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ceaux에서 161

구름은 역시 빠리야

은비가 한국을 다녀 온 며칠 후 구름 사진을 내게 보내며 덧붙인 말, "구름은 역시 빠리야" 요즈음 비가 오락가락하고 회색빛 하늘이 자주 보이더니 어제는 하루종일 파란 하늘에 멋진 구름... 여행 떠나고 싶게.^^ 더구나 큰애네 집은 하늘을 실컷 볼 수있는 탁 트인 곳. 남북 방향 모두 시원스런 전망. 하늘바라기 명수인 내겐 최고!^^ 그제 저녁 아홉시를 넘긴 시각엔 고운 노을이... (사진 1) 어제는 오후 내내 멋진 구름이...(2~4) 오늘 일출은 또 어떻고! 읽고 있는 (이 책 몇번을 읽는지) '인간의 대지', 생 떽쥐페리를 자주 길 잃게 하는 구름이 저렇게도 멋지다니... 하늘을 드넓게 만끽할 수 있는 이집에선 하늘바라기로 하루를 보내도 좋다.

Sceaux에서 2022.08.22

2022. 08. 15

순자 / 허필연 오늘 그 순하디 순한 순자를 만났다 순자는 내 초등학교 친구 선생님께 야단맞고 교실에서 쫓겨나던 날 산모롱이에서 동무해 준 순자 상고 나와 신설동 밍크담요 대리점에 취직한 순자 억지거리 대학생이 된 나를 부러워하면서도 눈치보며 자장면 한 그릇 더 시켜주고 사장님 몰래 전화하라고 망 봐 주던 순자 그런 순자를 화가에게 뺏겼다 십년하고도 팔년이란 세월을 란 치는 남편 먹 갈아 준다고 평일을 몽땅 바치고 나머지 하루는 하느님께 찬송드려야 한다고 날 볼 수 없다던 순자 순자는 나를 잊었나? 오손도손 오리를 걸어 순자는 냇길로 십리, 나는 산길로 십리 아쉬움이 머물던 그 자리 새말 갈림길 내려다보면 순자는 아득한 점으로 사라지고 그 아득함이 이제 순자와 나의 거리가 되어버린 듯 그런 순자가 오늘 ..

Sceaux에서 2022.08.15

무슈 상페도 가셨어요

내가 좋아하는 Jean-Jacques Sempe (1932.08. 17~2022.08. 12), 어제 오후 뉴스에서 그가 지구별을 떠났다고. 어느 해 로베르가 내게 선물한 [사치와 평온과 쾌락] 위트와... 따스한 시선이 좋았던 보고 읽고, 또 보고 다시 읽게 하는 좋은 이야기 그림책. 검은 고양이 내게 말하네 "eunbee, 당신이 그리도 좋아하는 무슈 상페가 떠났어요~" 큰딸은 그의 [꼬마 니콜라] 시리즈로 불어를 익혔다지. 안녕히 가세요~ ㅠ.ㅠ 정말 정말 좋아하는 책들 선물처럼 남겨 주셔서 감사해요~ ^^* 난 오늘 한국에 있는 아들에게 상페의 책을 주문 부탁 했지. 참으로 행복해지는 그분의 책들..

Sceaux에서 2022.08.13

이런 기사를 읽고

로 시작되는 '서울=뉴스1'이서영 기자의 기사를 대강 발췌해 본다. 12일 워싱턴 포스트 발 뉴스 게리 킨(59세)은 500m지하동굴 탐험 중 그의 헤드라이트에 비친 개를 발견. 그 즉시 사진 찍어 긴급 구조 대원들에게 도움 요청, 시장도 달려 오고. 동굴탐험 30년 경력의 릭(66세)도 합류. 수직등반, 포복자세로 기고 걷기를 15분, 손에서 손으로 안아 옮기며 1시간 여의 작전으로 구조 성공. 죽기 직전에서 구조된 '애비'라는 이름의 혼혈 푸들, 개가 실종된 건 지난 6월 9일, 기사는 오늘 날짜. 애비의 주인은 "애비가 살아 있다는 사실이 너무도 놀랍다"고.. 릭은 "그 주 주말 동굴프로젝트에 가지 않았다면 우리는 결코 애비를 발견하지 못했을 것이다." 그리고 그후 릭은 (기사의 마지막 문장) **..

Sceaux에서 2022.08.12

2022. 08. 04

아침, 비듣는 소리가 반가웠다. 창문 열어 두고 비내음 맡으며 목련 잎에 비 내리는 소리 듣는 일 어찌나 멋진 일인지.. 큰애에게 전화 했다. 쏘공원 숲길 걸으며 빗소리 듣자고. 그랑샤토 파사드를 등지고 앉아 비 내리는 정원에 취해 있었다. 숲 길 걷는 동안 아쉽게 비 그치고... 공원 테라스 카페에서 언제나 처럼 모녀의 수다 타임. 그리고 각자 집으로... 헤어질 땐 늘 아쉬움이 마음 밑을 흐른다. 배냇병이얌. ㅠㅠ 밤새 비는 내리고 자정 가까이부터 천둥번개는 오래도록 울었다. 8월 5일 아침에 일어나니 마치 가을. 비에 젖은 정원 잔디는 더욱 노란빛을 띠어 가을빛을 부추긴다. 말갛게 씻기운 하늘은 마냥 푸르다.

Sceaux에서 2022.08.05

이사 했어요

DAUM에서의 대문사진을 안고 와, 이곳에 부려 놓으니 어쩐지 쓸쓸하네요. 오랫동안 정답게 나누던 우리들의 대화가 사라져 버린 것이, 너무도 아쉽고 아깝고 허전해요. 이사 하기 전, 즐겁게 나누던 우리의 이야기를 읽는 시간은 참으로 따스하고 아름다운 몇날이었어요. 그때의 '나'를 알아내기도 했구요. 이젠 그 많던 댓글 대화들이 옛이야기가 되었으니... 마냥 허전 하네요. 다음 블방에서의 친구들~ 고마웠어요. 아름다운 추억으로 간직합니다.

Sceaux에서 2022.07.23

무더위

뉴스에서, 프랑스 서부지역의 극심한 가뭄과 이상 기온 상승으로 비롯된 아르카숑 사구(Dune) 화재 발생은 며칠 째 진화 작업을 하고 있으나 잦아들지 않는다고... 아, 아르카숑. 파리 우리 가족들의 좋은 추억이 깃든, 아름다운 곳. 그 모래언덕에서 (어린)은비가 그리도 즐겁게 뛰어놀았는데.. 지금 시각 오후 7시 40분, 바깥 온도는 40도C. 그리도 푸르던 하늘도 뿌옇게 매연으로 뒤덮여 있으니 체감 온도는 더욱 높아 진다. 오늘 아침에는 드디어 에어컨을 창고에서 꺼내어 거실에 설치, 하루 종일 매케한 찬바람과 소음과 씨름 중. 여기는 에어컨 실외기 설치가 불가능하기 때문에 에어컨 사용이 매우 불편하다. 아예 실외기가 없다. 주름튜브에 연결된 장치를 창문에 설치하고 물받이 용기도 따로 마련해야하고.....

Sceaux에서 2022.07.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