맹그로브숲 154

모녀라는 인연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인연 그 것은 母女로 만나는 인연일게다. 친구, 연인, 딸, 시시때때로 애물단지... 이렇게 좋은 사이가 또 있을까. 따님들도 이제 나이 들어 간다는 증표일까 함께 모이면 '같이 사진 찍자'한다. 나는 많이 낡은 내모습이 싫어서 카메라앞에 서기를 단념한지 오래전이건만. 봄꽃보다 더 예쁘고 싱그러운 딸들의 모습, 꽃향기보다 더 향긋한 딸들의 내음이 낡은 내 세월 앞에 언제나 행복으로 피어나 마주해 준다. 그래서 나는 죽을 때까지 늙음을 잊을 수 있을게다. 나는 다시 태어나도 내 딸들과 모녀의 인연으로 살고 싶다. 서툴었던 내 사랑을 야물고 살뜰하게 나누고 싶어서.... 이승의 삶이 그들로 인해 얼마나 아름답고 경이롭고 또한 얼마나 자랑스러웠으며 행복했던가. 고맙다. 참 고맙다. 내 ..

맹그로브숲 2009.04.02

언니

" 언니! " 이렇게 그 이름을 부르기만 해도, 나는 눈물이 난다. 우리 남매들에게 엄마같은 언니. 엄마가 우리 곁에 없어서가 아니라, 늘 밖에서 가게 보시며 돈 버시는 엄마를 대신해서, 우리를 보살핀 언니는 우리에겐 엄마였다. 온 나라가 가난했던 시절에도, 우리 엄마 아버지는 우리를 잘 입혀주시고 잘 먹여 주시느라, 늘 돈을 버는 일에 바쁘셨다. 그에 따라 언니는 6남매의 맏이 라는 위치때문에 엄마같은 언니로 살았다. 내가 열서너살 쯤 되었을 때, 小邑에 살던 우리는 수영복이란걸 본 일도 없고 입어 본 적도 없었는데, 언니는 하나뿐인 여동생인 나를 위해 손수 재봉틀에 박아서 수영복을 만들어 줬다. 나는 시내에서 몇십리나 되는 강까지 나가서 언니가 만들어준 수영복을 입고, 친구들과 신나게 개헤엄을 치며 ..

맹그로브숲 2008.09.0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