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마음의 편린들

11월 11일

eunbee~ 2007. 11. 11. 19:49

 

백 날을 그렇게

하늘바라기하고  서 있어도

언약 한마디

들을 수 없었나 보다.

 

빈 밭에

가는 허리로  서 있는

가엾이 예쁜 꽃,

서럽게 순한 꽃,

 

 

여름 내  수선거리던

연꽃들의 이야기도

무심히 휘감아 둔  질박한  꽃대에선

아무 욕심없는  빈 속 울음이 들린다.

빈 울음이  맺혔다.

 

다시

백 날을 그렇게 서 있는다 한들

기쁜 언약 한마디

들을 수 있을까.

 

제 서있는 모습이

체념인지 조차 모르는

서러운 꽃

붉은 백일홍.

 

간 밤 서리가

찬줄도 모르는

바보같이 예쁜꽃,

 

오늘은

11월 11일,

글씨 조차도 영원한 평행이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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