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두막 편지

눈에.. 맘에..

eunbee~ 2017. 10. 29. 18:26

 

 

 

 

 

Sceaux

소나무길 2번지의 아침 창밖 풍경은

이렇게 안개가 자욱하답니다.

 

오늘 새벽 2시를 기해서

서머타임이 해제되었다면서

살가운 작은딸은 톡으로 사진 곁들여

소식 전하고

 

 

Paris

Charenton 거리 201번지

무심쟁이 큰딸은

"여긴 비가 부슬부슬 오네. 서머타임 해제라는데

밖이 칙칙해서 실감이 나질 않아.

엄마는 지금 오후 4시야? " 합니다.ㅎ

오후 4시 4분 톡에..ㅋ

 

 

 

 

 

 

 

 

 

 

 

은둔자 같은 은비는 할머니가 잠든 시각이거나 말거나

자기가 생각날 때면 카톡을 보내지요.

 

어제, 토요일 새벽 1시 10분에 톡으로 전송한 사진곁들인

"울집에 가을이 왔어"

였습니다.ㅎ

 

과묵하고 감정 잘 드러내지 않는 은비

가을이 온 것은 할머니에게 전하고 싶었나 봅니다.

 

저 정원은 나랑 은비랑 자주 거닐기도 했고...

시장바구니 들고 조손이 다정하게 다니던 곳이거든요.

 

그러나???

그곳 가을은 이미 저만치 달아난 것 같아요.ㅋ

 

 

 

 

 

 

 

 

어제 오후에 보내온 작은딸의 사진은

한겨울모드 의상이었습니다.ㅎ

 

"4~5년 전에 엄마가 내생일 선물로 사준 토끼털 목도리 알지?

이걸 두르고 메트로에 앉았는데 앞자리 마담이

'그거 어디서 산거예요?'라네.ㅎ

이 목도리 두를 때마다 사람들이 물어봐.

예쁘니까.

오늘은 그거에 맞는 신발도 신어줬지."

"벌써 그렇게 차려입으면 겨울엔 어찌 사누?"

"오늘도 손시려운 날씨야."

 

파리는 어느새 겨울로 한 걸음 들어섰나봅니다.

 

 

 

 

 

 

 

 

올해 초에 이사한 작은딸은 루이 15세풍 가구를 사들이느라 바쁘고

이제 집을 장만해서 실내 인테리어에 들어가는 큰딸은

깔끔 간결 쪽으로 간다하기에 내가 전한 말 

"큰따님, 그러면 너는 퐁피두풍으로 꾸며~" ㅎㅎ

 

작은딸은

 Vide grenier 비드 그르니에(다락비우기)장터에 가서

이런저런 골동품을 사들고 왔다네요.

촛대를 비롯해서

냄비받침, 재털이,작은탁자 등을 골라왔노라고..

 

온갖 인터넷 서핑으로 루이 15세 적 가구들 사진을 보내면서

함께 고르자고... 정말 못말리는 작은딸의 그 열정.ㅋ

,

루이15세풍의 가구는 Secretaire스크레떼르(접이(닫이?)식 책장,책상 )를

선두로^^ 장식탁자, 삼단서랍장, 긴콘솔을 배달시키더니,

 

오늘은 오후 내내 내게 보내는 사진들이 액자..ㅋ

이제 액자 차례랍니다.

코르시카산 산호로 만들었다는 '생명의 나무'래나 뭐래나.ㅎㅎㅎ

 

암튼 작은딸과 큰딸의 너무도 다른 생각과 행동과 모습이

눈에 맘에 아른거리고, 그 마음들도 읽혀지니

멀리 있어도 훤히 보이고, 심심치도 답답지도 않답니다.

 

참 좋은 세상에

편리함 누리며 사는 현실이 얼마나 축복인지.

시절인연 잘 타고 났으니.. 또 되뇌이게 됩니다.

 

"인생이여, 고마워요."

 

 

 

 

 

엊그제 탄천의 오후 4시 경.

 

 

하루해가 또 저물었습니다.

가을이 깊고 깊고 깊어갑니다.

남은 가을도 맑게 지내기로 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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