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을 나선다. 시작부터 꽃길.
엷은 지린내나는 마로니에 꽃이
아파트단지 거목에도, 문밖 도로에도,
하늘 향해 꽃촛불 켜들고 웃는다.
능금꽃 화사한 공원을 지나
'르 노트르 길'을 건너
'로네의 장미 길'로 들어서면
장미대신 겹벚꽃나무, 벌써 잎이 푸르다.
바람이 불때마다 꽃잎은 화르르~ 화르르~
꽃비 맞으며 큰애네로 가는 발걸음, 꽃발자욱.
딸이 둘이니 차암 좋구나.
꽃길을 타박타박 걷는다.
노모 손에는 밀짚바구니,
바구니 속에는 멸치볶음, 소꼬리곰탕.
파아란 하늘엔 두둥실 하이얀 구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