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

'오리 2字'가 많은 날에

eunbee~ 2022. 2. 22. 22:22

작은 딸이 유치원 가기전 익힌 글자는
오로지 한 글자, 아라비아 숫자 2.^^
연년생 자매를 같은 해에 유치원에 입학시키니
한살터울 큰애는 서너살 위 언니처럼 동생을
돌보고 챙겼다.
그리기, 쓰기는 물론 동생의 신발 안의 모래까지
털어주며 유치원을 함께 다녔다.

큰애는 네댓살 때 TV자막을 눈으로 익히며
혼자서 한글 마스터. 숫자는 피아노책에서...신통방통.
어느날 큰애 손잡고 길을 걷는데, 가게들의 간판을
줄줄이 읽어내려가서 엄마는 얼마나 놀랐는지.
아마도?, 어쩌면?, 혹시?? 나는 천재를 낳았는지도 몰라.
피아노를 3년쯤 배우더니 예닐곱 살 땐, 눈감고도
여든여덟 건반의 음을 다 아는거야.
옳거니 천재를 낳았구나! 내가! ㅋㅋㅋㅋ

오리 2字로 스스로 '만족해'^^ 하던 작은 딸은
커가며 세상살이 적응, 활용에 눈빠르고
큰딸은 순진무구, 어리벙벙~~ㅎ.ㅎ
이역만리에서의 두자매는 서로의 역할이 바뀐다.
작은딸은 살뜰하고 센스있게 언니노릇 하며 산다. 다행!
자기 언니를 '팥쥐'라 부르며... 대세 반전 ㅋ

1992년 2월 어느날 프랑스로 유학 떠난
작은애의 타향살이
몇 해런가~
어언 30년.
뒤따라 간 큰애는 28년.
한국 살이 보다 프랑스 살이가 엄청나게 더
길ㅡㅡㅡ어졌다. ㅠㅠ

에구구~ 각설하고,
작은딸 프랑스 생활 30 주년을 기념하며,
오리2字 가득 담긴 날, 집콕 백수로 심심한 엄마는
기념 포스팅이라도 해두는 거다.

무려 오리 10자매를
작은딸 어릴적의 서체 흉내내어
그려넣으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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