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 길 끝에 서면, 그 길 끝과 맞닿은 것일테지 유학보낸 딸과 첫 수화기속 만남의 순간 내 손의 온기를 가슴저미는 보고픔으로 데워 손끝 떨리게 다이얼 돌리던 그 때 그때처럼 엄마의 애끓는 사랑이 손끝을 타고 먼 이국의 따님과 맞닿을 수 있던 그 순간 그리움에 벅찬 떨림으로 가슴 울먹였던 그때 그.. 내마음의 편린들 2007.12.01
첫눈 두 주일 전만해도 노란 은행잎과 붉은 단풍잎이 아름답게 물들었던 이 강변 뜰에 밤새 새하얀 눈이 내렸다. 강 건너 산에도 눈이 곱게 덮혔다. 첫눈이 내리던 날 저녁 강과 하늘이 맞닿아 마치 에셔의 판화 'sky & water'처럼 그 둘의 경계가 구분 지어지지 않았다. 몽롱함 속에서 그렇게 첫눈은 살며시 대.. 내마음의 편린들 2007.11.22
11월 11일 백 날을 그렇게 하늘바라기하고 서 있어도 언약 한마디 들을 수 없었나 보다. 빈 밭에 가는 허리로 서 있는 가엾이 예쁜 꽃, 서럽게 순한 꽃, 여름 내 수선거리던 연꽃들의 이야기도 무심히 휘감아 둔 질박한 꽃대에선 아무 욕심없는 빈 속 울음이 들린다. 빈 울음이 맺혔다. 다시 백 날을 그렇게 서 있.. 내마음의 편린들 2007.11.11
갈대밭에서 갈 대 밭 에 서 박 재 삼 갈대밭에 오면 늘 인생의 변두리에 섰다는 느낌밖에는 없어라. 하늘 복판은 여전히 구름이 흐르고 새가 날지만 쓸쓸한 것은 밀리어 이 근처에만 치우쳐 있구나. 사랑이여 나는 왜 그 간단한 고백 하나 제대로 못하고 그대가 없는 지금에사 울먹이면서, 아, 흐느끼면서, 누구도 .. 내마음의 편린들 2007.11.06
해거름 강풍경 주말. 햇살이 고왔다. 난 유붕이 자원방래하여 불역낙호아 했다. 두물머리의 오후 다섯시의 매력은 아스름한 향기를 품은 여인의 게슴츠레한 속눈섶 같았다. 좋다. 세상은, 언제 어디서 보아도 참 좋다. 더구나 정겨운 친구와 함께였으니... 저 건너편 오데뜨가 강물에 잠겼다. 기분이다. 한껏 땡겨서 .. 내마음의 편린들 2007.11.04
10월 10일 하늘이 어둡습니다. 올 가을엔 파아란 하늘을 맘껏 볼 수 없어, 구름 한뭉치가 가슴속에 늘 잠겨있는 듯합니다. 이대로 맑은 햇살을 저편 구름 속에 묻어 둔채, 이제 이곳을 떠나야 겠습니다. 내일 모레면 아름방송 직원이 와서 인터넷 연결 장치도 걷어갈 것입니다. 모든 익숙한 것으로부터 격리 되어.. 내마음의 편린들 2007.10.10
꺄비 이야기 여섯살된 고양이 꺄비는 뱃속에 애기 고양이를 가지고 있다. 아침에 잠에서 깨어나면, 어디선가 살그머니 다가와 내 몸에 자기의 몸을 정답게 부빈다. 소리도 없이 가벼운 몸짓으로 반갑다는 듯이, 자기의 머리부터 시작해서 온 몸으로 미끄러지듯 부빈다. 매우 우아한 몸짓이다. 그 동작은 참으로 정.. 파리에서 2007.09.19
자전거와 함께 자전거를 가지고 탄천으로 나간다. 잘 만들어진 자전거 전용 도로와 산책로가 붉고 푸른색으로 포장되어, 걷고 싶고 달리고 싶도록 시원스레 뻗어있다. 물오리들이 한가로이 헤엄치고, 백로와 왜가리가 우아하게 수면위를 미끄러지며 물고기를 낚아올린다. 성깔 못된 까치가 백로의 꼬.. 살며 사랑하며 2007.09.15
창밖의 모과나무 오늘은 바람이 부는군요. 바람에 제 몸을 맡긴 창밖 나뭇가지들이 , 스치는 세월을 노래하고 있습니다. 백로라는 절기를 지났으니 정녕 가을인가 봅니다. 손을 뻗으면 잎새들을 잡을 수 있는 높이에 사는 내가, 내 아파트 베란다를 기웃대는 나무들과 얘기나누며 산지도 벌써 8년이 지나.. 맹그로브숲 2007.09.10
화이팅 !!~ 이형택 우리의 자랑 이형택 선수가 어제 16강 진출에 성공했다. US오픈 3라운드에서 앤디 머레이를 이기는 경기를 보며, 쏴-- 장풍(기)도 보내고, 소리도 지르고..ㅋㅋ 적당한 긴장감과 적당한 흥분과 보다 많은 활기를 나에게 주는 선수들 얼굴을 보자. 이형택 선수의 선전을 기원하며. --위의 사진.. 살며 사랑하며 2007.09.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