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 147

서녘 하늘 멀리엔

# 西天을 바라보는 마음은 언제나 그리움으로 차오른다. 서녘 하늘 아래 저 멀리 그 어드메에 있을 아름다운 마을과 그곳에서 만났던 강아지, 고양이, 까마귀... 그리고 정겨운 사람들. 다시 만날 수 없을 時間과 瞬間들. 그녘에 살고 있는 피붙이! # 가을 바람 살랑부는 저녁이 되면 산책겸 마트엘 간다. 가고 오는 길엔 내 좋아하는 다리를 건너게 되지. 아주 천천히, 천 천 히. 서천에 홀려 아예 한동안을 서서 꿈도 꾸고, 혼자말로 안부도 묻고, 안부를 전하고. 해저문 하늘가엔 언제나 그리운 것들로 가득하다. *** 사진 : 돌마橋 위에서 1. 08. 29. 19:36 2. 09. 04. 19:31 3. 09. 09. 19:27 그리고 은비의 東天, 09. 06. 05:59

일상 2021.09.11

어제 오전에...

# 가을장마, 빗줄기가 굵다. 분당서울대병원 올라가는 길 가 마로니에는 갈색잎을 흔들며, 동그란 마롱을 익힌다. 예기치 못한 만남에 '아! ~' 반가움이. 저 먼 데... Parc de Sceaux... 그곳에서도 마롱은 지천으로 익고 있겠네. # 집앞에서 '강아지 모녀'를 바랑에 넣어 메고가는 여인을 만났다. 예뻐서 사진을 부탁했다. 기쁜듯이 모델이 되어주더니 "여기 와 보세요. 이 비바람에도 얘들이 여기서 살고 있어요."라며 산수유 이파리를 가리킨다. 이파리 뒷면에는 '보석가족'이... 오모나~~~ 초면에도 자신이 발견한 벌레를 내게 보여주는 그 여인이 보석 닮은 딱정벌레만큼 예쁘게 보였다. # 집에 들어와서, 창밖 산수유나무를 보다가 예쁜 벌레가 보고파서 다시 내려가 한참동안 보고 왔다. "이 비바..

일상 2021.08.25

百千萬劫難遭遇

아침 저녁 바람이 서늘하다. 한 주 후엔 처서. 절기의 변화는 오묘를 너머 신묘하다는 생각마저 들게 한다. 햇님도 아침 6시 반을 지나야 동산 위로 올라선다. 초록은 누릿누릿 지쳐가고 매미들 노래도 한결 띄엄띄엄. '구우 구우 구~ ' 아직도 짝을 부르는 비둘기만 여전하다. 하안거 해제날이 일주일 남았다. 석 달도 금세 같구나. 그간 스물세 권의 불법서적을 탐독하는 재미가 컸다. 얇게는 70여 쪽, 두꺼운 거라야 240여 페이지의 책이지만, 그 내용의 깊이가 만만찮으니 두뇌운동엔 장거리 마라톤이기도...ㅎ '너어무우 덥다'고 징징대던 날은 있었기나 했던가? ㅋ 이 길고 긴 코로나바이러스의 날들도 그렇게 꿈결처럼 잊혀져 버렸으면 좋으련만. 에혀~ *** "여러분 스스로 향상할 수 있는 사람임을 잠시도 잊지..

일상 2021.08.15

은비, 노르망디 시골집 살이 2週

은비 어릴적부터 자매처럼 지내는, 한 살 위 마농. 마농 부모님이 2년 전에 마련한 노르망디 시골집. 은비는 두 주동안 이런저런 시골 살이에 재미들려 '시골 가서 살자' 타령 중이라지.ㅎ 폐팻트병에 전선 감아 꽃병 만들어 아침마다 들꽃 꽂고, 바비큐 화덕 만들어 호박 굽기, 흙빚어 찻잔 만들고, 수놓아 컵받침 만들고. 1헥타르나 되는 마당의 잔디 깎기.ㅎ 아침마다 산책하고 돌아 오는 길에 이웃집 말이랑 라마랑 바지입은 닭들이랑 이야기 나누고. 동영상 찍어 보내고. 영상 속 닭 소리며, 맑게 흐르는 또랑물 소리 바람 소리 아침 햇볕 소리... 어찌나 좋은지. 은비 솜씨 화덕에서 활활 타오르며 내는 장작불꽃 튀는 소리는 또 어떻고... 으휴~~~ 은비가 시골살이 떠나기 전에 내가 먼저 가고잡다.^^

일상 2021.08.08

진짜진짜 너무너무 더업다아~~

기상청에선 연일 35~6도를 예고. 大暑에 알맞는 폭염, 염천은 새벽부터 이글이글. 8월 初까지 이럴 거라니 어머나 어쩐대~ ㅠㆍㅠ '독서 샤워' 이말 차암 신선하다. 夏安居 中인 내게 딱 좋은 말. 하안거 입제 59일차, 매일 불교서적을 읽고 Summary, 함께 공부 시작한 도반들과 나누는 단톡방에(단톡? 3명 ㅋ) 옮기는 즐거움이 더위를 잊게하는 소소한 일락. 독서 샤워~~^^ 냉장고 문을 수십 번 열고 냉음료 냉과일... 그중에 가장 매력있는 건 냉동고에서 땡땡하게 얼고 있는 바나나 살짝 녹여 쫄깃하게 먹기. 아~ 시원 달콤 쫄깃.ㅎㅎ 에어컨을 켰다가 코가 맹맹~ 머리가 띵~ 지끈지끈해지면, 선풍기로 바꾸고... 선풍기 바람도 싫어지면 大字로 누워 손풍기(약국에서 얻은 부채) 살랑살랑~하며 문패 ..

