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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초에 한 번?

새 보다 더 빠르게 부리 방향을 바꾸는 새dgr를, 한 시간 가까이 따라다니느라 내 눈이 어지러워 빙글빙글...ㅎㅎㅎ ㅉㅉ거리는 소리는 들어보니 그 머리에 그 소리, 시간이 갈 수록 한 번 머리를 갸우뚱거리는 데에는 몇초가 걸릴까가 궁금 했을 뿐, 그 이상은 별 것 없었다. 나는 큰 새, 작은 새, 화려한 새, 소박하게 생긴 새까지 새라면 넘넘 좋아하는 사람이다. 그런데 새처럼 쉴새없이 갸웃거리는 새dgr를 본 이후에도 새들의 고갯짓이 여전히 사랑스러울까?... ...가 몹시 걱정스럽다. ㅠ ㆍ ㅠ *** 사진; 아들이는 어떤 새를 찾고 있는 걸까. 지난 해 가족여행 때, 세비야에서...^^

일상 2021.06.29

접시꽃 당신

접시꽃 당신 - 도 종 환 - 옥수수 잎에 빗방울이 나립니다. 오늘도 또 하루를 살았습니다. 낙엽이 지고 찬바람이 부는 때까지 우리에게 남아 있는 날들은 참으로 짧습니다. 아침이면 머리맡에 흔적 없이 빠진 머리칼이 쌓이듯 생명은 당신의 몸을 우수수 빠져 나갑니다. 씨앗들도 열매로 크기엔 아직 많은 날을 기다려야 하고 당신과 내가 갈아 엎어야 할 저 많은 묵정밭은 그대로 남았는데 논두덩을 덮은 망촛대와 잡풀가에 넋을 놓고 한참을 앉았다 일어섭니다. 마음놓고 큰 약 한 번 써보기를 주저하며 남루한 살림의 한 구석을 같이 꾸려오는 동안 접시꽃 당신은 벌레 한 마리 죽일 줄 모르고 악한 얼굴 한 번 짓지 않으며 살려 했습니다. 그러나 당신과 내가 함께 받아들여야 할 남은 하루하루의 하늘은 끝없이 밀려오는 가득한..

살며 사랑하며 2021.06.20

2021. 6. 18. ☔

미끈 유월이라 했던가? 미끄러지듯 달아나는 건 유월만이 아니야. 2020년은 마스크 마스크 하다가 달아나게 됐고, 2021년은 백신... 백신접종 하면서 지나가고 있네.ㅠㅠ 더 빠른 시간도 있다우. 해저문 뒤 너른 천변에 나가면 하얗게 핀 클로버꽃은 봉평 허생원과 동이를 그립게 해. 달빛에 웃는 메밀꽃 흉낼내고 있거든, 토끼풀꽃이 말야. 그 그리움 조차도 오래 누리질 못하지. 이삼 일 후에 나가면 싹 베어버리고 없거든. 그래도 좀 참으면 돼. 이삼 주 기다리면 토끼풀들은 다시 허생원네가 달빛 아래 걷던 봉평 메밀꽃밭을 연출하거든. 클로버꽃의 시간은 더 빨라. 오늘은 아침부터 비가 내리네. 난 비 오는 날이 참 좋아. 까치는 비가 싫은가봐. 비에 쫄딱 젖은 까치가 많이 가엾군. 내게 보이는 걸 부끄러워 할..

일상 2021.06.18

소식

이런저런 ... 별볼일 없지만 즐거운 나의 하루들. 은비는 대학원엘 진학하기로 마음 정하고 원서 제출, 입학 허가 받아냈다 하고. 친구 마농이랑 또는 알렉시랑 쏘공원으로 피크닉가면 사진 찍어 가족단톡으로 내게 보낸다. 은비 엄마는 뮈제 개방에 좋아라 파리시내 뮈제를 섭렵 중. ㅡ 엄마, 베르사유궁 성당 좀 봐. 깨끗이 닦아서 요렇게 예뻐졌어. ㅡ 엄마, 루브르 나폴레옹 3세 살롱이야. 우리 오마니 요런 데서 식사차려 드리려고 내가 예약하러 왔쥐~ㅎㅎ ㅡ 엄마, 오늘은 Musee Quai Branly 갈고얌. 엄만 물놀이 하며 시원하게 노셔. 거기 32도라메. 은비 이모는 출근길 메트로에서 3인조 버스커를 만난 이야기며... 週 이틀의 메트로 아침풍경을 자주 생중계한다. ㅡ 아코디언 2명과 더블 베이스 1..

일상 2021.06.09

芒種날 해거름에

夏安居 입제 열하루가 지났네. 고승대덕의 잔소리, 부처님의 가르침... 그 소리가 그 말씀인데, 무에그리 어려운척 써놓은 걸 읽다가 천변에 나가면 풀내음, 풀꽃내음, 그리고 아, 흐드러진 밤꽃향기. 바람에 살랑이는 클로버의 가녀린 움직임 영롱하게 부서지며 튀어오르고 흐르는 여울물 파란 하늘을 가르는 까마귀 두어 마리 수면 가까이로 여유롭게 비행하는 백로... 펼쳐진 정경이 글로 써둔 법문보다 훌륭한 게송이네?! 절기는 망종이라하고 시각은 해거름 부처님 말씀도 귓등으로 흘리는 쇠어빠진 영혼 그래, 내 세월쯤 돼봐라 南無大自然! 나무대자연!

