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며 사랑하며

뱅쇼 끓이는 계절이...

eunbee~ 2018. 11. 11. 23:53

 

 

11월 셋째주 목요일엔

햇포도주가 시중에 나오는 날.

올해의 보졸레누보는 어떤 디자인의 라벨을 가슴에

새기고 나오려나,

백화점 와인코너를 기웃거린다.

 

별취미도 아니지만

그 해의 노벨 문학상 수상 작가의 작품이나

그 해의 햇포도주를 만나는 기쁨은 가을날의 작은 설렘

이기도 하니, 해마다 생일떡 기다리듯 기다려진다.

 

 

 

 

 

 

 

 

올해도

햇포도주병의 예쁜 라벨이

눈길을 끈다.

 

맛과 향기는

병을 딴 후에 감상할 일이고...ㅎㅎ

 

보졸레누보의 향기에 젖은 다음부터는

뱅쇼를 끓이는 계절을 즐기게 되니, 이래저래

일년 내내 와인은 우리 곁에서 다채로운 향기로

일상을 촉촉하게 해준다.

 

 

 

 

 

 

 

 

와인 이야기를 하니

얼마 전에 보았던 영화 <Sideways>가 생각난다.

오래된 영화로(2004) 그 해 최고의 독립영화로 선정 되었다고 하는데

너무 기대를 했던가?  화려한 수상 소문에 비해 그냥 쏠쏠~ㅎㅎ

상반되는 성격의 두 남자를 삐그덕거림 없이 녹여내는 부조화의 조화와

스토리의 맥을 잇는 와인 이야기가 매력있는 영화였다.

 

대학 동창인 단짝 친구 두 남자

이혼의 상처에서 벗어나지 못한 소설 쓰는 영어교사 마일즈,

1주일 후에 결혼을 하게 될 바람둥이 3류 배우 잭, 두 친구가 엮어가는

1주일 동안의 이야기. 산타바바라의 너른 포도밭 풍경이며

와인과 재즈가 은근히 분위기 돋우는, 봐줄만한 작품이다.

 

와인을 마시면서 가끔 포도를 정성스레 가꾸고 따던 사람들을

생각한다는 여인(마일즈를 사랑하는 마야)은

마일즈에게 이런 말을 하지.

 

"포도주는 우리네 인생과 너무나 닮았어요.

(......)

한 병의 포도주가 인생 그 자체죠. 포도가 자라고,

숙성되고, 그리고는 점점 더 복잡해지죠." 

 

.

.

 

올겨울 뱅쇼를 끓이면서는

마야의 저 말이 생각날 것 같다.

 

향기로운 술을 빚 듯

우리네 삶도 그렇게 빚어 가며, 사는 동안

술*도* 사랑하자.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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