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며 사랑하며

씨름을 마치다

eunbee~ 2019. 1. 22. 19:15

 

 

 

 

총, 균, 쇠

 

 아들이 구매한 이책은

발간 20주년에 '선물용'으로 출판된 하드커버,양장본이다.

누나에게 선물하겠다고 거하게 포장된 것을 마련했단다.

그 딱딱함의 완강함이라니.. 책을 펴기전에 벌써 무서웠다. 아니 무거웠다고 해야지? ㅎ

어쨌든 아들이 읽었다니 나도 부지런히 읽고 아들과 이 책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는 즐거움을 가질 욕심에 열공, 열공.

 

며칠을 씨름하다가, 어제밤

자정을 넘길 무렵, 마지막장을 덮었다.

수년 전, 재레드 다이아몬드의 저서 <문명의 붕괴>를 읽었던 터라

낯설지 않은 그 어떤 친근감에 한결 즐겁게 읽혀졌으리라.

<문명의 붕괴>도 600여 페이지의 만만치않은 책, 재미있게 읽고서

제주에 계시는 책 좋아하는 의사님께 선물한 기억이 있구나.

 

총, 균, 쇠

아들의 투덜댐도 있었듯이, 반복되는 내용에 매끄럽지 않은 문장에

읽어내릴 때의 감동이나 기쁨은 포기해야 했지만

1만 3천 년 동안 복잡한 인간사회가 형성되는 과정이 각 대륙마다

다르게 전개되는 이야기이니 저자에게 감사한 마음으로라도 열심히 공부했다.

뒷쪽에 추가논문으로 수록된 [일본인은 어디서 왔는가]를 읽으며,

 '이 건 은비에게 권해줘야 겠군'.하기도...ㅎ

 

이 방대한 내용을 한 권의 책으로 엮어낸 저자의 한 줄 포인트

"나는 사회가 인간의 생물학적 차이가 아니라 환경의 차이 때문에

각 대륙마다 다르게 발전했다는 요지의 결론을 내렸다." 하하!!

 

의과대학 생리학 교수며,

인류학과 역사학에 조예가 깊은 재레드 다이아몬드는

그만의 추론과 역사탐구와 현지에서의 생활 속에서 밝혀낸 것을, 잦은 피드백으로

'인류 사회의 다양한 운명은 어디에서 비롯되는가?'를

독자에게 저절로 익혀지도록 저술한 점이 강단에 선 선생님답다는 느낌을 받게 하였다.

 

아무튼 씨름을 마쳤다.

 

마지막 페이지를 덮고나니

'씨름이 아니라 산책이었군' 하게 되더라는...ㅎ

 

 

 

 

 

그래서!!

 

연전에 다 읽었다며 책꽂이에 올려둔 <사피엔스>를

다시 손에 잡는다. 내친김에 이것도 두 번째 독파를 시도해 볼 요량으로.

 

다 읽고나면, 아들이 "엄마, 리처드 도킨스의 '이기적 유전자'는 읽었다 했지?"

하던데, 그 책도 가져오라해서 읽을참이다.

아들이 읽었다는 책, 부지런히 탐독하여

아들과의 찰진대화를 즐겨야지.ㅎ

 

긴 겨울, 미세먼지마져 발길을 멈추게 하는데

책이나 붙잡고 씨름이나

아니지? 뇌로 하는 산책이나 해야겠슴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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