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 거들떠보기

3월 3일 소묘

eunbee~ 2008. 3. 3. 19:42

 

어제 정오 무렵, 흐리던 하늘에서 목화송이 같은 눈이 바람을 타고 마구 휘날렸다.

기온이 얼마간 올라 갔기에 눈은 내리자마자 녹아 버렸다.

강물 위에 내리는 눈은 더욱 허망하다.

흔적없이 섞이는 것 또한 아름다운 일.

 

                                                                                                             

오늘 아침엔 아스라이 뽀얗게 피어 오르는 알 수 없는 기운이

봄 그림자를 몰고 오는 듯하다.

사흘 전, 강 언저리 얼음 위에 모여 앉았던 흰새들이

오늘은 물그림자를 드리우며, 가족 회의를 갖나보다.

계절의 거스를 수 없는 위대함...

파리엔 산수유도 개나리도 화알짝 웃고 있다는 소식.

 

 

흰새들은 갈매기 울음소리 같은 노래를 부르며

저쪽 작은 섬 부근에서

즐겁게 날아 오르기도 하고 정답게 모여 앉아 있기도 하는데

외로운 어린 오리 한마리는 엄마 찾아 헤엄친다.

얼었던 강물은 거짓말처럼 사라져 버렸다.

 

밝은 햇살이 경쾌하여

거리로 나갔다.

점심 때를 넘긴 시각

학교에서 돌아 오는 어린이들을 만났다.

그들의 얼굴에서도

오늘 아침 강물에서 묻어나던 봄 그림자가

발그레 환한 웃음 위로 넘실 댄다.

 

오늘따라 꼬마들의 표정이 행복해 보이는건

새학년 첫날, 학교에서 좋은 일이 있었기 때문일까?

예쁜 담임 선생님을 차지하게 되어서 인가?

나도 덩달아 행복해 지려고 한다.

 

3월 3일

각급 학교의 개학 첫날.

그들의 새학년을 축하 한다.

그리고, 나도 그 교실에서

그들과 함께 웃고, 함께 공부하고 싶어진다.

 

오늘부터

교사나 학생이나

'행복 끝, 고생 시작' 이다. ㅋㅋ

그것이 즐거움인 것을  그들은 모를거다.

 

                                                                                                   5시45분의 일몰

금빛 찬란한 하루.

시작이 좋으니

끝도 좋으리라.

새 학년을 맞은 학생들과 선생님들.

모두 멋진 2008 학년도가 되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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