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ceaux에서 161

귀향

[ 굿모닝 마더!!! 간밤에 고향집 꿈꾸셨남??*^^* 준비 잘해서 조심히 오셔~~~ ] 오늘 아침, 아들이가 보낸 카톡^^ 북쪽, 파리 샤를르 드골 방향 하늘. 이른 아침엔 비행운으로 가로 세로 비껴... 정신 어지러운 하얀 선들로 바쁜 하늘이 지금은 고요롭군. [ 2023. 02. 03 금 맑음 뉴스에서 보잉 747의 단종 소식을 듣는데 왜 서운해졌을까? 내가? 그 많은 시간 동안 나의 해외로의 나들이 때 보잉 747이라는 기종을 자주 이용했기 때문일까? '서운한 마음'이 많아지는 건 또 왜일까! 보잉 747 제조회사에서 마지막 비행기(화물기) 를 인도 후, 고별 비행을 할 때 하늘에 747글자를 넣은 크라운 (하늘의 여왕이란 별명이 붙었던 보잉 747) 을 새기며 비행 시작. 단종 퍼포먼스. 태어난..

Sceaux에서 2023.09.18

먼바라기, 하늘멍 하기 좋은..

아침놀빛 물들여 따스하게 피워 올리는 굴뚝의 연기 비 온 뒤도 해 난 뒤도 보여줄 것 살뜰히 챙기는... 평온, 한 줌의 휴식 같은 엷은 나른함 명랑, 상큼하게. 콧노래 부르듯. 열정과 도전으로. 조금은 너무 거셈이 거북스러운. 때로는 살폿 수줍음도... 저녁놀은 건너편 먼 마을까지 어여쁘게 치장해 주는군.이렇게 저녁놀이 가고 나면 저어기 머언곳 에펠탑에서 빙글빙글 도는 불빛, 한 바퀴 도는 시간이 몇 초나 되나? 헤아리느라...ㅎㅎ 그뿐만 아냐. 남쪽 하늘 어둠 내리면, 오를리 공항에 랜딩 하기 위해 서쪽에서 불빛 반짝이며 날아드는 비행기는 몇 분에 한 대씩 오나?를 헤아리느라... 먼바라기와 하늘멍~하기 좋은 집. 하여 내 시간들은 즐겁게 채워지고 있었지. *** 이렇게 뭔뭔 바라기 하다 보니 어느새..

Sceaux에서 2023.09.14

귀한 인연

중학교적부터 줄곳 인연 이어지는 친구, 얼마나 귀한 벗인지. 방금도 그녀에게서 카톡이 왔다. [올여름은 유난히도 덥네. 이젠 윤찬에게서 벗어나 바이올리니스트 대니 구에 빠져있어. 순수 클래식은 아니지만 다양한 장르를 오가는 그를 보면 젊어지고 싶어.^^ 이 무더운 여름도 그들이 있어 심심하지 않아. 음악을 듣다 보면 하루가 훌쩍 가버리네. 늙은이가 세월 보내기는 정말 좋은 방법이야. 머리가 가벼워지고 기억력이 회복되는 느낌이고. 항시 쏟고 싶은 이야기는 가득한데 글재주가 없으니 유감. 서늘한 가을에 털어놓을 이야기 한아름 안고 즐거운 마음으로 만나자.] "반갑고 또 반가운 소식이네. 대니 구는 또 뉘신가? 임윤찬에게 요즘 내가 잠겨 있는데 대니 구랑도 친해지게 생겼어 ㅎㅎ 호로비츠와 윤찬과 김영욱 PD에..

Sceaux에서 2023.08.20

8월도 반을 넘어섰군

코로나만큼 독하다는 감기랑 두 주 넘게 동무하고 지내는 동안 호로비츠와 임윤찬과 매우 가까워졌다. 감기, 멀리 갔나? 하면 아직 붙어있는 것 같고, 참 질긴 눔이다. 그래서 할 것 다하며 함께 논다. 틈새 산책은 잊지 않았고 틈새 반짝 나들이도 즐기면서... 8월 7일옥타곤 꺄날로 산책 갔더니 아래쪽에선 뱃놀이, 위쪽에선 수중교를 걸어 건너편으로... Parc de Sceaux 개방 100주년 기념으로 이런저런 재미거리를 마련해 뒀군. 8월 10일44km쯤 달려, 쇼핑에 나섰다. 명품 아웃렛. 두 딸들 옷이랑 아들 옷이랑, 며느님 친정엄니 추석 선물로 쟈켓 하나 장만했다. 며느님 선물은 아들 편에 이미 보냈으니.. 생략. ㅎ 오늘, 우리나라 광복절회화나무 꽃잎 지는 길 따라 아침 산책. 공원 문 앞에서 ..

