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 강변에서 오월 냄새가 새벽 강기슭으로 스며 온다. 꽃무리진 아카시아 내음에 묻혀 잉잉대는 벌들의 날개짓에 실려 살곰살곰 움직이는 강물살 헤적이며 곱고 느린 걸음으로 번져 온다. 이우는 세월의 마지막 나루에서 만난 오래된 사랑처럼 편안한 웃음으로 부드러운 몸짓으로 나의 오월은 새벽 강변에 머물고.. 살며 사랑하며 2008.05.17
스승의 날을 맞아 어제는 이 강마을로 들어 오는 다리 위가, 하루 종일 차들로 뒤덮여 주차장으로 변했습니다. 부처님 오신날이 낀 연휴라서 많은 사람들이 봄 나들이를 나섰는가 봅니다. 온 나라의 도로가 임시주차장이 된 어제 오후에, 얼마전 17년만에 다시 만나게 된 제자에게서 전화가 왔습니다. 내가 .. 살며 사랑하며 2008.05.11
詩集 뒤적이는 날 청 노 루 朴木月 머언 산 청운사 낡은 기와집 산은 자하산 봄눈 녹으면 느릅나무 속잎 피어나는 열두 굽이를 청노루 맑은 눈에 도는 구름 나 그 네 朴木月 강나루 건너서 밀 밭 길을 구름에 달 가듯이 가는 나그네 길은 외줄기 남도 삼백리 술 익는 마을 마다 타는 저녁 놀 구름에 달 가듯이 가는 나그네.. 살며 사랑하며 2008.05.08
이런 사진도.... 인터넷을 헤엄쳐 다니다가 이런 그림 건졌어요. American photographer Lynn Geesaman 이라는 여인의 사진입니다. 여인의 감수성으로 만들어진 사진이라서 그런지, 정말 몽환적인 효과가 나를 꿈의 세계로 빠뜨립니다. 포토그래퍼가 되기전 그녀는 수학 쌤. 서른세살에 사진을 배웠다네요. 유럽을 여행하면서, .. 살며 사랑하며 2008.05.05
책읽고 여행하기, 여행하고 책읽기 이십 사오년 전, 처음으로 비행기를 타고 서유럽 여행길에 올라 스무날 남짓한 기간들을 이나라 저나라, 이 문명 저 유적을 보고 돌아와서, 나는 서양사, 서양문화사를 읽느라 한참 동안 바빴었다. 여행에서 만난 길동무에게서 배운 매우 바람직한 독서 방법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그것을 가르쳐 .. 살며 사랑하며 2008.04.15
수양버들 춤추는... 나 어릴적 놀던 곳. 오늘도 그 곳은 아름답고 정겹습니다. 꽃피는 사월. 어릴적 뛰놀던 고향을 찾아 늙은 오늘을 뉘어 보려 반 백년 전 그날들을 서성입니다. 미풍에도 흩날리는 꽃잎이 다시는 돌아 오지 않을 시간들을 하나씩 둘씩 뿌려줍니다. 여린 꽃잎으로 어제들을 일깨우는 사월의 .. 살며 사랑하며 2008.04.11
먼뎃 소식 '목련꽃 그늘 아래서 베르테르의 편지를' 읽고 싶어지는 계절. 노성씨가 독일로 갔다. 먼곳으로 가 버린 사람들에게서 메일이 온다. '다시 유럽으로 돌아왔군.' '정신없던 서울 생활을 벗어나니 한가롭고 여유가 있어 좋구나.' 이런저런 소식들을 주고 받으며 나를 혼자 남겨 두고 가버린 그들은 다시 .. 살며 사랑하며 2008.04.02
지킬 수 없는 약속 아주 오래전, 내가 미에르자를 만난 이듬 해에 그가 나를 위해 정성스레 옮겨 쓴 시 한편을 내게 건네 주었다. 나는 그 시를 읽고 앨범속에 소중히 끼워 두었다. 방문 홍 윤 숙 먼 후일......내가 유리병의 물처럼 맑아질 때 눈부신 소복으로 찾아 가리다. 문은 조금만 열어 놓아 주십시오. 잘 아는 노래의.. 살며 사랑하며 2008.03.28
우리의 요정 누가, 요렇게 예쁘고 예쁘고 또 예쁜 요정을 우리에게 보내 주었을까? 누가, 요렇게 사랑스럽고 사랑스럽고 한없이 사랑스런 천사를 우리에게 보내 주었을까? 며칠 째 세상 소식이 하도 어수선하여 슬프고, 참담하고 어두웠는데. 밤새 잠 못 이루고 몽환속을 걷게 해준 이 요정은 어디서 왔을까. 천만.. 살며 사랑하며 2008.03.26
MEMENTO MORI 그제는 내가 너무도 좋아 하던 동료이자 친구였던 미에르자의 4 周忌였다. 일생을 살면서, 한번 만날 수 있을까 싶은, 너무도 훌륭한 인품과 성격의 친구. 그를 암이라는 병마에 휩쓸려 잃어버린지 4년. 아직도 내 곁으로 명랑하게 다가와 이름을 불러 줄 것같은 늘 가까이 호흡이 느껴지는 사람. 그는 .. 살며 사랑하며 2008.02.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