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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10. 05

# 오늘은 우리 까비가 지구별에서 사라져 가버린 날. 파리엔 비가 소나기로 쏟아지고, 서울엔 왼종일 찌뿌등, 웃을까 울까 망설인 하루. 지난해 오늘 이 시각 즈음엔 엄마가 까비의 비보로 너무 슬퍼하는 게 모두들 마음쓰여, 큰딸 명으로 아들이 엄마집으로 1박 특사로 파견되기도 했었지. 그리도 슬프던 까비의 상실도 시간 흐르니 그런대로 잊고 살고 있구나. 세월이 약이라는 말, 내게도 역시 진리. 우린 오늘 까비의 사진들을 나누어 보며 좋은 나라, 아름다운 마을, 괜찮은 집에서 살다 간 까비를 다행스러워 했다. 안타까웁고 미안하고 그리운 마음들의 위안이겠지. "까비야, 보고싶다. 그곳은 어때?" # "며칠전 뉴스에서, 독일 어느 거리에서 기자가 시민에게 총리 메르켈에 관해 인터뷰 한 걸 보도하던데 한 독일 남..

일상 2021.10.05

'하염없이 무엇을 생각합니다'

구월 저물어 시월이란다. 여름 저물어 가을이란다. 하염없이 달아나는 시간... 개여울에 앉아 '하염없이 무엇을 생각한' 시월 첫날. # 뉜가를 주려고 들고 나온 황금향귤 두 개 받을 사람이 자리에 없으니 그냥 산책길로. 여울소리 요란한 징검다리 내 지정石에 앉아 귤껍질을 물에 흘려보내고 귤알갱이들을 반으로 잘라 물에 던진다. 백로가 먹든 잉어가 먹든... 아니면 물에 흩어져 사라지든... 환경오염은 아닐까? 잠시 주춤. # 커다란 잉어 네댓 녀석이 신나게 노니는 걸 한참동안 보며 쟤들은 무슨 생각하며 살까? 참 즐겁게도 사네. 즐겁단 걸 더 보여주려는 듯 퍼드득 철벅 한 녀석이 점핑. 그래? 고마워. 무거운 내 맘이 즐거워지려 하네. # 여섯 살 더 많은 내 오라버니, 일흔 넘도록 테니스, 여든 무렵까지..

일상 2021.10.01

서녘 하늘 멀리엔

# 西天을 바라보는 마음은 언제나 그리움으로 차오른다. 서녘 하늘 아래 저 멀리 그 어드메에 있을 아름다운 마을과 그곳에서 만났던 강아지, 고양이, 까마귀... 그리고 정겨운 사람들. 다시 만날 수 없을 時間과 瞬間들. 그녘에 살고 있는 피붙이! # 가을 바람 살랑부는 저녁이 되면 산책겸 마트엘 간다. 가고 오는 길엔 내 좋아하는 다리를 건너게 되지. 아주 천천히, 천 천 히. 서천에 홀려 아예 한동안을 서서 꿈도 꾸고, 혼자말로 안부도 묻고, 안부를 전하고. 해저문 하늘가엔 언제나 그리운 것들로 가득하다. *** 사진 : 돌마橋 위에서 1. 08. 29. 19:36 2. 09. 04. 19:31 3. 09. 09. 19:27 그리고 은비의 東天, 09. 06. 05:59

일상 2021.09.11

어제 오전에...

# 가을장마, 빗줄기가 굵다. 분당서울대병원 올라가는 길 가 마로니에는 갈색잎을 흔들며, 동그란 마롱을 익힌다. 예기치 못한 만남에 '아! ~' 반가움이. 저 먼 데... Parc de Sceaux... 그곳에서도 마롱은 지천으로 익고 있겠네. # 집앞에서 '강아지 모녀'를 바랑에 넣어 메고가는 여인을 만났다. 예뻐서 사진을 부탁했다. 기쁜듯이 모델이 되어주더니 "여기 와 보세요. 이 비바람에도 얘들이 여기서 살고 있어요."라며 산수유 이파리를 가리킨다. 이파리 뒷면에는 '보석가족'이... 오모나~~~ 초면에도 자신이 발견한 벌레를 내게 보여주는 그 여인이 보석 닮은 딱정벌레만큼 예쁘게 보였다. # 집에 들어와서, 창밖 산수유나무를 보다가 예쁜 벌레가 보고파서 다시 내려가 한참동안 보고 왔다. "이 비바..