일상 2021.06.06

<물푸레나무가 때죽나무에게> 염명순

이곳엔 슬픔만 울창하여 내가 너에게 자리를 물려주나니 우리 떠난 자리에 강한 산성비는 다시 내려도 너는 자라지 않는 사랑의 낮은 키로 척박한 땅에 뿌리내릴 것이라 향긋한 숲의 향기를 이끌고 떠날 곳을 찾지 못한 마음만 자꾸 산중턱에 감기고 다시 비가 오면 메마를 뿌리 거두지 못한 채 산성의 슬픔은 진달래 철쭉의 붉은 위험신호로 깜박이는데 섬뜩한 예감의 핵우산을 쓰고 잿빛 하늘을 나는 아이들의 꿈은 아황산가스로 덮인다 밤마다 벌목꾼의 시퍼런 도끼날 아래에서 베어넘겨지던 창창한 꿈과 수액의 아픔이 온 산을 울리던 시절에도 나뭇잎이 받쳐드는 햇살만큼은 싱그러웠던 아름드리나무의 숲 전설처럼 전해질 때 낮게 포복하며 황폐한 산자락을 움켜쥔 덤불의 산야에서 너 또한 어느 시름겨운 잡초에게 이 산을 넘겨주리니 이곳에..

살며 사랑하며 2021.05.19

비... 카톡...

어제 오후 3시 13분 '불곡산 우중 풍경' 이라며 파리로 전송. (위 사진) 큰딸 '엄마, 여기도 비와. 청소기 돌리다가 쇼파에 앉아 빗소리 들어~ 과체중 구름이 살빼는 소리도 듣기 좋으네. ㅎㅎ' 오늘 아침 8시 35분 '먼산바라기 하고 있다우.' 정다운 이들과의 단톡방에 사진 전송. '비 오는 새벽 아파트 한 바퀴 산책하다보니 새소리, 나무와 꽃의 짙은 향기 지금 이 순간 있는 그대로 여여하게 행복한 시간이... 선배님 사알짝 놓고간 선물이었군요~♡♡♡ ' 향기로운 여인의 답톡. 우중에도 작은 새들은 부지런히 날며 쯔읍 쯥~~쓰읍 씁~~ 씁씁씁 쇳소리 섞인 메조소프라노 탄천에서 들려오는 오리의 걸진 노래... 창밖 푸른 나무들 먼산 허리에 감긴 안개구름 나무내음 꽃내음 아침 냄새... 오늘도 먼산 ..

일상 2021.05.16

詩集 <꿈을 불어로 꾼 날은 슬프다>

멀리 파리에 사는 시인 염명순 님의 시집 '꿈을 불어로 꾼 날은 슬프다'가 올해 복간 되었지요. 시인의 詩는 내가 블로깅을 제법 열심히 할 때 몇편을 이 블로그에 올려둔 시도 있다우. 출판사 '문학동네'의 복간 기획의 말을 빌면 '............. 한때 우리를 벅차게 했으나 이제는 읽을 수 없게 된 옛날의 시집을 되살리는 작업 또한 그 그리움의 일이다. 어떤 시집이 빠져 있는 한, 우리의 시는 충분해질 수 없다. 더 나아가 옛 시집을 복간하는 일은 한국 시문학사의 역동성이 드러나는 장을 여는 일이 될 수도 있다. 하나의 새로운 예술작품이 창조될 때 일어나는 일은 과거에 있었던 모든 예술작품에도 동시에 일어난다는 것이 시인 엘리엇의 오래된 말이다. 과거가 이룩해 놓은 질서는 현재의 성취에 영향받아 ..

살며 사랑하며 2021.05.08

냇가에 사는 냥이를 만났지

아주 오랫동안 모습을 볼 수없어 궁금하던 개울가 얼룩냥이를 그제 저녁에 만났다. 어찌나 반갑던지! 잘 지내고 있어 얼마나 고마운지! 커다란 나무가지에 앉아 먼곳바라기에 빠진 냥이를 부르고 또 불러 내 곁으로의 초대 성공. ㅎㅎ 내게 몸을 부비고 쓰담쓰담을 행복한듯 즐기고 있던 순간, 커다란 개와 눈 마주친 냥이가 쪼르르 나무줄기로 피신해버렸다. 에궁~ 이렇게 섭섭할 수가... 이 저녁에 송아지만한 개는 어쩌자고 산책로를 위협하며 나다니는거람? 미웠다. 냥이와의 달콤한 스킨십이 막을 내리게 되다니. 얼마만의 만남인데... 에잇 ? 안위가 궁금하고 보고팠던 냥이를 만나기 전, 흐드러진 흰꽃이 탐스럽게 핀, 수형 멋들어진 버드나무와 만났던 이야기를 해야겠다. ㅎㅎ 무슨 꽃이 저리도 탐스럽게 한가득 넘실댈까?...

일상 2021.04.23

나는 그곳에서...

엄마, 별일없으시면 내일 나랑 데이트 하실까? 어제 초저녁 산책을 즐기며, 냇가 나무에 동그마니 앉아 있는 고양이를 애타게 부르고 있는 내게 온 아들이의 톡. 그렇게 번개데이트^^ 약속을 하게된 母子는 오늘 내집에서 만나 브런치를 함께하고 이곳에서 한 시간 남짓 거리의 화성시 바닷가 마을 전곡마리나엘 갔다. 며늘이는 火,木엔 수업. 해서 난 아들이를 독차지.*^^* 우리나라에도 요트 계류장이 있네~ 나는 지금 라스페치아나 모나코의 작은 항구에 서있는 느낌이야. 내나라의 이런 풍경을 본 적없는 내겐 다소 신기했고 다소 감동스러웠다. 하하~ 한심한 발언이다.ㅋ 하늘은 희뿌옇고 기온은 4월에 어울리지않게 높은 4월 중순의 하루, 모자의 번개데이트로 예기치못한 먼곳으로의 여행을 다녀 온 기분에 젖은 즐거운 봄날..

일상 2021.04.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