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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농네 시골집에서

은비는 며칠 전 어릴적부터 자매처럼 지내는 친구 마농네 시골집엘 갔단다. 노르망디 지방의 작은 마을에 마농 아빠가 농가를 마련해 두었다더니 그곳엘 갔나보다. 가족 단톡방에 매일 전송되는 시골풍경 사진들은 우리들을 어찌나 즐겁게 하는지... 여러장의 사진과 동영상을 보는 우리는 모두 입모아 '왕부럽이다'를 연발. 그중 수탉과 고양이가 있는 정경은 라퐁텐의 우화를 사진으로 동화를 쓰고.ㅎ 동화속 이야기처럼 평화로운 전원의 풍경은 '역시 프랑스 시골은 최고의 낙원이야 '라는 감탄이 저절로 나오게 하는군. 흐음~~

일상 2020.08.02

답글

차암 좋은 '우리 동네 도서관' 그 도서관의 차암 친절한 직원들. 듣는 이도 기분 좋아지게 하네요.^^ 요아래에서도 Olav Hauge 시인의 시를 소개해 주셨는데, 앞으로 우리도 열세 편의 시를 어쩌면 더 감상할 수 있을까요? ㅎ 좋은 시, 읽게 해주셨으니 답례로 아침 풍경에 대한 시를 옮겨 드릴게요.^^ ? 메아리 / 마종기 작은 호수가 노래하는 거 너 들어봤니. 피곤한 마음은 그냥 더 잠자게 하고 새벽숲의 잡풀처럼 귀 기울이면 진한 안개 속에 몸을 숨긴 채 물이 노래하는 거 들어봤니? 긴 피리 소리 같기도 하고 첼로 소리인지 아코디언 소리인지 멀리서 오는 밝고 얇은 소리에 새벽 안개가 천천히 일어나 잠 깨라고 수면에서 흔들거린다. 아, 안개가 일어나 춤을 춘다. 사람같은 형상으로 춤을 추면서 안개가..

일상 2020.07.29

"탄천 시냇물은 지금도 콸콸 잘 흐르고 있는지..."

멀리 미쿡나라 북서부 바닷가 마을 어디쯤에 새집 짓고 벌새에게 인사 건네고, 두부랑 만두라는 예쁜 냥이들의 시중을 들며, 오늘도 엄마가 사시던 분당의 탄천을 궁금해 하시는 사슴님께! 장마로 넘치고 있는 냇물을 보여드려요. 오늘아침엔 炭川이 아니고 土川이었어요.ㅎ 제게 주신 글 중에서 '탄천 시냇물은 지금도 콸콸 잘 흐르는지...'가 정겹고 마음소리 징~하고 울리기에 가져다가 포스트의 제목으로 했어요.^^ 아침 식사 후 오전 시간을 몽땅 탄천 물구경으로 보냈다우. 어제 저녁엔 오랜만에 탄천엘 갔더니 물은 마르고 악취가 번지기에 곧바로 돌아섰는데 간밤 내린 장맛비에 물난리가 났었나 보아요. 오늘 아침엔 작은 인도교까지 물이 넘친 흔적이 있고, 서울대병원 아래쪽 천변 산책로는 유실된 부분도 있더군요. 사슴님과..

일상 2020.07.22

고향에 간다

수박 주인 아줌마는 판교에서 두 번째 역 삼동에서 내렸다. 어린날 동생들과 수박 들고 기차타고 부석사 아랫 마을 큰아버지댁에 가던 여름 방학의 그 하루 추억을 가져다 준 수박덩이, 잠시로 수박은 내 시야에서 떠났고 동생들과 함께했던 한여름날의 힘들던 여행 추억도 그만 접어 둔다. ? 매일 새벽 여명 속 산등성이를 바라보는 행복. 그렇게 천천히 밝아 오는 아침 Il mondo를, The prayer를 듣노라면 해가 솟고, 또 하루가 선물되어 안겨든다. '日日新又日新' 까마귀들 우짖고 바람결따라 춤추는 나뭇잎의 경쾌함 햇살 눈부시게 번지는 여름날의 싱그런 아침 내가 요즈음 기대어 살고 있는 풍경. ? 엄마 기일 막내 동생네 차에 동승해서 고향 갈거다. 참으로 오랜만의 나들이 . . (판교발 여주행 기차에서 ..

일상 2020.07.16

어느새 유월도...

'부질없다. 부질없다. 깨려는 꿈, 꾸어서 무엇을 헐거나.' '꿈이로다. 꿈이로다. 모두 다 꿈이로다. 꿈 깨이니 또 꿈이오. 깨인 꿈도 꿈이로다. 부질없다. 부질없다. 꿈을 꾸어 무엇하랴.' 창밖에 국화를 심고, 그 밑에 술빚어 놓고 술 익자 벗님 오고 달도 뜨고 시절 좋은데 기다려도 기다려도 님은 아니 온다니... 애닯기도 한 노래. 우와~~ 노래, 차암 잘 부른다. 나도 모르는새 눈물 주르르~ 성악 전공자들이 주된 출연자인데, 내 좋아하는 John Noh 팀은 남도민요를 들고 나왔다. 결승 1次戰에... 지난 금요일 저녁에 있었던 Jtbc 팬텀싱어3 이야기다.^^ 육이오 사변의 유월 민주 항쟁의 유월 해마다 슬픔이 밀려드는 유월 올해는 그 슬픔이 더 크게 오던데... 나는 매주 금요일 저녁의 음악경..

