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 147

芒種날 해거름에

夏安居 입제 열하루가 지났네. 고승대덕의 잔소리, 부처님의 가르침... 그 소리가 그 말씀인데, 무에그리 어려운척 써놓은 걸 읽다가 천변에 나가면 풀내음, 풀꽃내음, 그리고 아, 흐드러진 밤꽃향기. 바람에 살랑이는 클로버의 가녀린 움직임 영롱하게 부서지며 튀어오르고 흐르는 여울물 파란 하늘을 가르는 까마귀 두어 마리 수면 가까이로 여유롭게 비행하는 백로... 펼쳐진 정경이 글로 써둔 법문보다 훌륭한 게송이네?! 절기는 망종이라하고 시각은 해거름 부처님 말씀도 귓등으로 흘리는 쇠어빠진 영혼 그래, 내 세월쯤 돼봐라 南無大自然! 나무대자연!

일상 2021.06.06

비... 카톡...

어제 오후 3시 13분 '불곡산 우중 풍경' 이라며 파리로 전송. (위 사진) 큰딸 '엄마, 여기도 비와. 청소기 돌리다가 쇼파에 앉아 빗소리 들어~ 과체중 구름이 살빼는 소리도 듣기 좋으네. ㅎㅎ' 오늘 아침 8시 35분 '먼산바라기 하고 있다우.' 정다운 이들과의 단톡방에 사진 전송. '비 오는 새벽 아파트 한 바퀴 산책하다보니 새소리, 나무와 꽃의 짙은 향기 지금 이 순간 있는 그대로 여여하게 행복한 시간이... 선배님 사알짝 놓고간 선물이었군요~♡♡♡ ' 향기로운 여인의 답톡. 우중에도 작은 새들은 부지런히 날며 쯔읍 쯥~~쓰읍 씁~~ 씁씁씁 쇳소리 섞인 메조소프라노 탄천에서 들려오는 오리의 걸진 노래... 창밖 푸른 나무들 먼산 허리에 감긴 안개구름 나무내음 꽃내음 아침 냄새... 오늘도 먼산 ..

일상 2021.05.16

냇가에 사는 냥이를 만났지

아주 오랫동안 모습을 볼 수없어 궁금하던 개울가 얼룩냥이를 그제 저녁에 만났다. 어찌나 반갑던지! 잘 지내고 있어 얼마나 고마운지! 커다란 나무가지에 앉아 먼곳바라기에 빠진 냥이를 부르고 또 불러 내 곁으로의 초대 성공. ㅎㅎ 내게 몸을 부비고 쓰담쓰담을 행복한듯 즐기고 있던 순간, 커다란 개와 눈 마주친 냥이가 쪼르르 나무줄기로 피신해버렸다. 에궁~ 이렇게 섭섭할 수가... 이 저녁에 송아지만한 개는 어쩌자고 산책로를 위협하며 나다니는거람? 미웠다. 냥이와의 달콤한 스킨십이 막을 내리게 되다니. 얼마만의 만남인데... 에잇 ? 안위가 궁금하고 보고팠던 냥이를 만나기 전, 흐드러진 흰꽃이 탐스럽게 핀, 수형 멋들어진 버드나무와 만났던 이야기를 해야겠다. ㅎㅎ 무슨 꽃이 저리도 탐스럽게 한가득 넘실댈까?...

일상 2021.04.23

나는 그곳에서...

엄마, 별일없으시면 내일 나랑 데이트 하실까? 어제 초저녁 산책을 즐기며, 냇가 나무에 동그마니 앉아 있는 고양이를 애타게 부르고 있는 내게 온 아들이의 톡. 그렇게 번개데이트^^ 약속을 하게된 母子는 오늘 내집에서 만나 브런치를 함께하고 이곳에서 한 시간 남짓 거리의 화성시 바닷가 마을 전곡마리나엘 갔다. 며늘이는 火,木엔 수업. 해서 난 아들이를 독차지.*^^* 우리나라에도 요트 계류장이 있네~ 나는 지금 라스페치아나 모나코의 작은 항구에 서있는 느낌이야. 내나라의 이런 풍경을 본 적없는 내겐 다소 신기했고 다소 감동스러웠다. 하하~ 한심한 발언이다.ㅋ 하늘은 희뿌옇고 기온은 4월에 어울리지않게 높은 4월 중순의 하루, 모자의 번개데이트로 예기치못한 먼곳으로의 여행을 다녀 온 기분에 젖은 즐거운 봄날..

