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

2019. 11. 23

eunbee~ 2019. 11. 23. 17:38

 


오전 10시가 지났으나 햇빛은 시무룩...

개울가에 내려서니 홀로 서 있는 백로의 뒤태가 마냥 쓸쓸함을.


아침 눈뜨자 읽었던 홍굴레님의 말씀이 떠오른다.


볕이 좋아도 옛생각이 난다,는 내 말에

혼자니 외로움을 많이 타서 그런 거라,고 하시던.


저 백로가 어쩌면 내꼬라지 같애~했다.ㅎ




 


너는 누구니?

저 애랑 함께 놀지.

하얀애, 잿빛애, 멀찌감치 따로 서 있다.

무심한 것들..





 


오후 3시가 지났네. 또 책을 너무 오래 읽었군.


집으로 돌아오는 길, 언덕을 내려오느라니 까치들 우짖는 소리.

얘들은 긴급히 의논할 중대사가 발생했나 보다.

시끄럽게 저마다 한마디씩, 앉았다 섰다 날다...모두 바쁘다.


와우~ 몇마리야?

하릴없이 서서

까치들을 세어 본다. 어렵다.





 


무리지어 수영하는, 목소리 걸걸한 녀석들.


까치는 까치끼리, 오리는 오리끼리 

끼리끼리 논다.


재밌겠다.





 


얼마전 저녁 산책길에 만났을 땐

얼룩이랑 까망이랑 둘이더니, 오늘은 왜 혼자 일까?

내가 밥을 주던 얼룩고양이가 낳은 아기인줄 알았는데..

그애는 어디서 무얼하느라 아기 혼자 뒀을까?


바위 위에 한참을 앉아 저 녀석을 보고 있었다.

배가 고픈지 풀을 뜯어 먹는다.

내 손은 빈손, 참 미안하고

안쓰러워서...ㅠㅠ 






 


앉아있는 뒷모습이 우리 큰올케언니를 똑닮았다.

무얼 그리 생각하실까. 하염없이 먼곳을 바라보고 앉아있는 여인이 슬펐다.


몇걸음 옮기자니 이번엔

은비 친할머니를 똑닮은 노부인이 스쳐지나 가신다.

그러고 보니 은비아빠는 엄마가 없구나.

가여워라.




 


이번에 만난 애들은 중2

이애들은 중2병에서 자유로운 것 같애.

어찌나 이야기를 사랑스럽게 하는지.

자전거 눕혀두고 바위에 걸터앉아 귀욤부리더니

모두들 페달을 밟는다.


사랑스런  소년들.

만나서 반가웠어~^^




 


집 앞 놀이터에서 그네를 탔다.

내가 그네를 왕복 100번 타는 동안

초등학생 두 여자애들은 '무궁화꽃이 피었습니다'놀이를

'할아버지꽃이 피었습니다' '할머니꽃이 피었습니다' '선생님꽃이 피었습니다.' 등등으로...ㅎ

둘이 하는 그 놀이가 내 눈엔 싱겁게 보이던데, 그들은 즐겁게 놀더니..

가 버렸다.


놀이터옆 농구코트에서, 공 던지던 은비의 초등학생 시절을 추억하며

집으로 가는 계단을 오르다가 깜장 청솔모를 만났다.

오호~ 우리집 바로 앞에 청솔모가 있단 말이지?

새까만 청솔모는 처음 보는 것 같애.

예쁘기도 해라.


(사진엔 안까맣다.이상하네)





 


내집 현관문을 열며

"얘들아, 엄마 왔다~~"

늘 그렇게 말하며 들어서지만, 늘 아무도 대답은 하지 않는다.


컴 앞에 앉으니

저 착한 브라우니가 어둑한 구석에서 고요로운 눈빛으로

정답게 나를 바라보네. 아휴~ 고마워~^^*


은비가 버린다고 내던지는 걸

주워서 비행기에 태워 온 저 이쁜애.


"엄마~ 나 여기 있어요~"


네 대답을 늘 못알아 들어서 미안해~ ㅎㅎㅎ


.

.


또 하루가 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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