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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분에 5유로~~

아들과의 한 달 동안 여행을 마치고 아들이는 귀국, 오마니는 딸들과 파리를 어슬렁~^^ 어제는 루브르에 출장나간 따님 따라 나는 뛸르리 정원에서 놀았다. 요 며칠 동안 햇볕이 쨍쨍~ 찬란한 5월이의 진면목을 뽐내는 중이다. 아들이가 예 있을 적에 그랬으면 을매나 좋아. ㅠ 암튼, 각설하고... 뛸르리의 바생에선 예쁜 아가들이 막대기로 돛단배를 떠밀어 배를 띄우기에 즐겁다. 지금 세월이 어느 세월인데.. 막대기로 배 띄우기라니!^^ 1850 년부터 해오던 놀이란다. 난 파리의 변치 않는 오래된 것들을 좋아한다. 어제 그곳에서 그리도 오래된 놀이를 보게 될 줄이야. 30분에 5유로란다. 173 년 전에는 몇 프랑이었을까? 행복한 일이야. 참으로 즐거운 풍경이었어. 그러나 아기들은 조금은 안타까워 보였다. 밀..

파리에서 2023.05.04

호모 비아토르

집 떠나온 지 23일째. 지금은 아들이랑 부르고뉴를 헤매는 중. 들녘이 얼마나 너른지 매일 '원의 중심을 달리고 있다.' 끝이 보이지 않게 360도 펼쳐진 평야, 노오란 유채꽃과 초록초록 밀싹, 아직은 앙상한 포도나뭇가지들이 풍요와 평온을 선물하는 곳. 부르고뉴 시골에 숨어있는 중세 마을, 매일 한 곳을 탐방하다 보니 이젠 모두 헷갈리네. ㅎ 암튼 우린 이러고 다닌다. '호모 비아토르 (여행하는 인간). 인류는 걸었다. 끝도 없이 걷거나 뛰었고, 그게 다른 포유류와는 다른 인류의 강점이었다. ' 김영하의《여행의 이유》에서 읽었지. 숙소에서 조식 간단히 하고 길을 나서면, 종일 차로 이동하거나 걷는다. 아들은 가끔 풍경 스케치를 하고, 나는 가끔 '죽는 날까지 걷고 싶다'라는 헛소리를 뱉는다. 우리의 숙소..

파리에서 2023.04.13

경칩 / 주용일

땅이 풀린 것이 먼저였다 나뭇가지에 젖이 핑그르 돌고 껍질 속 벌레들이 꿈틀 한 것은 그 다음이었다 배고픈 새가 날아들어 나무 쪼는 소리 산 메아리지고 문득 너를 생각하며 내 가슴 속에서 개구리들이 폴짝폴짝 뛴 것은 그 다음 다음이었다 🧚‍♀️🧚‍♀️🧚‍♀️ 2023. 03. 05 절기는 경칩 오후 4시 ~ 6시 날씨가 한결 포근해졌다. 탄천 우안을 두 시간 가까이 걸었다. 버들강아지 표정이 간지럽다. 보드라운 봄이 한껏 가차이 왔다. 내가 자꾸만 웃고 있다. 💃💃💃 개구리는 폴짝 뛰어나오련만 나는 게걸음으로 옮겨가며 폰카 셧터를 눌러댔다. 시보다 못할 바 없는 저 물그림자들의 기하학

일상 2023.03.05

뭐니 뭐니 해도 벗은 책이 최고

벗은 책? 책이 벗었다고? '옷을 벗고 색을 입다'라는 말은 들어봤다고? 아니 아니, 친구는 책 친구가 최고~ 하 수상한 정치판 이야기에 왕짜증 돋는 요즈음 하루 종일 도서관에 앉아 열독에 젖는 시간 최고! 고개 들어보니 서녘엔 놀이 붉다. 오호~ 어느새 저리 고운 색을 입었을꼬. 하늘이 입는 색은 시시 때때 환희롭다. 지구별에서 가장 못된 무리는 인간이겠지? 책이나 벗하고 하늘, 별, 꽃, 달, 토끼, 송아지, 강아지, 고래, 새우, 다람쥐, 염소, 노루, 아기고양이, 새, 새들, 새 떼... 그들을 떠올리자. 읽던 책 읽고 싶은 책 몽땅 대여해 왔다. 《 어두운 상점들의 거리 》 - 파트릭 모디아노 《 어느 어릿광대의 견해 》 - 하인리히 뵐 《 백일법문 》- 성철스님 법어집 上 뭐니 뭐니 해도 벗은..

