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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비랑 eunbee랑 100년 달맞이

2022. 09. 10 초저녁부터 안달이 났다. 달 못보게 될까봐.^^ 100년만에 보게되는 둥근달이라는데. 하루종일 비오다 해나다 바람불다 변덕스럽던 날씨. 9시가 지나도 달은 어드메있는고얌? 구름 속에 있나? 나무에 가렸을까? 메나주리 정원까지 나가니 겨우 구름을 헤집고 나오는 100년 만에 가장 둥근 보름달! 집으로 달려가서 은비를 불러냈다. "달이 너무 밝네~" "100년 만의 둥근 달이래. 저런 달 보려면 다음 번엔 2060년이래. 그땐 엄마랑 봐. 할머닌 없어." 나무가 많은 마을에서는 달 보기도 어렵네. 볼만한 곳 찾아 성당지나 쏘공원 담장너머로 기웃기웃. 달은 한참이나 솟아 올랐어도 유난히 밝고 둥그렇고, 마음도 화안했다. 사진은 전혀 아니올시다로 찍혔지만. 메나주리 정원 담장너머로 본....

Sceaux에서 2022.09.11

영국 여왕 엘리자베스 2세 서거

그제였던가 어제였던가 영국 여왕께서 건강에 문제가 있다는 뉴스가 잠시 비추더니, 오늘(09.08)오후에 서거하셨단다. 1926년 출생, 96세로 서거. 그간 한없이 늙어가던 찰스 황태자가 즉각 왕위계승. 이곳 TV 채널 1에서는, 빠르기도 하지. 나는 저녁 8시부터 지금까지 1 시간 30여 분 동안 여왕 이야기를 보고 있는 거다. 은비 친할아버지께서도 갑자기 중태에 빠지신 후 돌아가셔서 우리 모두 황망함에 멍한 상태다. 92세에도 채마밭도 손보시고 마당의 잡초 뽑으시는 일이 취미셨다는데.. 저녁마다 막내아들과 바둑을 두시던 분. 남의 일이 아니고, 먼 이야기도 아닐테다. 남은 시간 잘 살고, 잘 떠나자. *** 어눌한 사진은 TV화면에서

일상 2022.09.09

나는 자주 감탄한다. 그리고 가끔은 한탄도 한다

2022. 09. 08. 15 : 12 출장 중인 큰딸에게 카톡을 보냈다. "소나기가 마구 쏟아지더니 금세 말짱하게 개었네? 거긴 어때?" 그후에도 소나기는 자주 오락가락. 17 : 00 그치는가 했더니 다시 더 세차게 17 : 02 앙큼시럽게? 변덕스럽게? 잼나게? 아냐, 저 아랫녘 南佛엔 우박에 폭우에 수해가 극심한 상황을 아침 뉴스 영상에서 ... ㅠㅠ 17 : 05 그리고 또다시 소나기는 그쳤다. 17 : 37 햇살이 환하게 번지며 베고니아 꽃잎을 간지럽힌다. 얄궂은 날씨. 이렇게 소나기랑 햇살이 놀이를 할 때 나는 로맹 가리의 소설을 읽고 있던 참이었다. 마침 '류트 Le luth'를 읽는데, 표제글 '새들은 페루에 가서 죽다'보다 한결 좋은 작품으로 읽히며, 작가는 어쩜 이리도 글을 잘 쓸까?..

Sceaux에서 2022.09.09

밤길 타박타박

Av. d'Alembert 마음 스산할 일 있어 밤산책이라도 해야겠기에 밤길 타박타박 걷다보니 닿은곳은 큰애네 집. 갑작스런 雷雨, 작은애가 탄 여객기가 이륙할 시간인데... 걱정. 소나기와 천둥번개는 거짓처럼 그치고, 난 다시 윗마을집으로... 밤풍경은 시름을 잊게도 하는 묘약 효과가 있네. Av. le Notre All. d'Honneur (위), 길 건너 맞은편 Chateau de Sceaux 은비모교 Lycee Lakanal 길 좌우, 여기가 르 노트르 길 끝. Av.du President Franklin Roosevelt 언제 비가 왔던가? 반달, 어여쁜 미소~~ 짙푸른 하늘빛, 꿈결~~ 루즈벨트 길 끝에선 성당의 종소리. 작은딸 시댁에 슬픈 소식있어, 최강 태풍이 한반도로 상륙 직전이라는데도 ..

