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눈 두 주일 전만해도 노란 은행잎과 붉은 단풍잎이 아름답게 물들었던 이 강변 뜰에 밤새 새하얀 눈이 내렸다. 강 건너 산에도 눈이 곱게 덮혔다. 첫눈이 내리던 날 저녁 강과 하늘이 맞닿아 마치 에셔의 판화 'sky & water'처럼 그 둘의 경계가 구분 지어지지 않았다. 몽롱함 속에서 그렇게 첫눈은 살며시 대.. 내마음의 편린들 2007.11.22
11월 11일 백 날을 그렇게 하늘바라기하고 서 있어도 언약 한마디 들을 수 없었나 보다. 빈 밭에 가는 허리로 서 있는 가엾이 예쁜 꽃, 서럽게 순한 꽃, 여름 내 수선거리던 연꽃들의 이야기도 무심히 휘감아 둔 질박한 꽃대에선 아무 욕심없는 빈 속 울음이 들린다. 빈 울음이 맺혔다. 다시 백 날을 그렇게 서 있.. 내마음의 편린들 2007.11.11
갈대밭에서 갈 대 밭 에 서 박 재 삼 갈대밭에 오면 늘 인생의 변두리에 섰다는 느낌밖에는 없어라. 하늘 복판은 여전히 구름이 흐르고 새가 날지만 쓸쓸한 것은 밀리어 이 근처에만 치우쳐 있구나. 사랑이여 나는 왜 그 간단한 고백 하나 제대로 못하고 그대가 없는 지금에사 울먹이면서, 아, 흐느끼면서, 누구도 .. 내마음의 편린들 2007.11.0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