까각 까각 깍깍깍~
창밖 목련나무 곁에서 난리가 났다.
"새 싸움이 났나 봐."
까비털을 빗겨주던 작은딸이 혼잣말처럼...
얼마 후 마트에 가려 현관문 나서던 내 눈에 들어온
놀라움, 까치의 주검.
마트에서 장을 보고 오니 그 주검은 그대로 누워있다.
묻어 줘야겠다고 꽃삽을 챙기는 내게 작은딸은
"그것 처리할 사람 따로 있으니 그냥 둬~"란다.
몇 시간 전, 작은딸이 베란다에서 보니 어린 아기까치들이
나는 연습을 하고 있던데, 아마도 호기심 많은 고양이가
어린까치를 헤치려 하자 엄마까치가 방어하다가 희생
당했을 거라고 한다.
"장렬하고 위대한 죽음이야. 엄마니까 할 수 있는.."
"그러니 잘 묻어주고 올게."
"그냥 두라니까그러네. 누군가 관리실에 신고해서 그들이
나와서 치울거야."
오후가 되어도, 그리고 해가 져도 '위대한 주검'^^은 그자리에
그대로 있다. 많은 이웃들이 오가며 보기만하고 처리하지는 않는다.
나는 이제라도 나가서 묻어주고 오겠다하니 변함없는 만류.
얕게 묻었다가 비 오는날 그 시체가 다시 드러나면 어쩌겠냐는
말에 나만의 새를 위한 장례식을 포기했다.(자식 이기는 엄마, 1도 없다. ㅋ)
까치의 시체는 이튿날 아침에사 청소하시는 아저씨 손에
흔들흔들 흔들리며 '소나무 길'따라 어디론가 옮겨지고 있었다.
묻기는 커녕 쓰레기통으로 가는 건 아닐까?
까치도 생명이고 더구나 어린아기를 돌보던 엄만데...
까치에게 가엾다가.. 미안하다가... 그아저씨가 묻어줬길 바랬다.
나는 엄마까치의 주검은 못묻어주고 내 가슴에 앙금만 묻었다.
모녀 3대의 저녁 식탁에서
엄마까치의 희생을 이야기 나눌 때 은비에게 물어봤다.
"은비야, 아기들을 위해 죽은 엄마까치와 엄마없이 살아갈
아기까치 중에 누가 더 가여워?"
"아무도 안 가여워~, 사는 건 다 그래, 그게 동물의 운명이야."
??!!!!!
아!!~~~ (내 마음속 구멍이 더 커졌다. 그렇구나! 하면서)
***
간밤엔 어찌나 바람불고 소나기가 쏟아지던지..
아침에 보니 제라늄 꽃송이가 모두 누웠다.
오늘도 비가 예고되었건만 햇님이 구름과 바람과 숨바꼭질.
오후 기온은 무려 31도 예고. 오호~ 집에서 근신하자.ㅎ
오전 내내 arte와 동무한다.
은비는 토욜에도 시험있다고 개구쟁이(톰보이)등에 업고
학교 갔다.
위 사진은
방금 찍은 것.^^
'Sceaux에서' 카테고리의 다른 글
오월 끝날에 (0) | 2018.06.01 |
---|---|
이런저런.. (0) | 2018.05.27 |
은비, 그리고 TOMBOY backpack (0) | 2018.05.23 |
5월 11일도 맑다 (0) | 2018.05.12 |
혼자 (0) | 2018.05.1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