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월 끝날에 해가 웃는데도 구름은 울 게 뭐야. 비에 햇살 섞인 아침나절, 내 맘속에서도 해랑 비랑 섞이지말야.ㅎ 생로열젤리 사러 네츄럴샾 가다가 'La Coulee Verte'를 지나게 됐지. '초록길'은 자전거 도로와 산책길이 나란히 Paris까지 이어진다지. Sceaux~Paris가 겨우 7km. 오호~ 걸어서도 두어 시간.. Sceaux에서 2018.06.01
이런저런.. # 신영복 교수님의 강의집 <담론>, 오늘 아침 마지막 페이지를 덮으며 가슴 찡~한 감동에 눈시울이 젖었다. 인용된 인물,작품은 물론 정확히 이해하고 싶은 단어까지 구글링하며 읽자니 두어 주를 잡고 있었나 보다. # 5월 마지막 일요일은 이나라 어머니날이랜다. 나는 미리 선.. Sceaux에서 2018.05.27
다른 정서가 좀 슬프던.. 까각 까각 깍깍깍~ 창밖 목련나무 곁에서 난리가 났다. "새 싸움이 났나 봐." 까비털을 빗겨주던 작은딸이 혼잣말처럼... 얼마 후 마트에 가려 현관문 나서던 내 눈에 들어온 놀라움, 까치의 주검. 마트에서 장을 보고 오니 그 주검은 그대로 누워있다. 묻어 줘야겠다고 꽃삽.. Sceaux에서 2018.05.26
은비, 그리고 TOMBOY backpack 하늘이 잔뜩 흐리다. 바람에 묻어나는 습기와 습기에 배인 숲내음이 싱그런 아침, 창문을 활짝 열어 두고 나는 초록향기에 젖어 있다. 그때 은비가 눈에 익은 가방을 메고 거실에 등장한다. 오호?? 그 가방 눈에 익어~. 응, 엄마가 준거야. 오호? 이건 할머니가 40대 즈음에 애용하던 .. Sceaux에서 2018.05.23
5월 11일도 맑다 < 언제쯤이면 늘 마음속으로 생각하고 있는, 별이 빛나는 하늘을 그릴 수 있을까? 멋진 친구 시프리앙이 말한대로, 가장 아름다운 그림은 침대에 누워서 파이프 담배를 입에 물고서 꿈꾸는, 그러나 결코 그리지 않은 그림인지도 모르지. > - 반 고흐가 친구 베르나르에게 보낸 .. Sceaux에서 2018.05.12
혼자 아기 신발이 막대위에 앉아 기다린다. *** 외진곳. 그래서 은밀한곳. 혼자이고 싶을 때, 내가 찾는 연못. 개구리 두꺼비가 산다고 안내보드엔 적혀 있지만 본적없다. 아기 신발 외짝이 오두마니 막대위에 있었다. 입벌리고 우는 것처럼... 너무도 쬐끄매서 가여운... 신발 속을 들여.. Sceaux에서 2018.05.10
오후 산책 부엌에 앉아 초록 정원에 취한 내게 작은딸이 바캉스 가잔다. "바캉스가 별 거 아냐. 이렇게 안쓰던 모자쓰고 사람 모인 곳에 가서 사람 구경하고, 아이스크림 먹고, 그런 게 바캉스야." 모녀는 장보러 갈 때 차려입는 옷에 모자 하나 얹고 집을 나선다. 집 앞 길건너 메나쥬리공원 귀퉁이.. Sceaux에서 2018.05.07
오전 산책 빛난다. 눈부시다. 오월 첫 일요일 Sceaux는 눈부시게 반짝인다. 13세기 때부터 울렸을 작은 성당의 종소리 10분 동안이나 뒤척이며 미사 시간을 알린다. 부서져내리는 종소리 아래서 마을 사람들과 섞여 앉아 빵과 커피로 아침을 먹는다. 모녀는 신록속으로 숨어들기로 했다. 숲에서.. Sceaux에서 2018.05.06
큰애네 집 쪽으로 길을 나선다. 시작부터 꽃길. 엷은 지린내나는 마로니에 꽃이 아파트단지 거목에도, 문밖 도로에도, 하늘 향해 꽃촛불 켜들고 웃는다. 능금꽃 화사한 공원을 지나 '르 노트르 길'을 건너 '로네의 장미 길'로 들어서면 장미대신 겹벚꽃나무, 벌써 잎이 푸르다. 바람이 불때마다 꽃잎.. Sceaux에서 2018.04.27
꽃잎 소나기 새벽 천둥소리 요란하더니 소나기 쏟아지는 소리 나뭇잎을 두드리는 소리 아침 은비랑 마트 가는 길 마로니에꽃잎이 포도 위를 하얗게 겹벚꽃나무 아래는 붉은 꽃잎이 가득 꽃잎 소나기 아까워라 애처러워라 밀레 그림 속 '볏짚가리에 기대앉은 시골 소녀(어린 농부)'의 시름겨운.. Sceaux에서 2018.04.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