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 147

카톡 까똑 깨똑...^^

내가...ㅡ *시리아에서 작은 봉지 하나 One Small Sack in Syria ㅡ 노점상인은 그래야하는 것보다 더 가득 채웠다. 그는 손님을 행복하게 해드리고 싶었다. 숯불 냄새가 짙은 구운 피스타치오를 갈색 종이 봉지 구석구석으로 흔들어 채우고는 가장자리를 접으며 미소지었다. 그는 말했다, 아주 좋은 너트지요. 알레포까지는 먼 길입니다. 알레포에 인사 전해주세요. Naomi Shihab Nye 의 시를, 아침에 만났다우. *** 향기로운 그녀가... 답톡봄빛보다 따사로운 마음을 이 아침에 만납니다 세상 곳곳이 따사로움으로 가득하기를 이 아침 바래봅니다~^^ 어제는 수달래가 모과 나무가 수수꽃다리가 향기롭게도 피었더라구요~^^ *** 어제 오후 큰애가... Bonjour, maman~ ♡ 임플란트 ..

일상 2024.04.18

봄소식 전해볼까나?^^

오랜만이네. 매일 이웃집엔 드나들면서 내 기척은 없었으니 쪼메 낯선가?ㅋ 아침에 千步걸어, 개울 건너고 101 계단 올라가 모닝커피 마시고 책 읽고, 적당한 시간에 돌아와 그림 그리고, 티브이에서 유럽리그, 영국리그 축구 보며 기운 돋우고 또 책 들고나가 해바라기 하며 독서삼매. 새들 바라보다가, 햇살 감탄하다가, 동네가 지루하면 백화점 순례하기. 서점 들어가 책 뒤적이기. 친구 만나 맛난 거 매식하며 수다 떨기. 대강 그러다 보니 봄이다.ㅎㅎ 이제 수채화 작업 때 개칠은 많이 줄고 그리는 즐거움은 불어났지. 호홍~ 다행이야. 잘하고 있어. 어제는 백화점 부근에서 총선 선거 운동 나온 아줌씨가 내게 반갑게 웃으며 다가와 말 걸기에, " '날리면'을 날려줄까요?" 했더니 겸연쩍어하며 얼른 피하더군. 그 아..

일상 2024.03.26

훌륭한 의사

그제부터 어제까지 눈이 흠뻑 내려 눈밭 강아지되니 기쁨이 흠뻑.^^ 오늘, 햇살 누운 설경은 또 어찌나 찬란한지 마음에도 윤슬깃든 날개 한 쌍 달렸다. 탄천 맑은 여울엔 백로들 모여 해바라기. 그래서 오늘 내 마음 무게는 0.7그램^^ 백로랑 함께 즐겁게 즐겁게 난다. 자연은 역시 名醫야. 눈밭 헤매다보니 나를 기다려주는 듯 다소곳 서 있는 예쁜 자전거들 떨쳐내기에 늘 힘들고 서글픈 유혹. 어제 완성됐다고 던져버린, 개칠改漆심한 설경 ㅋㅋ *** 아래, 개칠 중 최우수 ㅋㅋ 아, 세월은 잘 간다~~ 이러구러... ㅎㅎ

일상 2024.01.10

이렇게라도 위로하며

사평역에서 - 곽 재 구 - 막차는 좀처럼 오지 않았다 대합실 밖에는 밤새 송이눈이 쌓이고 흰 보라 수수꽃 눈 시린 유리창마다 톱밥난로가 지펴지고 있었다 그믐처럼 몇은 졸고 몇은 감기에 쿨럭이고 그리웠던 순간들을 생각하며 나는 한 줌의 톱밥을 불빛 속에 던져주었다 내면 깊숙이 할 말들은 가득해도 청색의 손바닥을 불빛 속에 적셔두고 모두들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산다는 것이 때론 술에 취한 듯 한 두릅의 굴비 한 광주리의 사과를 만지작거리며 귀향하는 기분으로 침묵해야 한다는 것을 모두들 알고 있었다 오래 앓은 기침소리와 쓴 약 같은 입술담배 연기 속에서 싸륵싸륵 눈꽃은 쌓이고 그래 지금은 모두들 눈꽃의 화음에 귀를 적신다 자정 넘으면 낯설음도 뼈아픔도 다 설원인데 단풍잎 같은 몇 잎의 차창을 달고 밤열차는..

일상 2023.12.09

그새 가을도 깊었네.

3월 중순을 넘기고 빠리로 떠나 9월 중순을 넘기고 내집으로 돌아왔는데 또 그새 11월 가운데에 서 있군. ***내 놀던 옛동산으로 걷기운동 나가 해저무도록 그 때의 정경들을 추억하는 일로, 가을을 즐겼지. ***한세월 멈추어, 하고싶었던 라인댄스. 다시 즐겁게 하니 얼마나 기쁜일인지! 그뿐이랴, 혼자 끄적이던 그림 그리기도 수채화 교실에 등록해 다시 일취월장 열공 모드.^^ 오호호~~ 즐겁고 즐거운 일. ***세상사 어지럽고 막막해도 좋은 것만 보고, 좋게만 생각하자. 내 힘으로 바꿀 수 없는 거라면... *** 오늘 하늘이 어찌나 높고 푸르른지. 한 점 구름조차 없어. 먼 곳에선 좋은 소식 와 닿고. 작가 한강의 소설 [작별하지 않는다]가 프랑스에서 메디치 외국문학상을 수상하였다,라는... 프랑스에서..