일상 2020.06.29

저녁놀지던 날

서녘 하늘이 발그레~ 시작 하더니 금세 붉은 놀이 가득하다. 그리고 다시 금세 스러진다. 순간이다, 모든 것이. 유월 열닷새 날 저녁 여덟 시 오 분부터 여덟 시 십오 분 사이의 사진이다. 흐르는 걸 잡아, 멈추어 둔 거다. 노을은 허무히 사라지고 하늘가에 닿은 내맘은 거두지 못해 스마트폰 뒤적뒤적 호텔 캘리포니아를 찾아 들었다. 그러다보니 저 남쪽 나라에서 왔다던 생 루이 다리 위의 기타리스트 미셀의 순한 미소가 떠올랐다. 그도 어디선가 놀지는 여름 하늘을 보며 기타 퉁기며 오늘을 살고 있겠지. 천변을 밝히는 가로등 불밝기가 너무 강해 여름밤의 운치를 몽땅 망가뜨리고 있다. 시큰둥한 기분 곱게 바꾸려고 John Noh가 팬텀싱어3에서 부르던 The Prayer를 들으며 천천히 천천히 집으로. 불꺼진 내..

일상 2020.06.17

밤나무꽃 사진

오클랜드엔 초겨울로 접어들었겠네요. 고국의 여름밤 대기를 채우는 밤꽃향기의 '향기 공장' 밤나무꽃 사진을 올려드리니 나타샤님, 감상하세욤~ ㅎ *** 내 고향 울엄마 아부지 유택 곁에도 밤나무가 몇그루 있지요. 지금쯤 그곳에도 밤꽃 하얗게 피었겠네요. 고향집, 엄마랑 아부지랑 언니랑 오빠랑 남동생들이랑 여덟 식구 함께 살던 그집 마당끝에 한가득 핀 꽃이 여적도 눈에 아롱집니다. 여름 퇴약볕아래 눈시리게 피던 그 꽃들. 고향 그리워 읽던 동향 출신 시인 신경림 님의 시 중에서 몇 행, 한 연 옮길게요. 정릉동 동방주택에서 길음시장까지, 이것이 어머니가 서른해 동안 서울 살면서 오간 길이다. 약방에 들러 소화제를 사고 떡집을 지나다가 잠깐 다리쉼을 하고 (.........

일상 2020.06.15

넘어지면 쉬어가기

COVID-19 찬스라고 말해도 될까? 기왕 넘어진 거, 쉬어가기.ㅎ 은비네는 지난 3월부터 코로나 바이러스 환란으로 금족령 속에서 집콕으로, 다소 지루한 날들을 보내더니, 이제 부시시 움직이기 시작하고 있다. 화실에 가서 그림도 그리고 화원에 가서 꽃모종을 사다가 가꾸며 기뻐하고... 어제 가족 단톡에는 세금납부 시 쌓이는 적립 포인트를 활용해서 학원 등록을 해야겠다는 계획들도 이야기 한다. 노는 입에 염불'도 되겠다. 그 나라는 세금을 내면 포인트가 적립되나보다. ㅋ ㅋ 직장을 바꾸고 싶거나 다른 스펙을 위해 교육기관에 등록하면 정부에서 지원해 주는 제도란다. 세금 착실히 납부하면 납세자를 위해 기회 제공도 하는군. 작은딸은 라이센스를 하나 더 확보하기 위한 대학 부설 교육기관에 이미 등록해서 인터넷..

일상 2020.06.13

시 옮기기 마지막 페이지

귀뚜라미 깊은 밤 고다쓰 안에서 시를 쓴다 '나 사실은' 이라고 한 줄 쓰고 눈물이 흘렀다 어딘가에서 귀뚜라미가 운다 '울보랑은 안 놀아' 귀뚤귀뚤 운다 귀뚤귀뚤 귀뚜라미야 내일도 오렴 내일은 웃는 얼굴로 기다리고 있을게 *** 연하장 잘 있는 것 같으니까 뭐 됐어 중얼거리며 몇 번이고 아들이 보낸 연하장을 본다 새해 아침이 되면 아버지 생각이 나요 만나면 싸우는 부자였지만 그리웠던 거야 당신이 *** 행래교(幸來橋) 더부살이하던 집에서 괴롭혀 행래교 옆에서 울고 있으면 친구가 힘내자, 웃으며 말해 주었지 졸졸 흐르는 냇물 푸르른 하늘 하얀 구름 행복이 찾아온다는 다리 상냥한 친구 힘낼 수 있을 것 같은 기분이 들었어 팔십 년 전의 나 *** 비밀 나, 죽고 싶다고 생각한 적이 몇 번이나 있었어 하지만 ..

살며 사랑하며 2020.06.0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