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마음의 편린들

해거름 강풍경

eunbee~ 2007. 11. 4. 14:18

 

주말.

햇살이 고왔다.

유붕이 자원방래하여

불역낙호아 했다.

 

두물머리의 오후 다섯시의 매력은

아스름한 향기를 품은 여인의  

게슴츠레한 속눈섶 같았다.

좋다.

세상은, 언제 어디서 보아도

참 좋다.

더구나 정겨운 친구와 함께였으니...

 

 

저 건너편 오데뜨가 강물에 잠겼다.

기분이다. 한껏 땡겨서 한컷 또 눌러보자.

 

 

황포는 어디가고

돛대만 남아

하늘을 향해 길게 휘파람 날리고 있구나.

  

 

'부르는 소리는 비껴 가지만

하늘과 땅 사이는 너무 넓구나.'

 

 

'해는 서산마루에 걸리었다.'

 

 

우리는

서산에 지는 해 같은 우리는

한마리  사슴들이 되어

나무에 가리운 해를 향해

사슴같은 노랠 불렀다.

 

 

해도 가 버리고

새들도 날아간다.

우리도 집으로 돌아왔다.

커피를 마신다.

베트남 어느 다람쥐가 커피콩을 따먹고

응가해서 나온 알맹이를 주워 모아

볶아서 만들었다는 다람쥐똥커피를 마셨다.

인간들이란 참으로 야릇하고 다양하고 재밌다고 빈정대면서.

 

 

두물머리에 두고 온

빈 연밭이 자꾸만 생각난다.

이렇게 2007년 11월 첫주말은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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