일상 2021.08.25

百千萬劫難遭遇

아침 저녁 바람이 서늘하다. 한 주 후엔 처서. 절기의 변화는 오묘를 너머 신묘하다는 생각마저 들게 한다. 햇님도 아침 6시 반을 지나야 동산 위로 올라선다. 초록은 누릿누릿 지쳐가고 매미들 노래도 한결 띄엄띄엄. '구우 구우 구~ ' 아직도 짝을 부르는 비둘기만 여전하다. 하안거 해제날이 일주일 남았다. 석 달도 금세 같구나. 그간 스물세 권의 불법서적을 탐독하는 재미가 컸다. 얇게는 70여 쪽, 두꺼운 거라야 240여 페이지의 책이지만, 그 내용의 깊이가 만만찮으니 두뇌운동엔 장거리 마라톤이기도...ㅎ '너어무우 덥다'고 징징대던 날은 있었기나 했던가? ㅋ 이 길고 긴 코로나바이러스의 날들도 그렇게 꿈결처럼 잊혀져 버렸으면 좋으련만. 에혀~ *** "여러분 스스로 향상할 수 있는 사람임을 잠시도 잊지..

일상 2021.08.15

은비, 노르망디 시골집 살이 2週

은비 어릴적부터 자매처럼 지내는, 한 살 위 마농. 마농 부모님이 2년 전에 마련한 노르망디 시골집. 은비는 두 주동안 이런저런 시골 살이에 재미들려 '시골 가서 살자' 타령 중이라지.ㅎ 폐팻트병에 전선 감아 꽃병 만들어 아침마다 들꽃 꽂고, 바비큐 화덕 만들어 호박 굽기, 흙빚어 찻잔 만들고, 수놓아 컵받침 만들고. 1헥타르나 되는 마당의 잔디 깎기.ㅎ 아침마다 산책하고 돌아 오는 길에 이웃집 말이랑 라마랑 바지입은 닭들이랑 이야기 나누고. 동영상 찍어 보내고. 영상 속 닭 소리며, 맑게 흐르는 또랑물 소리 바람 소리 아침 햇볕 소리... 어찌나 좋은지. 은비 솜씨 화덕에서 활활 타오르며 내는 장작불꽃 튀는 소리는 또 어떻고... 으휴~~~ 은비가 시골살이 떠나기 전에 내가 먼저 가고잡다.^^

일상 2021.08.08

진짜진짜 너무너무 더업다아~~

기상청에선 연일 35~6도를 예고. 大暑에 알맞는 폭염, 염천은 새벽부터 이글이글. 8월 初까지 이럴 거라니 어머나 어쩐대~ ㅠㆍㅠ '독서 샤워' 이말 차암 신선하다. 夏安居 中인 내게 딱 좋은 말. 하안거 입제 59일차, 매일 불교서적을 읽고 Summary, 함께 공부 시작한 도반들과 나누는 단톡방에(단톡? 3명 ㅋ) 옮기는 즐거움이 더위를 잊게하는 소소한 일락. 독서 샤워~~^^ 냉장고 문을 수십 번 열고 냉음료 냉과일... 그중에 가장 매력있는 건 냉동고에서 땡땡하게 얼고 있는 바나나 살짝 녹여 쫄깃하게 먹기. 아~ 시원 달콤 쫄깃.ㅎㅎ 에어컨을 켰다가 코가 맹맹~ 머리가 띵~ 지끈지끈해지면, 선풍기로 바꾸고... 선풍기 바람도 싫어지면 大字로 누워 손풍기(약국에서 얻은 부채) 살랑살랑~하며 문패 ..

일상 2021.07.23

어느 구름 멋진 날

ㅡ엄마, 드라이브 가자. ㅡ주말에 차 막혀. ㅡ괜찮아, 은희가 날씨 좋다고 엄마랑 드라이브하래. 아들이랑 길을 나섰다. 엄마의 백신접종 지킴이로 온 아들, 멀쩡한 엄마와의 나들이. ㅡ오늘도 목적지는 서프라이즈? ㅡ응, 어디일 거 같아? ㅡ강원도 쪽? ㅡ응. 수많은 터널을 통과한 후 대관령 숲을 지나고 있다. ㅡ와~~ 대관령 부근 숲이 이렇게 근사했어? ㅡ그러게, 오늘따라 숲이 더 울창해 보이네. 네하르에서 론다로 넘어가던 산등성이 풍경 생각나지, 엄마? ㅡ거기보다 숲은 여기가 더 좋네~~ 와우~~ 숲길은 좁았다. 왕복 2차선이긴 하지만 구비구비 휘어진 길, 맞은 편에서 불쑥 나타나는 차가 위협적이다. ㅡ아들, 근데 바닷가는 아닌가벼. ㅡ글쎄 자꾸만 산으로 가지? ㅎㅎ 기대해 보셔. 좁다란 산길을 구비구비..

일상 2021.06.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