Sceaux에서 2022.09.07

조용한 거리를 자박자박 걸어...

며칠간 짧은 여행에서 번다한 거리 풍경에 익숙했던 연유일까? 오늘 한낮 이동네 거리 분위기는 어찌 그리 쓸쓸한지. 윗동네 작은 딸이랑 Parc de Sceaux에서 만나 은비에게 줄 선물도 전하고 여행 이야기로 수다도 늘어놓고, 천천히 걸어 아랫동네 큰애네로 돌아오는 길은 너무도 한산했다. 고요롭다못해 쓸쓸해지는 마음에 폰카만 눌러댔지. 덜 쓸쓸하려구. 가을인가봐. 최고 기온이 26도C, 아침해가 중천을 오른지 서너 시간이 지났어도 겨우 18도C. 길가 벤치에 앉아 이쪽 길도 기웃 저쪽 거리도 기웃 귓가에 들려오는 까마귀 소리는 적적함을 더욱 부추겨. 자주 뵈던 냥이들도 모두 어딜 간거얌. 사진 속에 인기척 좀 넣어 본다고 한참씩 기다렸지 뭐야. 나를 기다려 준 사람은 메트로역 앞에 앉아 있던 저 소년뿐..

Sceaux에서 2022.08.29

구름은 역시 빠리야

은비가 한국을 다녀 온 며칠 후 구름 사진을 내게 보내며 덧붙인 말, "구름은 역시 빠리야" 요즈음 비가 오락가락하고 회색빛 하늘이 자주 보이더니 어제는 하루종일 파란 하늘에 멋진 구름... 여행 떠나고 싶게.^^ 더구나 큰애네 집은 하늘을 실컷 볼 수있는 탁 트인 곳. 남북 방향 모두 시원스런 전망. 하늘바라기 명수인 내겐 최고!^^ 그제 저녁 아홉시를 넘긴 시각엔 고운 노을이... (사진 1) 어제는 오후 내내 멋진 구름이...(2~4) 오늘 일출은 또 어떻고! 읽고 있는 (이 책 몇번을 읽는지) '인간의 대지', 생 떽쥐페리를 자주 길 잃게 하는 구름이 저렇게도 멋지다니... 하늘을 드넓게 만끽할 수 있는 이집에선 하늘바라기로 하루를 보내도 좋다.

Sceaux에서 2022.08.22

2022. 08. 15

순자 / 허필연 오늘 그 순하디 순한 순자를 만났다 순자는 내 초등학교 친구 선생님께 야단맞고 교실에서 쫓겨나던 날 산모롱이에서 동무해 준 순자 상고 나와 신설동 밍크담요 대리점에 취직한 순자 억지거리 대학생이 된 나를 부러워하면서도 눈치보며 자장면 한 그릇 더 시켜주고 사장님 몰래 전화하라고 망 봐 주던 순자 그런 순자를 화가에게 뺏겼다 십년하고도 팔년이란 세월을 란 치는 남편 먹 갈아 준다고 평일을 몽땅 바치고 나머지 하루는 하느님께 찬송드려야 한다고 날 볼 수 없다던 순자 순자는 나를 잊었나? 오손도손 오리를 걸어 순자는 냇길로 십리, 나는 산길로 십리 아쉬움이 머물던 그 자리 새말 갈림길 내려다보면 순자는 아득한 점으로 사라지고 그 아득함이 이제 순자와 나의 거리가 되어버린 듯 그런 순자가 오늘 ..

Sceaux에서 2022.08.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