일상 2021.04.22

에구구~~

내가 좋아하는 사람들, 유시민 작가님과 김상욱 교수님의 '책 이야기'를 듣고 언감생심! 나도! 도전!! ㅎㅎㅎ 짐 홀트의 열흘 전에 영풍문고에 가서 그 어마어마한 책을 구입해 오긴 했는데... 에구구~ 끙끙 낑낑 씨름 중이다. 읽다가 읽다가 조금은 쉬울듯한 제 8부를 펼친다. 꾀를 부려보지만 아인슈타인에 괴델이라니! 어느 챕터를 읽는다한들 쥐난 머릿속이 편할까만은... 욕심이 한참이나 과했지만 그래도 도전하고 있다는 즐거움으로. 읽히는 것만 읽는 재미도 있으니까, 무어~~*^^* 도와주세요, '다정한 물리학자' 김상욱 교수님~ 풀이해 주세요, '지식 소매상' 유시민 작가님~ '알북스'듣노라면 따라 읽고 싶은 용기 나던데, 기왕 거금주고 샀으니 마지막 페이지 덮을 때까지 끙끙 낑낑대 볼란다.ㅎㅎ 그래도 9..

일상 2021.04.17

한床에 가득 차렸군

3월 하순이 온갖 봄꽃으로 화사하다. 어제 아침, 시나브로 듣는 비는 우산없이 걸을만 했다. 내 집에서 반경 백미터 남짓한 거리의 동네 한바퀴, 심겨진 봄꽃들은 거의 모두 피었다. 올봄엔 꽃들이 코스별로 차려지지않고 한상에 가득 차려서 내온 한국인의 밥상으로 놓여졌다. 한꺼번에 모두 피고 말면, 짧아지는 꽃철이 내겐 많이많이 서운할 게다. 산수유꽃 낙화 무렵에 백목련이 웃고 뒤를 이어 자목련, 명자꽃, 이어서 벚꽃...그리고 라일락, 순번 맞춰 등장해야 되는 게 아닐까? 개나리랑 진달래가 색깔 맞춰 폈군, 했더니 어머나, 그 뒤를 이어 온갖 꽃들이 다투어 피어나니 이 상황은 무슨 변고일까. 올봄 꽃잔치는 한꺼번에 한 床에 한상 가득 차린 한국인의 밥상이 되었군. 더 기다릴 것이 없게 되는 봄잔치가 이렇게..

일상 2021.03.28

2021. 3. 23

강풍 예고 황사도 예고 그러한 날, 우린 동해를 향해 차를 몰았다. 동쪽 바다는 짙푸르렀으나 정동진 해변 풍경은 뽀얀 대기 속에서 졸음에 겨웁고 설악산 나무들도 싱그러움을 잃고 있었다. 그러나 안목항의 갈매기들은 반짝반짝 빛나던 걸? 와~ 반갑다. 아름답다. 신난다. 모래밭에 떼지어 서 있는 갈매기들 풍향계처럼 바람이 불어오는 쪽을 향해 다함께 방향을 바꾼다. 어찌나 신기하던지. 안목항에선 황사도 강풍도 나의 풍경을 방해하지 않았다. 상큼한 하루. 봄 바다 놀이. *** 사진 ; 며느님, 애쓴다.ㅋ 마스크 착용한 여인들과 갈매기들은 마치 정신줄을 놓은 듯? 어울리기에...ㅎ 정동진 홍합무리

일상 2021.03.24

오호라? 닷새만에!

늘 우리 가족을 챙기는 도반이 마흔여섯 권의 책을 Sceaux로 우송한다기에 내가 받아서 지난 5일 우체국에 가서 EMS 국제특송을 부탁했다. 지난 해엔 마스크며 책이며...를 우송하면 한 달은 훌쩍, 길게는 두어 달만에도 배송되었다. 그런데 이번엔 닷새만에 배송완료. 오호호~ 웬일? ㅎ 대한항공, 고마버유. 옛동료이자 친구가 은비네를 위해 선물한 책은 (사)고요한 소리 에서 출판한 불교 서적. 불교 신자가 아니라도 곁에 두고 읽고 새기고 실천하면 좋은, 불교철학을 바탕으로 한 매우 훌륭하게 편찬된 책이다. 더구나 책 두께에 관계없이 단돈 천 원! 이렇게 좋은 내용의 알찬 책이 천 원이라니! 소지하고 다니기에도 편하고 펴서 읽기에도 가볍고 편하다. 책을 우체국에 맡기고 다음날부터 배송 상황을 인터넷으로 ..

일상 2021.03.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