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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 05. 20

은비 어제 아침 한국으로 향하는 여객기에 앉았다. 오랜만의 한국행. 항공료 저렴한 눔으로 골라~ 골라~^^ 은비의 루프트한자는 나의 대한항공보다 무려 1/4 값. 거의 매일 저녁 9시 반이 되면 모녀 3代가 오손도손 즐기는 아파트 정원 산책, 어제는 두 모녀만 나가서, 늘 쓰담쓰담 하는 고양이도 만나고, 멀리 에펠탑의 보석같은 샤인스타를 둘이서 바라보았다. 은비의 여행 일정을 이야기하며. 오늘 은비가 없으니 우린 좀 쓸쓸한 기분에... 설상가상 비도 내리는... 가라앉은 분위기가... 은비, 30여 일의 한국 나들이가 즐겁기를! *** 사진, 좀전에 찍은 부엌에서... 은비방에서... 오랜만에 비 내린다. 가만가만, 부슬부슬~

Sceaux에서 2022.05.20

달무리진 밤

열나흘 달이 한껏 둥글다. 짙푸른 밤, 달무리는 어찌나 고운지. 좀전 큰딸이랑 함께 본 한국 티비 드라마에서 듣게 된 대사를 생각나게 하는 오늘 밤 풍경. "저녁이 되면 바람의 방향이 바뀌는 것도 달이 창으로 떠오르는 것도 이곳에서 알게 됐어." "사람을 안다는건 참 신기한 것같아요. 그 사람만 오는 게 아니라 몇개의 우주를 달고 와요." 밤이 깊어 침대로 갈 시각 나는 거실 쇼파 위에서 담뇨를 덮고 눕는다. 이 밤, 저 황홀한 달을 오래도록 보고파서. 창밖 달을 보며 누워 있으니 어릴 적 마루에 누워 달을 보던 때가 그리워 너무도 그리워 눈시울이 뜨끈해진다. 달빛 아래 잠들 수 있는 이 집이 너무 좋구나. 2022. 05. 14. 23 : 48 쇼파에 누워, 달보며 기록해 둔다. *** 사진 ; 창에 ..

Sceaux에서 2022.05.15

2022. 05. 09

어제 (5월 8일) 승전 기념일 홍 푸앙에 나부끼는 깃발, 승전 기념일에 게양된 국기는 프랑스, 영국, 독일 기. 작은딸에게 왜냐고 물었더니, "쏘 시청에 있는 깃발이 저것밖에 없는겨~ "ㅋㅋ 오후 2시에 (5월 9일) 큰딸이랑 Parc de Sceaux 푸른 공간 복판에 자리 잡고 누워 책 읽고, 샌드위치랑 과일 먹고, 하늘 보고, 바람 보고, 깔끔하게 깎은 잔디는 줄무늬 카펫이 되어주고... 어릴 적 먹던 사브레 라는 비스켓을 사온 큰딸 하는 말, "엄마, 우리 어릴 때 먹은 사브레 포장지의 에펠탑 그림 생각 나? 그 과자포장지에서 보던 에펠탑을 20여 년 후 파리에서 보게 된 감회가 아직도 생생해. 난 이곳에서 만나는 사람들에게 가끔 그 이야기를 해. " 오만얘기를 하고 깔깔대고... 시들어 익기 ..

Sceaux에서 2022.05.11

즐거운 일, 책 읽기

' 나는 이 세상에 빚과 의무를 지고 있다. 나는 30년간이나 이 땅 위를 걸어오지 않았나! 여기에 보답하기 위해서라도 그림의 형식을 빌어 어떤 기억을 남기고 싶다. 이런저런 유파에 속하고 싶어서가 아니라 인간의 감정을 진정으로 표현하는 그림을 남기고 싶다. 그것이 나의 목표다. 이런 생각에 집중하면 해야 할 일이 분명해져서, 더 이상 혼란스러울 게 없다. 요즘은 작업이 아주 느리게 진행되고 있으니, 더욱 더 시간을 낭비하지 말아야 하겠다.' [반 고흐, 영혼의 편지 ] 중 *** 몇 해 전엔가 읽은 책을 또다시 손에 잡았다. 빈센트와 테오가 나란히 누워있는 오베르 쉬르 우아즈의 아이비 초록 넝쿨 뒤덮인 묘지의 적막 속 그들의 사랑을, 다시 가서 위로하고 오겠다는 마음이 인다. 스스로의 의지나 욕망으로 ..

Sceaux에서 2022.05.09

나의 마들렌 숲

마르셀의 마들렌처럼 내겐 천궁이란 다른 이름의 나의 마들렌이 있다. 오늘 그 숲을 찾아 오후 한나절을 보냈다. 황지우의 시집을 안고 가서 시인의 언어들과 노닐기도 하며 나의 마들렌이 가져다 주는 예쁘고 그리운 날들의 회상에 젖어, 한나절이 짧았다. 저 수풀 속 어드메 쯤에서 내 옛날 흩어진 이야기 한자락 바람에 묻어 올 듯도 하여... 💃💃💃 아, 의식의 흐름이라니! 몽상이래도 좋고 몽환이라도 이쁜... 행복한... 나의 마들렌 수풀 속에서. *** 2022. 05. 03. 저녁놀 고운 시각에 적어 둠

Sceaux에서 2022.05.04

2022. 05. 01

노동절 뮈게-은방울꽃-선물하는 날 큰딸은 노동절 아침부터 노동자가 돼야한다며 전날 엄마께 미리 선물. "은퇴한 노모의 노동절을 축하? 암튼 행복 만땅이얌~" 5월 첫날 오후 하늘 푸르고, 바람 쌀랑 불고, 아침보다 한산해진 거리엔 쓸쓸한 은방울꽃 아찌들의 쓸쓸한 좌판. 책읽는 일로 노동을 대신하고 있는 팔자 늘어진 은비 엄마의 엄마... [지리의 힘] 팀 마샬 2016 마로니에가 셩들리에를 밝혀 둔 쁘띠 샤토 정원에서 행복한 독서. '수년 동안 미국과 쿠바는 서로의 주위를 조용히 맴돌기만 했다. 2015년 국교 정상화가 이루어지기까지 그들은 부분적인 돌파로 이어지는 탱고만을 추었을 뿐이다. 복잡하게 스텝이 꼬이지만 않도록 슬쩍슬쩍 눈치만 주면서 말이다. 그러나 북한은 혹시 플로어로 나가자고 할 신청자가 ..

Sceaux에서 2022.05.02

2022. 04. 24

오늘 우리 은비는 대통령 선출을 위해 투표장엘 다녀왔다. 1차 투표 때는 진보진영의 후보에게 투표했으나 지지율 3위에 그쳐, 하는 수 없이 2차 결선에서는 보수로 기우러진 중도 노선을 지향하는 후보에게 표를 주었단다. 극우에겐 주기 싫으니... 마크롱은 연임을 지켜냈다. 상 드 마르스에서 군중에 둘러싸인 마크롱의 환하고 힘찬 얼굴을 보며, 왜 나는 한숨을 쉬었을까. 얼마전의 내 나라 대선 결과의 그날이 떠올라서지만 이런 맘을 무엇으로 달래고, 해결할 길이 보이지 않으니, 이 한숨은 길어질 것같다. 깊어지지나 않으면 다행.에혀~ 이나라 민심도 극우쪽으로 기울고 있어 걱정. 오늘 유시민 작가의 [어떻게 살 것인가] 읽기를 마쳤다. '모든 선거에는 승자와 패자가 있다. 내가 열렬히 지지한 후보의 당선이 내게 ..

Sceaux에서 2022.04.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