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 거들떠보기

투덜쟁이로 변해 볼까?

eunbee~ 2008. 4. 19. 17:10

 

양수리 두물머리 건너편 세미원이라는 곳은 정말 천혜의 입지조건을 갖춘 아름다운 땅이다.

그러나 그 좋은 자연 조건을 살리지 못하고, 조금은 조잡스럽고, 조금은 산만하고,

나름대로 꾸며 본다고는 했겠지만,

영~~아니올시다의 조잡스러움만 너울대는 공간이 되어있다.

 

아늑하고도 시원스런 강변의 호조건을 살리지 못하고,  

울타리와 비닐하우스들로  시야를 가로막고 분할하며,

여기저기 대책없이 세워진 구조물들은  짜임새나  조형미가 서로 어우러지지 못하며,

좁은 공간에 너무 많은 것들을 여기저기 세워 두었다.

 

나무, 꽃, 돌 등의 자연물 보다는, 어설픈 구조물들이 더 많아

말 그대로 난무하고 있는 모습이 참 서글프다.

네모난 종이갓으로 된 등은 500평쯤 되어 보이는 공간에 무려 스무개가 넘는다.

그 외에도 항아리로 된 등도 아주 많이 서 있다.

물론 이곳은 여름철에도 저녁 6시 이후에는 입장 불가이다.

누구를 위해서 그렇게 많은 등불을 세워 둔 것일까.

그것도 어울리지도 않게 여기저기에....

다다익선이라고 생각하는가?

 

 

깃대를 세우고 깃발을 꽂아야 직성이 풀리나보다.

그래야만 맘이 푸근해 지나보다.

이 아름다운 강기슭에 꼭 저런 것을 세워 두고 싶단말인가?

너른 시야를 틔워놓고

날아가는 새, 깃드는 새, 재재거리는 새들만 바라볼 수는 없을까?

꽃과 나무를 심어두고

바람과 구름과 강 내음으로 채우면 안되는걸까?

 

 

이곳에 둥그런 울타리가 왜 있어야만 할까?

 

 

물레방아, 종이燈, 철제등, 항아리등, 유리등,

높다랗게 솟아 물을 뿜고 있는 철주-어쩌면 도자기?-로 된 용머리들..

깃대, 탑, 여기저기 그 많은 항아리들..

있을거, 없어야 될거.. 오만가지가 다 있다.  하하

그래 있는건 좋다.

그런데 어울리게 있어 줘야지. ㅠㅠ

 

 

이곳에서 제일 멋스럽게 자리잡은 항아리는 바로 요기, 버드나무 아래 자리잡고 있는것.

이 항아리의자,  요건 참 좋다.

그런데 또 투덜대야겠다. 바로 그 옆에-내가 사진찍기도 민망해 안찍은 거- 커다란, 아주 커다란

대형 판때기에 옛그림이 그려져 있는 것이 강을 떡하니 막고 서 있다.

간판 세우는거 좋아하는 민족답게....

강을 가로막고 떡하니 버팅겨 세워 두었다. 쯧쯧. 오호 통재라!!

 

 

차라리 들풀이나 자라게 두고, 들꽃이나 피게 비워 두고,

나비랑 새들이랑 노는 모습이나 보면 어떨까...

자연이 자연인채로.

손길을 주려면, 최소한의 꼭 있어야 할 것만 있게..

 

많은 경비 따 내서, 보다 많이 세우고 파내고 표나게 해서,

'뭔가'를 보여 줘야 잘 했다고 평가 받을까?

심미안이 그리도 부족할까?

아니, 투덜대고 있는 내가 심미안이 미개?한걸까?

아무튼 난 짜증났다. 아주 많이.

이 아름다운 입지조건을 가진 곳에, 이렇게 밖에 할 수 없었다니..

돈은 꽤나 들었겠구먼. 에라이~~ 잊자. 내가 뭐 어찌해 볼 수도 없는 일.

투덜쟁이로 변한 오전이 그렇게 가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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