에서 집으로 오는 소로 오랜만에 KT본사 사옥에 '있는' 도서관엘 갔더니, '있는'이 아니고 '있었던'으로 변한지 매우 오래된 이야기란다. 에구머니나~ 내 맘이 그대로이면 내가 애용하던 모든 것들도 그대로 있어 주는 줄만 아는 나는 바보. 그래서 이참에, 사라진 '도서대출회원증'을 재발급받을 겸 분당도서관으로 산보.. ㅎ 오마나~~~ 둘째, 넷째 월욜 휴관. 오늘이 그날? 그 덕분에 산책 한 번 오지게 잘했군. 내친걸음에 영풍문고나 갈까? 그래. 그것도 좋겠다. 해서, 서현동으로 행진~ 서점에 들어설 때의 그 기쁨, 괜스레 부자 된 흐뭇함. 그 많은 책숲에서 내손에 들려진 것..

일상 2024.04.27

카톡 까똑 깨똑...^^

내가...ㅡ *시리아에서 작은 봉지 하나 One Small Sack in Syria ㅡ 노점상인은 그래야하는 것보다 더 가득 채웠다. 그는 손님을 행복하게 해드리고 싶었다. 숯불 냄새가 짙은 구운 피스타치오를 갈색 종이 봉지 구석구석으로 흔들어 채우고는 가장자리를 접으며 미소지었다. 그는 말했다, 아주 좋은 너트지요. 알레포까지는 먼 길입니다. 알레포에 인사 전해주세요. Naomi Shihab Nye 의 시를, 아침에 만났다우. *** 향기로운 그녀가... 답톡봄빛보다 따사로운 마음을 이 아침에 만납니다 세상 곳곳이 따사로움으로 가득하기를 이 아침 바래봅니다~^^ 어제는 수달래가 모과 나무가 수수꽃다리가 향기롭게도 피었더라구요~^^ *** 어제 오후 큰애가... Bonjour, maman~ ♡ 임플란트 ..

일상 2024.04.18

'이제 고마 치아라마!'

4월 3일 집 앞 산책길 4월 5일. 탄천 인도교 위에서 4월 7일. 탄천 우안에서 오늘. 탄천, 이마트에서 오다가, 그리고 내 집 앞 큰길 車道 *** 나는 소위 '조국사태'를 보고 듣게 되며 정치라는 것에 보다 구체적이게 관심이 생겼을 게다. 생후 7개월 만에 조국광복을 맞이한 나. 이 나이 되도록 수많은 역사적 사건을 겪었겠지만, 그냥 통과하거나 휩싸여 지나친 듯 '내 고뇌'는 아니었다. 운동권 학생을 둔 엄마였으나, 반대하지 않았고 응원하지도 않았으며 엄마로서 그의 안위만 걱정하고 보살폈을 뿐이다. 그러던 내가 윤정권이라나 뭐라나 이 어처구니없는 시절을 살면서는 뉴스조차 보지 않고 지내다가 조국혁신당 창당 후 조국 교수님의 선거유세를 보며 위안을 받게 됐다. 그간 김어준의 유튜브로 연명을 하였다고..

봄소식 전해볼까나?^^

오랜만이네. 매일 이웃집엔 드나들면서 내 기척은 없었으니 쪼메 낯선가?ㅋ 아침에 千步걸어, 개울 건너고 101 계단 올라가 모닝커피 마시고 책 읽고, 적당한 시간에 돌아와 그림 그리고, 티브이에서 유럽리그, 영국리그 축구 보며 기운 돋우고 또 책 들고나가 해바라기 하며 독서삼매. 새들 바라보다가, 햇살 감탄하다가, 동네가 지루하면 백화점 순례하기. 서점 들어가 책 뒤적이기. 친구 만나 맛난 거 매식하며 수다 떨기. 대강 그러다 보니 봄이다.ㅎㅎ 이제 수채화 작업 때 개칠은 많이 줄고 그리는 즐거움은 불어났지. 호홍~ 다행이야. 잘하고 있어. 어제는 백화점 부근에서 총선 선거 운동 나온 아줌씨가 내게 반갑게 웃으며 다가와 말 걸기에, " '날리면'을 날려줄까요?" 했더니 겸연쩍어하며 얼른 피하더군. 그 아..

일상 2024.03.26

2024 호주 오픈 테니스

그랜드 슬램 중 올해 첫 번째로 시작되는 호주 오픈 테니스가 방금 끝났다. 1라운드에서 조코비치는 18살의 발 빠르고, 팔 강하고, 눈 예리한 디노 프리즈미치(크로아티아)에게 잡히고, 밀리고... ㅎㅎ 내속을 어지간히 태우더니. ㅋㅋ 준결승에선 22살 야닉 시너(이태리)에게 패했다. 즈베레프와 메드베데프의 준결승, 나는 즈베레프를 열심히 응원, 에휴~ 이번엔 즈베레프가 끝내 내속을 까맣게 태워주는군. 지난해부터 내가 주목하던 알카라스는 어디쯤에서 벌써 낙방한 거야. 나달을 닮은 듯하여 맘에 넣어 두었었는데. 1라운드에서 그의 경기를 본 울아드님 말쌈이 "알카라스는 헝그리정신이 쏙 빠진 것 같던데?" 하더군. 아들 눈이 예리했나 봐. 어제 여자 단식 결승, 중국 선수 정친원의 웃는 모습이 아름다웠지. 사발..

살며 사랑하며 2024.01.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