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날이 가고있네요. 봄은 바람에 섞여 날다가 구름에 얹혀 지나가고 있네요. 봄 품 안으로 스며든 모든 것들이 이젠 꿈속에서 만났던 듯 아련하기만 하네요. 외로움은 다른 누군가로 채워질 수 있지만 그리움은 그 대상이 아니면 안되는 것이라네요. 해는 아직 중천인데 다리 위 가로등은 이미 눈을 떴어요. .. 살며 사랑하며 2008.05.31
비요일에.. 비가 내리는 수요일엔 강 풍경이 더욱 멋져요. 먼길을 흘러온 두 강물은 이곳 두물머리에서 정답게 손 맞잡고 아스라히 먼 길을 다시 떠납니다. 강처럼 흐르는 세월을 거슬림없이 곱게곱게 살자고 앞서지도 뒤쳐지지도 않고 하나로 흘러갑니다. 조각배 하나 장만해야겠습니다. 머지않아 가야 할 저문.. 살며 사랑하며 2008.05.28
蓮이 자라고 있어요. 오늘 비 오는 두물머리에 나가서, 연들과 놀았습니다. 아직은 여린 연대와 연잎이 귀여운 모습으로 물방울을 굴리고 있더군요. 연 잎들이 빗물로 만든 구슬을 영롱하게 얹어 두고 빗속에서 속살거리며 끊임없이 얘기하고 있어요. 연 잎도 어릴 적이 더 예쁘네요. 여름이 무르 익으면 연꽃도 피어난대.. 살며 사랑하며 2008.05.28
새벽 강변에서 오월 냄새가 새벽 강기슭으로 스며 온다. 꽃무리진 아카시아 내음에 묻혀 잉잉대는 벌들의 날개짓에 실려 살곰살곰 움직이는 강물살 헤적이며 곱고 느린 걸음으로 번져 온다. 이우는 세월의 마지막 나루에서 만난 오래된 사랑처럼 편안한 웃음으로 부드러운 몸짓으로 나의 오월은 새벽 강변에 머물고.. 살며 사랑하며 2008.05.17
스승의 날을 맞아 어제는 이 강마을로 들어 오는 다리 위가, 하루 종일 차들로 뒤덮여 주차장으로 변했습니다. 부처님 오신날이 낀 연휴라서 많은 사람들이 봄 나들이를 나섰는가 봅니다. 온 나라의 도로가 임시주차장이 된 어제 오후에, 얼마전 17년만에 다시 만나게 된 제자에게서 전화가 왔습니다. 내가 .. 살며 사랑하며 2008.05.11
詩集 뒤적이는 날 청 노 루 朴木月 머언 산 청운사 낡은 기와집 산은 자하산 봄눈 녹으면 느릅나무 속잎 피어나는 열두 굽이를 청노루 맑은 눈에 도는 구름 나 그 네 朴木月 강나루 건너서 밀 밭 길을 구름에 달 가듯이 가는 나그네 길은 외줄기 남도 삼백리 술 익는 마을 마다 타는 저녁 놀 구름에 달 가듯이 가는 나그네.. 살며 사랑하며 2008.05.08
이런 사진도.... 인터넷을 헤엄쳐 다니다가 이런 그림 건졌어요. American photographer Lynn Geesaman 이라는 여인의 사진입니다. 여인의 감수성으로 만들어진 사진이라서 그런지, 정말 몽환적인 효과가 나를 꿈의 세계로 빠뜨립니다. 포토그래퍼가 되기전 그녀는 수학 쌤. 서른세살에 사진을 배웠다네요. 유럽을 여행하면서, .. 살며 사랑하며 2008.05.05
책읽고 여행하기, 여행하고 책읽기 이십 사오년 전, 처음으로 비행기를 타고 서유럽 여행길에 올라 스무날 남짓한 기간들을 이나라 저나라, 이 문명 저 유적을 보고 돌아와서, 나는 서양사, 서양문화사를 읽느라 한참 동안 바빴었다. 여행에서 만난 길동무에게서 배운 매우 바람직한 독서 방법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그것을 가르쳐 .. 살며 사랑하며 2008.04.15
수양버들 춤추는... 나 어릴적 놀던 곳. 오늘도 그 곳은 아름답고 정겹습니다. 꽃피는 사월. 어릴적 뛰놀던 고향을 찾아 늙은 오늘을 뉘어 보려 반 백년 전 그날들을 서성입니다. 미풍에도 흩날리는 꽃잎이 다시는 돌아 오지 않을 시간들을 하나씩 둘씩 뿌려줍니다. 여린 꽃잎으로 어제들을 일깨우는 사월의 .. 살며 사랑하며 2008.04.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