일상 2023.11.10

경칩 / 주용일

땅이 풀린 것이 먼저였다 나뭇가지에 젖이 핑그르 돌고 껍질 속 벌레들이 꿈틀 한 것은 그 다음이었다 배고픈 새가 날아들어 나무 쪼는 소리 산 메아리지고 문득 너를 생각하며 내 가슴 속에서 개구리들이 폴짝폴짝 뛴 것은 그 다음 다음이었다 🧚‍♀️🧚‍♀️🧚‍♀️ 2023. 03. 05 절기는 경칩 오후 4시 ~ 6시 날씨가 한결 포근해졌다. 탄천 우안을 두 시간 가까이 걸었다. 버들강아지 표정이 간지럽다. 보드라운 봄이 한껏 가차이 왔다. 내가 자꾸만 웃고 있다. 💃💃💃 개구리는 폴짝 뛰어나오련만 나는 게걸음으로 옮겨가며 폰카 셧터를 눌러댔다. 시보다 못할 바 없는 저 물그림자들의 기하학

일상 2023.03.05

뭐니 뭐니 해도 벗은 책이 최고

벗은 책? 책이 벗었다고? '옷을 벗고 색을 입다'라는 말은 들어봤다고? 아니 아니, 친구는 책 친구가 최고~ 하 수상한 정치판 이야기에 왕짜증 돋는 요즈음 하루 종일 도서관에 앉아 열독에 젖는 시간 최고! 고개 들어보니 서녘엔 놀이 붉다. 오호~ 어느새 저리 고운 색을 입었을꼬. 하늘이 입는 색은 시시 때때 환희롭다. 지구별에서 가장 못된 무리는 인간이겠지? 책이나 벗하고 하늘, 별, 꽃, 달, 토끼, 송아지, 강아지, 고래, 새우, 다람쥐, 염소, 노루, 아기고양이, 새, 새들, 새 떼... 그들을 떠올리자. 읽던 책 읽고 싶은 책 몽땅 대여해 왔다. 《 어두운 상점들의 거리 》 - 파트릭 모디아노 《 어느 어릿광대의 견해 》 - 하인리히 뵐 《 백일법문 》- 성철스님 법어집 上 뭐니 뭐니 해도 벗은..

일상 2023.02.08

파랑새 만나서 기쁜 날

오전 산책 마치고 돌아오던 길 집 근처에서 떼 지어 날아다니며 산수유 열매를 쪼고 있는 파랑새를 만났다. 얼마나 기쁜지~~ 본홍보랏빛 섞인 밝은 회색 등에 검은 머리, 하얀 턱밑과 배부분, 날아오르면 파란빛이 언듯언듯 보이니 아름답다. 그간 못 보던 예쁜 새들, 한참을 따라다니며 폰카로 담느라 애썼네. ㅎ 오후에 구글링해 보니 '물까치'란다. 오호~~ 처음 만난 예쁜 새 이름도 알게 되어 기쁘군. '물까치!' # 아래는 검색 내용 [ 물까치 ] 학명 : Cyanopica cyanus 참새목. 까마귀과 성조 37cm 정도 무리 지어 생활 5월에 산란, 16~20일 부화 부화 후 20일쯤 경과 이소 잡식성 한국ㆍ일본 분포 각설하고. *** 아침 뉴스공장에서 김어준씨와의 인터뷰 녹화 영상에서 처음 보게된 조 ..

일상 2023.02.07

111일 동안

파리에서 내 집으로 온 지 오늘이 111일 째. 그간 무얼 하며 지냈을까. 세월 무심히 흘러, 온 듯 간 듯 흔적도 없어라. 사라졌다 해도, 드문드문 기억의 갈피를 뒤적여 본다. # 도서관에 가서 눈에 들어오는 책을 뽑아 읽다가 🧚‍♀️ 마음에 당기면 빌려 와 읽기. ㆍ마지막 라운드 - 제임스 도드슨 ㆍ슬픈 외국어 - 무라카미 하루키 ㆍ명인 - 가와바타 야스나리 ㆍ신경림의 시인을 찾아서 ㆍ서촌 오후 4시 - 김미경 ㆍ엔도 슈사쿠의 동물기 ㆍ두 권 더 읽었는데... ?? 제목이 까만 걸 보니, 머릿속이 하얀가 보다.ㅠㅠ 🥰 아들, 며느님이랑 함께 읽은 책 ㆍ노빠꾸 인생, 회계사 김경률 (임은정 검사의 책을 읽은 내게 "엄마, 책도 편식하면 곤란하지?" 라며 건네준...ㅎㅎ) ㆍ프랑스 스케치 - 장자크 상페..

일상 2023.01.30

2023. 01. 26. 눈 눈 눈

온종일 눈 내리다. 城南市도 대설주의보 발령. 눈밭 강아지처럼 즐겁다. 오랜만에 백설을 밟다. 집 앞 산책로 눈꽃이 목화송이 닮았어. 雪質이 곱고 보드랍고 그래서 가볍디 가볍다. 이런 눈은 더 귀하고 예쁘네! 발걸음 옮길 때마다 미안한 마음이... 오리들은 돌무더기처럼 꼼짝 않고 있군. 모두 눈 내리는 풍경에 잠겼나 봐. 두어 시간쯤 걷다 보니 눈발이 잦아든다. 왜가리 혼자서 명상에 들고, 위쪽에서 꼼짝 않고 웅크리고 있던 오리들이 그엑~그엑~ 노래하며 하늘로 날아올라 저 멀리로... 떼 지어 날아가는 멋진 풍경, 다 놓쳤네. 에구구~ 목화밭~ 목화밭~ 노래 부르게 하는 눈꽃송이 이 동네도 어여쁘게 피었군. 봄이 오면 진분홍빛깔로 화안히 웃을 영산홍, 철쭉들이 피워 둔, 수줍고 사랑스럽게 피어난 한겨울 ..

일상 2023.01.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