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전쟁으로 파리행 대한항공의 항로가 변경됐다. 이륙 시간도 한시간 반가량 당겨졌다. 인천공항을 이륙한 여객기는 서쪽으로 방향을 잡고 우루무치 상공을 지나 위로 약간 굽은 곡선을 그으며 날다가 조지아 상공에서 거의 직각으로 우측방향으로 꺾고, 거기부터는 직선으로 북쪽을 향해 날았다. 우리의 목적지 파리는 여객기 좌석 모니터에 안내되는 항로의 북쪽 끝지점에 표시되어 있다. 장장 14시간의 비행으로 가 닿은 곳, 파리 샤를르 드골 공항. 파리는 보슬비에 젖고 있었다. 그날이 이틀전. 내고향보다 더 마음 편한 Sceaux 소나무길에서 화사한 목련의 환영인사를 받은 시각은 저녁 아홉시 즈음. 냄새부터 다른 이 동네. 한결같이 매혹적이며, 무엇보다 평온함이 좋은 곳. 좋은것만 보이고 심란스런 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