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엌에 앉아 초록 정원에 취한 내게 작은딸이 바캉스 가잔다.
"바캉스가 별 거 아냐.
이렇게 안쓰던 모자쓰고 사람 모인 곳에 가서
사람 구경하고, 아이스크림 먹고, 그런 게 바캉스야."
모녀는 장보러 갈 때 차려입는 옷에 모자 하나 얹고
집을 나선다. 집 앞 길건너 메나쥬리공원 귀퉁이에서
뻬땅끄 대회가 있나보다. 구경을 하고...
골목길 돌아 아이스크림집을 향한다.
집집마다 줄을 섰다. 인형 닮은 아기들이
조르르 앉아서 콘을 핥고 있다. 아휴~ 이뽀라.
"오늘 뭔 날이래?"
"날씨 좋은 날."
ㅎㅎㅎ~~ 대답 차암...
이집저집 기웃거리며 동정 살피다가 결국엔 또
'목동의 별'빵집 아이스크림으로.
붉은 베리맛은 내가 냠냠, 마파람에 게 눈 감췄다.
아이스크림 타령은 잦지만 먹는 실력은 부진한 작은딸,
내게 건넨다. 뭐얏, 두어 스푼이나 먹은겨?
냠냠~ 어째
먹을 수록 맛이 엿 같다.
"얘, 이 아이스크림 엿같어."
"??? 뭐라구? 엿같어?"
"응, 맛이 엿 맛이야. 어쩜 이리 엿 같니~."
ㅎㅎㅎ~ 말하고 보니 증말 엿같은 말이네.
성당에서 여러 종류의 악기 소리가 들려온다.
또 뭔 날이래. 성당으로 간다.
낯선 도시에 온 것처럼 모녀는 즐겁다.
폰카가 갑자기 뿌얘~ ㅠㅠ
사진도 낯익은 풍경을
낯설게 찍어 낸다. 바캉스니깐.^^
낮 최고 기온이 예고보다 더 높아진 섭씨 27도.
저쪽 동네 사는 언니네 불러 메밀국수 잔치로
작은딸의 '구식 모자 쓰고 기분내본'
촌발작열하는 바캉스는 끝났다.ㅎㅎ
해피 앤딩~이얌.^^
ps
엄니 사진도 올렸는데.. 아 왜 시커먼겨. 가슴팍이.
예제 얼룩덜룩~ 폰을 바꿔야만 엄니 인물 제대로 나오겠다.
샤워를 다시 하고 나타날꺼나?
보고파 하는 사람 없을테니,
뺐다.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