일상 2021.07.23

어느 구름 멋진 날

ㅡ엄마, 드라이브 가자. ㅡ주말에 차 막혀. ㅡ괜찮아, 은희가 날씨 좋다고 엄마랑 드라이브하래. 아들이랑 길을 나섰다. 엄마의 백신접종 지킴이로 온 아들, 멀쩡한 엄마와의 나들이. ㅡ오늘도 목적지는 서프라이즈? ㅡ응, 어디일 거 같아? ㅡ강원도 쪽? ㅡ응. 수많은 터널을 통과한 후 대관령 숲을 지나고 있다. ㅡ와~~ 대관령 부근 숲이 이렇게 근사했어? ㅡ그러게, 오늘따라 숲이 더 울창해 보이네. 네하르에서 론다로 넘어가던 산등성이 풍경 생각나지, 엄마? ㅡ거기보다 숲은 여기가 더 좋네~~ 와우~~ 숲길은 좁았다. 왕복 2차선이긴 하지만 구비구비 휘어진 길, 맞은 편에서 불쑥 나타나는 차가 위협적이다. ㅡ아들, 근데 바닷가는 아닌가벼. ㅡ글쎄 자꾸만 산으로 가지? ㅎㅎ 기대해 보셔. 좁다란 산길을 구비구비..

일상 2021.06.30

1초에 한 번?

새 보다 더 빠르게 부리 방향을 바꾸는 새dgr를, 한 시간 가까이 따라다니느라 내 눈이 어지러워 빙글빙글...ㅎㅎㅎ ㅉㅉ거리는 소리는 들어보니 그 머리에 그 소리, 시간이 갈 수록 한 번 머리를 갸우뚱거리는 데에는 몇초가 걸릴까가 궁금 했을 뿐, 그 이상은 별 것 없었다. 나는 큰 새, 작은 새, 화려한 새, 소박하게 생긴 새까지 새라면 넘넘 좋아하는 사람이다. 그런데 새처럼 쉴새없이 갸웃거리는 새dgr를 본 이후에도 새들의 고갯짓이 여전히 사랑스러울까?... ...가 몹시 걱정스럽다. ㅠ ㆍ ㅠ *** 사진; 아들이는 어떤 새를 찾고 있는 걸까. 지난 해 가족여행 때, 세비야에서...^^

일상 2021.06.29

2021. 6. 18. ☔

미끈 유월이라 했던가? 미끄러지듯 달아나는 건 유월만이 아니야. 2020년은 마스크 마스크 하다가 달아나게 됐고, 2021년은 백신... 백신접종 하면서 지나가고 있네.ㅠㅠ 더 빠른 시간도 있다우. 해저문 뒤 너른 천변에 나가면 하얗게 핀 클로버꽃은 봉평 허생원과 동이를 그립게 해. 달빛에 웃는 메밀꽃 흉낼내고 있거든, 토끼풀꽃이 말야. 그 그리움 조차도 오래 누리질 못하지. 이삼 일 후에 나가면 싹 베어버리고 없거든. 그래도 좀 참으면 돼. 이삼 주 기다리면 토끼풀들은 다시 허생원네가 달빛 아래 걷던 봉평 메밀꽃밭을 연출하거든. 클로버꽃의 시간은 더 빨라. 오늘은 아침부터 비가 내리네. 난 비 오는 날이 참 좋아. 까치는 비가 싫은가봐. 비에 쫄딱 젖은 까치가 많이 가엾군. 내게 보이는 걸 부끄러워 할..

일상 2021.06.18

소식

이런저런 ... 별볼일 없지만 즐거운 나의 하루들. 은비는 대학원엘 진학하기로 마음 정하고 원서 제출, 입학 허가 받아냈다 하고. 친구 마농이랑 또는 알렉시랑 쏘공원으로 피크닉가면 사진 찍어 가족단톡으로 내게 보낸다. 은비 엄마는 뮈제 개방에 좋아라 파리시내 뮈제를 섭렵 중. ㅡ 엄마, 베르사유궁 성당 좀 봐. 깨끗이 닦아서 요렇게 예뻐졌어. ㅡ 엄마, 루브르 나폴레옹 3세 살롱이야. 우리 오마니 요런 데서 식사차려 드리려고 내가 예약하러 왔쥐~ㅎㅎ ㅡ 엄마, 오늘은 Musee Quai Branly 갈고얌. 엄만 물놀이 하며 시원하게 노셔. 거기 32도라메. 은비 이모는 출근길 메트로에서 3인조 버스커를 만난 이야기며... 週 이틀의 메트로 아침풍경을 자주 생중계한다. ㅡ 아코디언 2명과 더블 베이스 1..

일상 2021.06.0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