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부터 동동거려 겨우 소박한 브런치를 식탁위에 옹기종기,
주말 아점 한 끼 엄마랑 함께 하느라 달려온 아들과 며느리는
수저 놓자마자 그들의 약속을 위해 바람처럼 빠져나갔다.
하늘빛은 눈시리게 푸르고, 귀선 굵은 목소리의 어설픈 새소리가
나른한 가을 햇살을 휘젓는다. 저 새가 울어 더 쓸쓸한가?
가까운 개여울에서 놀던 어린 물오리녀석 마을이 궁금해 홀로 와보았나 보다.
언제 이렇게 가을로 됐을까.
어느새 저토록 산빛은 순해졌을까.
눈아래 단풍나무는 언제부터 붉은 손 흔들고 섰는지.
신들은 인간의 필멸을 부러워 한다는데
필멸할 나는 그럼 무얼 부러워 할까?
피고 지고 다시 피어나는 연꽃을 그릴까.
.
.
.
너무나도 조요~옹해 나른한 오후,
헛생각도 할만하네.ㅎ
***
연밥 따기 노래
--- 허난설헌 ---
가을날 깨끗한 긴 호수는
푸른 옥이 흐르는 듯 흘러
연꽃 수북한 곳에
작은 배를 매두었지요
그대 만나려고
물 너머로 연밥을 던졌다가
멀리서 남에게 들켜
반나절이 부끄러웠답니다
***
사진 ;
지난 8월 6일, Parc de Sceaux에서,
연꽃 피면 엄마 생각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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