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마음의 편린들

첫눈

eunbee~ 2007. 11. 22. 23:55

 

두 주일 전만해도 노란 은행잎과 붉은 단풍잎이 아름답게 물들었던 이 강변 뜰에

밤새 새하얀 눈이 내렸다.

강 건너 산에도 눈이 곱게 덮혔다.

 

 

첫눈이 내리던 날 저녁

강과 하늘이 맞닿아

마치 에셔의 판화 'sky & water'처럼

그 둘의 경계가 구분 지어지지 않았다.

 

몽롱함 속에서

그렇게 첫눈은 살며시 대지를 찾았다.

 

 

아름다운 것들도

기꺼이 그들의 자리를 내어주고

더불어 곱게 보듬고 있구나. 차암 예쁜 모습이다.

이렇게 서로는 서로를 반기고 맞이하고 껴안고 살아 가는거다.

 

 

강가, 내 아드님 집엔 첫눈이 내려

이렇게 예쁜 풍경 만들고 있건만

강가/갠지스/의 나라로 떠난

그는

포도밭 이랑에서 더위를 부채질 하고 있겠지.

 

 

인생은

둘이 함께여도, 셋이서 넷이서 함께 산다 해도

늘 외로운 거라던 내 아드님.

부엔디아 집안 사람들처럼 고독을 대물림 하는지도 모른다던

내 작은 따님.

그들은 어느덧 깊은 인생의 속살을 냄새 맡았나 보다.

 

강건너

눈속에 갇힌 수종사를 바라본다.

그곳 고독하게 있을 서먹한 영혼에게

'오겡끼데스까~~'

나지막히  안부를 묻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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