일상 2023.02.08

파랑새 만나서 기쁜 날

오전 산책 마치고 돌아오던 길 집 근처에서 떼 지어 날아다니며 산수유 열매를 쪼고 있는 파랑새를 만났다. 얼마나 기쁜지~~ 본홍보랏빛 섞인 밝은 회색 등에 검은 머리, 하얀 턱밑과 배부분, 날아오르면 파란빛이 언듯언듯 보이니 아름답다. 그간 못 보던 예쁜 새들, 한참을 따라다니며 폰카로 담느라 애썼네. ㅎ 오후에 구글링해 보니 '물까치'란다. 오호~~ 처음 만난 예쁜 새 이름도 알게 되어 기쁘군. '물까치!' # 아래는 검색 내용 [ 물까치 ] 학명 : Cyanopica cyanus 참새목. 까마귀과 성조 37cm 정도 무리 지어 생활 5월에 산란, 16~20일 부화 부화 후 20일쯤 경과 이소 잡식성 한국ㆍ일본 분포 각설하고. *** 아침 뉴스공장에서 김어준씨와의 인터뷰 녹화 영상에서 처음 보게된 조 ..

일상 2023.02.07

111일 동안

파리에서 내 집으로 온 지 오늘이 111일 째. 그간 무얼 하며 지냈을까. 세월 무심히 흘러, 온 듯 간 듯 흔적도 없어라. 사라졌다 해도, 드문드문 기억의 갈피를 뒤적여 본다. # 도서관에 가서 눈에 들어오는 책을 뽑아 읽다가 🧚‍♀️ 마음에 당기면 빌려 와 읽기. ㆍ마지막 라운드 - 제임스 도드슨 ㆍ슬픈 외국어 - 무라카미 하루키 ㆍ명인 - 가와바타 야스나리 ㆍ신경림의 시인을 찾아서 ㆍ서촌 오후 4시 - 김미경 ㆍ엔도 슈사쿠의 동물기 ㆍ두 권 더 읽었는데... ?? 제목이 까만 걸 보니, 머릿속이 하얀가 보다.ㅠㅠ 🥰 아들, 며느님이랑 함께 읽은 책 ㆍ노빠꾸 인생, 회계사 김경률 (임은정 검사의 책을 읽은 내게 "엄마, 책도 편식하면 곤란하지?" 라며 건네준...ㅎㅎ) ㆍ프랑스 스케치 - 장자크 상페..

일상 2023.01.30

2023. 01. 26. 눈 눈 눈

온종일 눈 내리다. 城南市도 대설주의보 발령. 눈밭 강아지처럼 즐겁다. 오랜만에 백설을 밟다. 집 앞 산책로 눈꽃이 목화송이 닮았어. 雪質이 곱고 보드랍고 그래서 가볍디 가볍다. 이런 눈은 더 귀하고 예쁘네! 발걸음 옮길 때마다 미안한 마음이... 오리들은 돌무더기처럼 꼼짝 않고 있군. 모두 눈 내리는 풍경에 잠겼나 봐. 두어 시간쯤 걷다 보니 눈발이 잦아든다. 왜가리 혼자서 명상에 들고, 위쪽에서 꼼짝 않고 웅크리고 있던 오리들이 그엑~그엑~ 노래하며 하늘로 날아올라 저 멀리로... 떼 지어 날아가는 멋진 풍경, 다 놓쳤네. 에구구~ 목화밭~ 목화밭~ 노래 부르게 하는 눈꽃송이 이 동네도 어여쁘게 피었군. 봄이 오면 진분홍빛깔로 화안히 웃을 영산홍, 철쭉들이 피워 둔, 수줍고 사랑스럽게 피어난 한겨울 ..

일상 2023.01.26

Vichy 7

우리가 묵은 호텔 옆건물이 Spa Vichy Celestins, 온갖 시설을 갖춘 대형 스파다. 비시의 스파에서는 노인이나 환자들이 우선이라서 예약 따내기가 어렵다. 매일 아침,점심 그곳 로비에 가서 티켓 예매 여부를 확인하기도 번거로운 일이다. 결코 적지않은 요금인데도 말이다. 의사의 처방이 있어야 우선권을 준단다. 자쿠지 좋아하는 큰딸은 포기하지 않고 줄기차게 시도하더니 나흘째 되는 날 겨우 티켓팅할 수 있었다. 호텔 야외수영장에서 수영하며 늘 바라보던 그곳, 우리도 온갖 시설을 살뜰하게 섭렵하며 종일을 스위밍풀에서, 스파에서, 소금기둥 침상에서, 자쿠지에서 또는 강사의 지도를 받으며 너른 풀에서 잼나게 놀았다. 큰애 소원 풀이~~ 소원 성취~ ㅎㅎ 여기는 오페라, 풀네임은 Le Palais des ..

파리에서 2022.12.31

Vichy에서 5

알리에 강둑 따라 길게 조성된 나폴레옹 3세 공원은 울창한 나무들과 곳곳에 숨겨진 은밀한 연못들이 예쁘더군. 긴 공원을 한 번은 위쪽에서 내려왔고 다음번엔 아래쪽에서 올라가봤는데 공원 옆의 목조건물들도 정겨움이 서린 예쁜 집이어서 살고 싶어지는... 정이 가는... 숲사이로 보이는 아담한 메종은 1863년, 1864년에 건축되었고 나폴레옹3세 가족의 작은 별장들. 'Les Chalets Napoleon III'

파리에서 2022.12.3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