Sceaux에서 2023.08.15

사진 일기

2023. 07. 04 작은 사위 생일이네? 축하 문자 날리고.. ㅎㅎ 창밖 내려다보니, 내 야외 독서용 벤치에 낯선 분 앉아 계시기에 Parc de Sceaux로 나갔다. 가는 길 이렇게 예쁘고 12번지 앞 벤치에서 한 호흡... 공원 노천카페에서 에스프레소 한잔으로 자리값 지불하고 읽다만 장-폴 뒤부아의 '프랑스적 삶' 다 읽었다. 까마귀 인사받으며... 차암 자알 쓰인 소설. 엄청(국민학교 5학년 때 담임 선생님께서 -유선희 선생님- '엄청'은 충청도 사투리라셨다) 잘 쓴 소설이네. 7월 12일 오전베란다에서 향기가 쏟아져 나가 봤더니 백합이... 은비 친할머니 생각나게 하는 백합. 그분은 이미 고인되신지 오래전인데 꽃으로 해마다 손녀 방을 향기로 채우시네. 오후저녁노을 사라지기 전에 산책 나간다 ..

Sceaux에서 2023.07.13

Tilleul(티욜)의 계절

큰애네 거실에서 정원을 내려다보면 건너편 아파트 8층 높이까지 무성하게 자라고 있는 우람한 티욜이 세 그루 서있다. 3월 말까지만 해도 이 집 거실에서 멀리 떨어져 있는 듯이 보이더니, 잎이 무성해지며 손에 닿을 것처럼 가까이로 다가선 느낌에 울창한 숲을 보는 기분이 들곤 한다. 5월 끝무렵, 창밖을 내려다보다가 '저 보리수나무 아래서 책이나 읽어야겠다'며 정원으로 나갔다. 티욜아래 벤치에 앉으니 등뒤에서 불어오는 바람이 서늘하다. 햇볕은 따끈따끈 따가운데... 이곳 봄날씨의 특징이지. 책 읽다가 하늘 보다가 꽃 보다가 정원 한 바퀴 돌며 母子의 산책모습도 담고..(여기까지는 5월 24일 사진) 유월로 넘어서며 티욜은 꽃을 피우기에 한창 바쁜 중. 나무아래 서면 달콤한 향기에 취해 흐음~흠.^^ 이곳에서..

Sceaux에서 2023.06.11

다시 함께 걷자, 우리~

2023년 5월 24일, 오늘이 아들이 한국 집으로 돌아간 지 꼭 한 달째네. 아들과 함께 잠시 이곳에서 은비네도 가고 미테랑 도서관도 가고 하던 때가 자주 그리워진다우. 오늘은 우리가 두어 번 함께 걷던 길을 걸어 은비네를 다녀오는데 어찌나 아들 생각이 나는지...은비네로 가는 길에, 노란 연꽃을 봤네. 외할머니꽃 ㅎㅎ 은비네서 돌아오는 길 어느새 해는 뉘엿뉘엿성문 앞 보리수는 꽃망울 터뜨릴 준비 중. 우리 함께였던 그때의 벚꽃은 흔적도 없고 장미넝쿨이 그 자리를 장식하고 있더군.아들과 함께였던 한 달여 전오늘은 벚꽃도 아들도 내 곁에 없지만 티티새는 여전히 노래하네. 이제 한 주쯤 지나면 보리수 꽃향기로 천지가 아득해질 거야. 티티새 노래랑 보리수 향기랑... 취하도록 멋진 풍경! 함께할 수 있다면 ..

Sceaux에서 2023.05.28

Parc de Sceaux의 토요일

2022. 10. 08 까날 옥타곤에 낚싯대 드리워 두고, 마냥 무심한 젊은이의 여유 아빠 기타 연주를 응원하는 꼬마의 귀여운 몸짓 결혼 기념사진 찍느라 즐거운 두 커플 가족은 이채로운 패션쇼 노천카페에 앉아 쇼콜라 쇼, 에스프레소, 즐기며 눈 호강하는 우리 시선이 닿는 곳은 "엄마, 하늘과 구름 실컷 봐 둬~ 한국 가면 그리울 거야." 그리고 언제나 그곳에 가서 앉는 호두나무 곁 벤치에서... 시월의 멋진 가을 풍경 속에 잠겨 레바논 음악도 듣고, 이런저런 이야기. 올가을 우리들의 마지막 토요일 오후를 이렇게. 먹을 수 없는 호두 몇 알 주워 깔끔하게 씻어서 손 크림으로 윤기 내어 가방에 넣었다.

Sceaux에서 2022.10.0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